여자친구, 5월 22일 활동 종료
'파워청순' '격정아련' 대명사 남겨
독이든 성배 빅히트 레이블 합류
정체성 바랬다는 비판도
'파워청순' '격정아련' 대명사 남겨
독이든 성배 빅히트 레이블 합류
정체성 바랬다는 비판도
≪우빈의 리듬파워≫
목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투명한 유리구슬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쉽게 깨지진 않을 거야'
6년 전 우리는 종소리와 함께 등장했던 소녀들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흰 티셔츠와 테니스 스커트를 입고 싱그러운 미소를 띈 채 파워풀한 안무를 추던 청순한 소녀들을 기억한다. 특유의 아련한 색채로 '갓자친구'라는 애칭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던 걸그룹 여자친구. 여자친구는 '파워청순' '격정아련'이라는 대명사와 수많은 명반을 남기고 떠난다. 여자친구는 왜 해체를 결정했을까.
여자친구는 5월 22일 활동을 종료한다. 쏘스뮤직은 지난 18일 이러한 결정을 알려 팬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3장의 앨범을 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위버스를 통한 리얼리티 공개 외 활동이 없다가 계약 종료를 발표했기 때문.
2014년 쏘스뮤직과 계약했던 여자친구는 올해가 재계약 시즌이었다. 데뷔가 1년 미뤄지며 2015년부터 데뷔 활동을 시작했기에 계약 시점으로는 올해가 7년이 된 해다.
대다수의 팬들은 여자친구의 재계약을 예상했다. 데뷔곡 '유리구슬'부터 소녀스럽고 아련한 분위기로 '청순·아련'이라는 독보적인 색깔을 구축한 걸그룹인데다 2019년 빅히트 레이블에 합류하면서 방시혁 사단의 지원까지 업었기에 더 활발한 활동을 예상했다. 특히나 2020년은 3개의 '회(回) 시리즈'를 통해 콘셉트 변화까지 꾀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빅히트 레이블의 합류가 악수(惡手)가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무대나 스타일의 퀄리티는 높아졌으나, 여자친구만의 아이덴티티가 사라졌다는 이유가 컸다. 청순한 비주얼에 보이그룹도 힘들어하는 '빡센' 칼군무가 이들의 매력이었지만, '회'시리즈로 스토리와 세계관이 시작되면서 버디(여자친구 팬덤)이 사랑했던 '벅찬 노래'와 '열심히 하는 여자친구'의 정체성이 바랬다는 의견이었다. 2015년 1월 발매한 '유리구슬'은 걸그룹 데뷔곡 명곡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멜론에서 30위까지 올랐고, 같은 해 7월에 낸 '오늘부터 우리는'이 히트하면서 여자친구의 시대가 열렸다. 이후 여자친구는 2016년 '시간을 달려서' '너 그리고 나'로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시간을 달려서'로 첫 1위를 이뤘고, 음악방송 15관왕을 차지했으며 2016년 연간차트 2위에 올랐다. '너 그리고 나' 역시 음악방송 14관왕을 달성하면서 전성기의 정점을 찍었다.
신곡을 발매하면 차트 1위를 기록하고 꽤 오랜 시간을 최상위권에 머물렀던 지난 앨범과 달리 '회' 시리즈부터는 성적이 저조했다. 물론 국내 차트 1위로 했고 해외 아이튠즈에서도 1위에 올랐지만, 대중성이 부족했다는 평. 기존의 여자친구의 콘셉트와 이어지지 않아 마이너한 감성이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여자친구는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자신들의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줬고, 변화와 발전도 놓치지 않았다. 대중들이 여자친구에게 원하는 것을 지키면서,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며 식상하지 않도록 했다. 2020년의 여자친구는 기존의 파워청순은 지우고 성숙함과 트렌디함을 앞세웠다. 여자친구는 여자친구인데 내가 알던 여자친구는 아닌 느낌.
여자친구는 앞으로의 음악적 방향성, 활동 계획 등을 두고 오랜 시간 회사와 고민했다.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여자친구와 소속사가 해체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멤버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물기보다는 그들이 그래 왔던 것처럼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각자가 쓴 자필편지에 그 심경이 그대로 녹아있다. 편지엔 버디들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이 꾹꾹 눌러 담겨있었다. 멤버들은 "앞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새로운 시작을 약속했다.
