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새해전야' 주연 김강우
"뽀글뽀글 파마머리, 내가 제안"
"유인나, 배려심 깊고 순발력도 좋아"
"아들 둘에겐 머슴이기도 호랑이기도 한 아빠"
"뽀글뽀글 파마머리, 내가 제안"
"유인나, 배려심 깊고 순발력도 좋아"
"아들 둘에겐 머슴이기도 호랑이기도 한 아빠"
"저도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봤네요. 이렇게 행복한 일이구나 새삼 깨달았습니다. 비가 내릴 때 가끔 집안에서 밖을 내다보면 행복해지곤 해요.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구나 싶어서요. 영화라는 건 감정을 보충해주고 채워주는 공간이 돼주는 것 같아요. 이 영화가 관객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해주는 기폭제가 됐으면 합니다."
영화 '새해전야' 개봉을 앞두고 만난 배우 김강우는 이번 작품이 관객에게 힐링이 되길 바랐다. '새해전야'는 여전히 사랑에 서툰 네 커플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김강우는 이혼 4년 차의 형사 지호 역을 맡았다. 김강우는 이번 영화로 2013년 개봉한 '결혼전야'의 홍지영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감독님과 작품한 지 얼마 안 된 느낌인데 '결혼전야'가 개봉한 지 벌써 8년 쯤 됐나요? 그 사이 감독님과 종종 만나기도 하고 통화도 해서인지 처음 작업했을 때보다 호흡이 더 잘 맞았어요. 감독님에 대해 더 잘 알게 됐고 이해할 수 있게 됐죠. 감독님 역시 그랬고요. '결혼전야' 때는 감독님이 하나하나 자세히 짚어주셨다면 이번에는 '하고 싶은 대로 해. 준비 다 해왔지?'라면서 제게 맡기셨어요. 하하. 조금 부담도 됐지만 재밌는 신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극 중 지호는 카리스마보단 허술함을 장착한 형사. 김강우는 친근하고 수더분한 형사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머리를 뽀글뽀글하게 파마했다. 김강우는 "'결혼전야'에서는 결혼을 앞둔 풋내기 신랑이었고 '새해전야'에서는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하며 세상 풍파를 겪어본 남자다. 지질한 건 여전하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 영화를 시작할 때 감독님이 분명 비주얼적으로 다른 모습을 원하실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했어요. 형사 분들에게도 인간적이고 털털한 면이 있고 사랑에 서툰 면모도 있을 거예요. 귀여운 면도 있을 거고요. 직업과는 별개로 이혼 후 혼자 궁상맞게 사는 남자라는 큰 틀을 잡고 연기했어요. 파마머리도 제가 제안했죠. 제 헤어를 담당하는 디자이너 선생님은 '이래도 되요?'라고 걱정했지만 주변에서 생각 외로 좋아했어요. 보기만 해도 유쾌해지잖아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어요." 김강우는 이번 영화에서 유인나를 상대역으로 만나게 됐다. 유인나는 이혼 소송 중인 완벽주의자 재활 트레이너 효영 역을 맡았다. 극 중 지호가 효영의 신변보호를 맡으면서 둘의 인연이 시작된다.
"인나 씨가 대본 리딩 자리에서 영화가 처음이라고 많이 걱정하던데 일부러 그랬던 거 아닌가 싶어요. 잘하면서 괜히 엄살 부린 것 같아요. 하하. 호흡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평소에도 제가 인나 씨의 작품들을 많이 봐왔는데 로맨스 장르도 잘 어울리고 잘 하신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도움을 받았죠. 배려심도 깊으시고 순발력도 좋으신데다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이 커플이 어떻게 나올까 걱정도 했는데 사랑스럽게 나온 건 인나 씨가 없었으면 힘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극 중 지호는 딸을 둔 아빠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지호와 딸이 함께하는 장면은 없지만, 지호는 딸을 향한 그리움과 애틋한 마음을 드러낸다. 실제로 아들만 둘을 둔 김강우는 "딸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딸은 좀 더 섬세하고 다정하게 해야할 것 같은데 저는 아들들과는 항상 전쟁이다"며 웃었다.
