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김서형X이보영 주연 '마인'
백미경 작가 전작 '품위있는 그녀'와 분위기 비슷
불륜, 폭력, 살인 등 익숙한 설정
막장 클리셰, 흥행 이끌 수 있을까
백미경 작가 전작 '품위있는 그녀'와 분위기 비슷
불륜, 폭력, 살인 등 익숙한 설정
막장 클리셰, 흥행 이끌 수 있을까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만나요.
'재벌가, 하녀, 살인사건…어디서 본 것 같은데?'
tvN 토일드라마 '마인'. 배우들의 열연과 흥미로운 전개는 시청자의 관심을 끈다. 내용보다 더 놀라운 점은 어느샌가 예언자로 변신한 스스로를 볼 때다. 드라마의 큰 맥락마다 이렇게 되겠지라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임에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마인'은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017년 JTBC 시청률 10%대를 넘기며 흥행에 성공한 '품위 있는 그녀'(2017)의 백미경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그래서일까. 베일을 벗은 '마인'은 작가의 전작 '품위있는 그녀'와 풍기는 분위기가 상당히 유사하다. 재벌가라는 배경 속 서로 상반된 이미지를 지닌 여배우를 투톱으로 내세운 점이나 의문의 살인사건으로 시작하는 전개, 극 중간 중간 삽입되는 내레이션, 메이드가 집안으로 들어오며 생기는 갈등, 치정관계와 복잡한 가족관계까지 말이다.
인물 설정도 비슷하다. '마인' 이보영(서희수 역)에게는 '품위있는 그녀'의 김희선(우아진 역)이 보인다. 톱배우 혹은 스튜어디스에서 재벌가 집안으로 시집 온 설정,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사는 재벌가 며느리임에도 따뜻한 성품을 가졌으며 자기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주체적으로 노력하는 등 소위 '완벽'한 여성이다.
'품위있는 그녀' 뿐만 아니라 '마인'을 보면 떠올려지는 작품이 너무나 많다. 집안 메이드와 튜터의 모습을 통해서는 영화 '하녀'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의문의 죽음은 '위기의 주부들'과 '펜트하우스2', 재벌가의 갑질 행태는 '우아한 가' 등에서 많이 본 장면들이다.
물론 상류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 워낙 많고, 스토리가 비슷하기에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건 분명 아쉬운 지점이다. 백미경 작가의 시청률을 향한 조급함은 막장 클리셰들의 무분별한 투척으로 이어지고 있다. 백 작가가 시청률과 평가 모두 좋지 않았던 '우리가 만난 기적'(2018), '날 녹여주오'(2019) 이후 4년 만에 재벌가 이야기로 돌아온 것 역시 안정적인 성공을 노리기 위한 셈법으로 보인다.
'품위있는 그녀'를 도플갱어 삼은 전략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듯 보인다. 시청률이 전작인 '빈센조' 마지막회 시청률인 14.6%에 비하면 낮긴 하지만 1회 6.6%, 2회 6.0%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그러나 동시간대 방송되는 MBN '보쌈-운명을 훔치다'가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4회 5.5%까지 치솟았기에 안심하긴 이르다.
'마인'의 가장 큰 볼거리는 배우들의 명품 연기다. 특히 김서형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상류층으로 완벽하게 변신, 각양각색의 화려한 드레스 차림은 물론 목소리와 발걸음마저 우아하고 품격 있는 자태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증명했다. 특히 동성애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장면에서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자신의 감정을 철저하게 묻어둔 채 살아온 서현의 삶의 단면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익숙한 이야기는 드라마의 양날의 검이다.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올 순 있지만 동시에 지루함을 안긴다. 작품만의 신선함이 더해지지 않으면 작가와 제작진은 떨어지는 칼날같은 시청률과 평가를 손으로 잡아햐 하는 상황에 몰리기 마련이다. '품위있는 그녀' 역시 초반에는 익숙한 막장 드라마라는 평을 받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세련된 연출과 인물들 간의 스토리와 관계성을 짜임새 있게 엮여가며 여성극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았다.