여자친구는 걸그룹 음악의 새로운 지표를 열었고 6년 내내 식지 않는 열정으로 '열일'했다. 여자친구의 열일은 누구보다 팬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해체가 당황스럽고 섭섭할 것. 5월 22일은 여자친구의 끝이지 멤버들의 끝은 아니다. 소원, 예린, 은하, 유주, 신비, 엄지의 또 다른 미래를 기대해보자.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목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투명한 유리구슬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쉽게 깨지진 않을 거야'
6년 전 우리는 종소리와 함께 등장했던 소녀들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흰 티셔츠와 테니스 스커트를 입고 싱그러운 미소를 띈 채 파워풀한 안무를 추던 청순한 소녀들을 기억한다. 특유의 아련한 색채로 '갓자친구'라는 애칭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던 걸그룹 여자친구. 여자친구는 '파워청순' '격정아련'이라는 대명사와 수많은 명반을 남기고 떠난다. 여자친구는 왜 해체를 결정했을까.
여자친구는 5월 22일 활동을 종료한다. 쏘스뮤직은 지난 18일 이러한 결정을 알려 팬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3장의 앨범을 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위버스를 통한 리얼리티 공개 외 활동이 없다가 계약 종료를 발표했기 때문.
2014년 쏘스뮤직과 계약했던 여자친구는 올해가 재계약 시즌이었다. 데뷔가 1년 미뤄지며 2015년부터 데뷔 활동을 시작했기에 계약 시점으로는 올해가 7년이 된 해다.
대다수의 팬들은 여자친구의 재계약을 예상했다. 데뷔곡 '유리구슬'부터 소녀스럽고 아련한 분위기로 '청순·아련'이라는 독보적인 색깔을 구축한 걸그룹인데다 2019년 빅히트 레이블에 합류하면서 방시혁 사단의 지원까지 업었기에 더 활발한 활동을 예상했다. 특히나 2020년은 3개의 '회(回) 시리즈'를 통해 콘셉트 변화까지 꾀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빅히트 레이블의 합류가 악수(惡手)가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무대나 스타일의 퀄리티는 높아졌으나, 여자친구만의 아이덴티티가 사라졌다는 이유가 컸다. 청순한 비주얼에 보이그룹도 힘들어하는 '빡센' 칼군무가 이들의 매력이었지만, '회'시리즈로 스토리와 세계관이 시작되면서 버디(여자친구 팬덤)이 사랑했던 '벅찬 노래'와 '열심히 하는 여자친구'의 정체성이 바랬다는 의견이었다. 2015년 1월 발매한 '유리구슬'은 걸그룹 데뷔곡 명곡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멜론에서 30위까지 올랐고, 같은 해 7월에 낸 '오늘부터 우리는'이 히트하면서 여자친구의 시대가 열렸다. 이후 여자친구는 2016년 '시간을 달려서' '너 그리고 나'로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시간을 달려서'로 첫 1위를 이뤘고, 음악방송 15관왕을 차지했으며 2016년 연간차트 2위에 올랐다. '너 그리고 나' 역시 음악방송 14관왕을 달성하면서 전성기의 정점을 찍었다.
신곡을 발매하면 차트 1위를 기록하고 꽤 오랜 시간을 최상위권에 머물렀던 지난 앨범과 달리 '회' 시리즈부터는 성적이 저조했다. 물론 국내 차트 1위로 했고 해외 아이튠즈에서도 1위에 올랐지만, 대중성이 부족했다는 평. 기존의 여자친구의 콘셉트와 이어지지 않아 마이너한 감성이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여자친구는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자신들의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줬고, 변화와 발전도 놓치지 않았다. 대중들이 여자친구에게 원하는 것을 지키면서,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며 식상하지 않도록 했다. 2020년의 여자친구는 기존의 파워청순은 지우고 성숙함과 트렌디함을 앞세웠다. 여자친구는 여자친구인데 내가 알던 여자친구는 아닌 느낌.
여자친구는 앞으로의 음악적 방향성, 활동 계획 등을 두고 오랜 시간 회사와 고민했다.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여자친구와 소속사가 해체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멤버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물기보다는 그들이 그래 왔던 것처럼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각자가 쓴 자필편지에 그 심경이 그대로 녹아있다. 편지엔 버디들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이 꾹꾹 눌러 담겨있었다. 멤버들은 "앞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새로운 시작을 약속했다.
여자친구는 걸그룹 음악의 새로운 지표를 열었고 6년 내내 식지 않는 열정으로 '열일'했다. 여자친구의 열일은 누구보다 팬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해체가 당황스럽고 섭섭할 것. 5월 22일은 여자친구의 끝이지 멤버들의 끝은 아니다. 소원, 예린, 은하, 유주, 신비, 엄지의 또 다른 미래를 기대해보자.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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