"아들에겐 친구였다가 적이었다가 하인도 됐다가 머슴도 되는 아빠예요. 어떨 때는 아들들을 왕 같이 포지셔닝을 해주지 않으면 다루기 어렵죠. 하하. 하인이었다가 종이었다가 호랑이였다가 친구였다가, 왔다갔다하는 것 같아요. 한없이 자상한 아빠이고 싶어 아침마다 '이 아이들에게 인자하고 자상한 모습만 보여주게 해주세요'라며 기도하는데 기도가 끝나자마자 '야!'하고 소리를 질러요. 이상과 현실은 거리가 멀죠. 하하. (아들들보다는) 아내와 오히려 더 친구에 가깝죠. 와이프와 연애도 오래했고 동갑이고 지금도 우리는 가장 친한 친구에요."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한 김강우는 올해 데뷔 20년 차를 맡았다. 그간 드라마, 영화 경계없이 섬세하고도 강렬한 연기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강우가 지금까지 연기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나이는 그때보다 들었지만 마음은 똑같아요. 단 지금은 그때보다 일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어요. 예전엔 내가 열심히 해도 남들이 찾지 않으면 할 수 없지 않나 생각하면서 10년만 해보자 했는데 어느새 20년이 됐네요. 지금은 돌이킬 수도 없고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해야할 운명이 됐어요. 한 해 한 해 지나보면 그 자체가 원동력이었어요. 어떤 배우로 남고 싶냐고 묻는다면… . 글쎄요, 몇 십 년이 지나도 쉽게 답하기 어려울 거 같아요. 아, 얼마 전에 TV에서 '결혼전야'가 방영되는 걸 봤는데 제가 꽤 풋풋하고 귀엽고 어설프기도 하더라고요. 하하. 그렇게 많은 분들과 동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나이 들어가면서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영화 '새해전야' 개봉을 앞두고 만난 배우 김강우는 이번 작품이 관객에게 힐링이 되길 바랐다. '새해전야'는 여전히 사랑에 서툰 네 커플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김강우는 이혼 4년 차의 형사 지호 역을 맡았다. 김강우는 이번 영화로 2013년 개봉한 '결혼전야'의 홍지영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감독님과 작품한 지 얼마 안 된 느낌인데 '결혼전야'가 개봉한 지 벌써 8년 쯤 됐나요? 그 사이 감독님과 종종 만나기도 하고 통화도 해서인지 처음 작업했을 때보다 호흡이 더 잘 맞았어요. 감독님에 대해 더 잘 알게 됐고 이해할 수 있게 됐죠. 감독님 역시 그랬고요. '결혼전야' 때는 감독님이 하나하나 자세히 짚어주셨다면 이번에는 '하고 싶은 대로 해. 준비 다 해왔지?'라면서 제게 맡기셨어요. 하하. 조금 부담도 됐지만 재밌는 신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극 중 지호는 카리스마보단 허술함을 장착한 형사. 김강우는 친근하고 수더분한 형사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머리를 뽀글뽀글하게 파마했다. 김강우는 "'결혼전야'에서는 결혼을 앞둔 풋내기 신랑이었고 '새해전야'에서는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하며 세상 풍파를 겪어본 남자다. 지질한 건 여전하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 영화를 시작할 때 감독님이 분명 비주얼적으로 다른 모습을 원하실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했어요. 형사 분들에게도 인간적이고 털털한 면이 있고 사랑에 서툰 면모도 있을 거예요. 귀여운 면도 있을 거고요. 직업과는 별개로 이혼 후 혼자 궁상맞게 사는 남자라는 큰 틀을 잡고 연기했어요. 파마머리도 제가 제안했죠. 제 헤어를 담당하는 디자이너 선생님은 '이래도 되요?'라고 걱정했지만 주변에서 생각 외로 좋아했어요. 보기만 해도 유쾌해지잖아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어요." 김강우는 이번 영화에서 유인나를 상대역으로 만나게 됐다. 유인나는 이혼 소송 중인 완벽주의자 재활 트레이너 효영 역을 맡았다. 극 중 지호가 효영의 신변보호를 맡으면서 둘의 인연이 시작된다.
"인나 씨가 대본 리딩 자리에서 영화가 처음이라고 많이 걱정하던데 일부러 그랬던 거 아닌가 싶어요. 잘하면서 괜히 엄살 부린 것 같아요. 하하. 호흡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평소에도 제가 인나 씨의 작품들을 많이 봐왔는데 로맨스 장르도 잘 어울리고 잘 하신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도움을 받았죠. 배려심도 깊으시고 순발력도 좋으신데다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이 커플이 어떻게 나올까 걱정도 했는데 사랑스럽게 나온 건 인나 씨가 없었으면 힘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극 중 지호는 딸을 둔 아빠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지호와 딸이 함께하는 장면은 없지만, 지호는 딸을 향한 그리움과 애틋한 마음을 드러낸다. 실제로 아들만 둘을 둔 김강우는 "딸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딸은 좀 더 섬세하고 다정하게 해야할 것 같은데 저는 아들들과는 항상 전쟁이다"며 웃었다.
"아들에겐 친구였다가 적이었다가 하인도 됐다가 머슴도 되는 아빠예요. 어떨 때는 아들들을 왕 같이 포지셔닝을 해주지 않으면 다루기 어렵죠. 하하. 하인이었다가 종이었다가 호랑이였다가 친구였다가, 왔다갔다하는 것 같아요. 한없이 자상한 아빠이고 싶어 아침마다 '이 아이들에게 인자하고 자상한 모습만 보여주게 해주세요'라며 기도하는데 기도가 끝나자마자 '야!'하고 소리를 질러요. 이상과 현실은 거리가 멀죠. 하하. (아들들보다는) 아내와 오히려 더 친구에 가깝죠. 와이프와 연애도 오래했고 동갑이고 지금도 우리는 가장 친한 친구에요."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한 김강우는 올해 데뷔 20년 차를 맡았다. 그간 드라마, 영화 경계없이 섬세하고도 강렬한 연기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강우가 지금까지 연기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나이는 그때보다 들었지만 마음은 똑같아요. 단 지금은 그때보다 일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어요. 예전엔 내가 열심히 해도 남들이 찾지 않으면 할 수 없지 않나 생각하면서 10년만 해보자 했는데 어느새 20년이 됐네요. 지금은 돌이킬 수도 없고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해야할 운명이 됐어요. 한 해 한 해 지나보면 그 자체가 원동력이었어요. 어떤 배우로 남고 싶냐고 묻는다면… . 글쎄요, 몇 십 년이 지나도 쉽게 답하기 어려울 거 같아요. 아, 얼마 전에 TV에서 '결혼전야'가 방영되는 걸 봤는데 제가 꽤 풋풋하고 귀엽고 어설프기도 하더라고요. 하하. 그렇게 많은 분들과 동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나이 들어가면서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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