'마인'이 이란성 쌍둥이 언니 같은 '품위있는 그녀'를 넘는 야무진 동생이 될 수 있을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만나요.
'재벌가, 하녀, 살인사건…어디서 본 것 같은데?'
tvN 토일드라마 '마인'. 배우들의 열연과 흥미로운 전개는 시청자의 관심을 끈다. 내용보다 더 놀라운 점은 어느샌가 예언자로 변신한 스스로를 볼 때다. 드라마의 큰 맥락마다 이렇게 되겠지라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임에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마인'은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017년 JTBC 시청률 10%대를 넘기며 흥행에 성공한 '품위 있는 그녀'(2017)의 백미경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그래서일까. 베일을 벗은 '마인'은 작가의 전작 '품위있는 그녀'와 풍기는 분위기가 상당히 유사하다. 재벌가라는 배경 속 서로 상반된 이미지를 지닌 여배우를 투톱으로 내세운 점이나 의문의 살인사건으로 시작하는 전개, 극 중간 중간 삽입되는 내레이션, 메이드가 집안으로 들어오며 생기는 갈등, 치정관계와 복잡한 가족관계까지 말이다.
인물 설정도 비슷하다. '마인' 이보영(서희수 역)에게는 '품위있는 그녀'의 김희선(우아진 역)이 보인다. 톱배우 혹은 스튜어디스에서 재벌가 집안으로 시집 온 설정,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사는 재벌가 며느리임에도 따뜻한 성품을 가졌으며 자기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주체적으로 노력하는 등 소위 '완벽'한 여성이다.
'품위있는 그녀' 뿐만 아니라 '마인'을 보면 떠올려지는 작품이 너무나 많다. 집안 메이드와 튜터의 모습을 통해서는 영화 '하녀'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의문의 죽음은 '위기의 주부들'과 '펜트하우스2', 재벌가의 갑질 행태는 '우아한 가' 등에서 많이 본 장면들이다.
물론 상류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 워낙 많고, 스토리가 비슷하기에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건 분명 아쉬운 지점이다. 백미경 작가의 시청률을 향한 조급함은 막장 클리셰들의 무분별한 투척으로 이어지고 있다. 백 작가가 시청률과 평가 모두 좋지 않았던 '우리가 만난 기적'(2018), '날 녹여주오'(2019) 이후 4년 만에 재벌가 이야기로 돌아온 것 역시 안정적인 성공을 노리기 위한 셈법으로 보인다.
'품위있는 그녀'를 도플갱어 삼은 전략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듯 보인다. 시청률이 전작인 '빈센조' 마지막회 시청률인 14.6%에 비하면 낮긴 하지만 1회 6.6%, 2회 6.0%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그러나 동시간대 방송되는 MBN '보쌈-운명을 훔치다'가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4회 5.5%까지 치솟았기에 안심하긴 이르다.
'마인'의 가장 큰 볼거리는 배우들의 명품 연기다. 특히 김서형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상류층으로 완벽하게 변신, 각양각색의 화려한 드레스 차림은 물론 목소리와 발걸음마저 우아하고 품격 있는 자태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증명했다. 특히 동성애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장면에서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자신의 감정을 철저하게 묻어둔 채 살아온 서현의 삶의 단면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익숙한 이야기는 드라마의 양날의 검이다.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올 순 있지만 동시에 지루함을 안긴다. 작품만의 신선함이 더해지지 않으면 작가와 제작진은 떨어지는 칼날같은 시청률과 평가를 손으로 잡아햐 하는 상황에 몰리기 마련이다. '품위있는 그녀' 역시 초반에는 익숙한 막장 드라마라는 평을 받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세련된 연출과 인물들 간의 스토리와 관계성을 짜임새 있게 엮여가며 여성극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았다.
'마인'이 이란성 쌍둥이 언니 같은 '품위있는 그녀'를 넘는 야무진 동생이 될 수 있을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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