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제' 주인공 한지민
"원작보다 쓸쓸하고 차분한 조제"
"'조제'의 세계를 아직도 다 모르는 것 같아"
"엄마 같았던 할머니 돌아가시고 빈자리 느껴"
"원작보다 쓸쓸하고 차분한 조제"
"'조제'의 세계를 아직도 다 모르는 것 같아"
"엄마 같았던 할머니 돌아가시고 빈자리 느껴"
"다른 대본들의 감정 지문이 친절하다고 한다면 '조제'는 그렇지 못하다고 할 수 있어요. 감독님과 함께 조제의 세계를 같이 열고 동행하듯이 했어요. 그렇게 차근차근 친해지고 싶었어요.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조제는 잘 살고있겠죠?'라고 감독님께 묻기도 했죠. 그 만큼 조제의 세계가 어렵기도 했지만 이 영화가 관객에게 던져주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 '조제'에 출연한 배우 한지민은 주인공 조제의 세계를 이렇게 이해해나갔다. 이 영화는 많은 관객들이 인생작으로 꼽는 일본의 소설과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김종관 감독이 각색한 작품이다. 한지민이 연기한 조제는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으로, 스스로 세상과의 소통을 끊고 책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살아가고 있는 인물. 한지민은 "사실 영화를 다 보고 난 지금도 조제의 세계를 내가 과연 다 알고 연기했을까 생각들 정도로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새로움과 어려움 안에서 만들어간다는 재미도 있었다"고 전했다. 리메이크작과 원작 속 조제 모두 신비롭고 독특한 매력이 있다. 하지만 원작의 조제가 좀 더 밝고 바깥세상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다면 리메이크작의 조제는 어둡고 무거우며 바깥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더 갖고 있는 것으로 표현된다.
"원작과 차별성을 두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김종관 감독님이 그리고자 하는 조제의 이야기에 들어가고 싶었죠. 원작에서 조제는 20대 동갑내기와의 사랑을 보여줬다면 여기선 좀 더 연령대가 높아요. 원작보다 쓸쓸하고 외롭고 차분한 느낌을 더했죠."
조제는 영석과 가까워지면서 처음 느끼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한다. 영석을 밀어내려던 조제는 눈 오는 날 문득 찾아온 영석에게 모진 소리를 하곤 다시 그를 붙잡는다.
"조제는 이미 영석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 감정이 낯설고 두려웠기 때문에 인정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 좋아하기 때문에 그에게 괜찮아 보이고 싶었죠. 조제는 원래 영석에게 많은 질문을 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그 장면에서는 영석에게 잘 있었는지 취업은 했는지 물어보죠. 영석에게 험한 말을 한 후 영석이 나가고 나서 흘린 자신의 눈물에서 그에 대한 감정을 확신했을 거예요. 영석을 뒤따라 나올 때 이미 감정이 터져있는 걸로 하고 촬영했는데 그 장면에서 만큼은 간절하고 솔직하게 내뱉고 싶었어요." 한지민은 영화 '조제'를 통해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 이어 다시 한 번 남주혁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한지민은 "둘이 한 작품을 같이 했고 서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상태였기에 상대 배우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편했다"고 말했다.
"'눈이 부시게' 때는 남주혁 씨가 저뿐만 아니라 현장의 선배님들을 어려워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긴장감이 느껴졌는데 극 중 저와는 동갑내기였고 또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부부의 모습으로도 등장했어요. 그래서 저는 누구보다 남주혁 씨가 저를 편하게 대해주길 원했죠. 제가 다가가려 했고 그 현장에서 만큼은 용기를 많이 주고 싶었어요. 이번 영화에서는 제 눈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있는 남주혁 씨에게 많이 질문할 수밖에 없었어요. 제가 고민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지금의 제 감정이 어떤 것 같은지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해줘서 고마웠죠. 감독님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저의 숙제들, 내 부족함에서 오는 어려움 등 여러 가지 감정들에 대해 서로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많이 의지했어요." 조제와 영석의 모습은 영원한 사랑보단 잊을 수 없이 아름다웠던 사랑의 순간을 되돌아보게 한다. 한지민은 어떤 사랑을 해왔을까.
"10대, 20대 그때는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좋아하고 설레는 마음에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죠. 상대는 꾸밈없는 나를 좋아했을 텐데도 저는 내게 실망하면 어떡하나 불안했어요. 점점 나답지 않은 내가 됐단 걸 지나고 보니 알겠더라고요. 지금은 자연스러운 나를 보여주고 싶고, 같이 있을 때 편안한 상대를 찾고 싶어요. 예전엔 사랑하는 사람에게 섭섭하고 서운한 얘기를 잘 못했던 거 같은데 이제는 갈등이 생기더라도 대화를 통해 푸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코로나19로 모두가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린 올 한 해. 한지민은 "인간 한지민으로서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며 "예전에 편리하게 생활했다는 걸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걱정하던 한 가지 있었어요. 엄마 같았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어떡하나. 조제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눈물 흘리는 장면이 있죠. 지난 여름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사랑하는 사람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고 있어요. 앞으로 올 이별도 솔직히 무섭고 두렵고 요즘에도 울컥울컥 눈물을 흘려요. 할머니가 돌아가셨음에도 언니와 조카들이 외국에 있어 코로나로 만나지 못하는 일 등을 겪으면서 감정적으로 힘들어요. 하지만 제 옆에서 마음을 나눠주고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배우 추자현, 이지아, 한효주가 도움을 줬어요. 이들 덕분에 성장하는 것 같아요. 조제 덕분에 아팠지만 굳은살이 생긴 것처럼요. 이렇게 인사드릴 수밖에 없어서 안타깝지만 다시 얼굴 보고 인사드릴 날이 오길 바라요."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영화 '조제'에 출연한 배우 한지민은 주인공 조제의 세계를 이렇게 이해해나갔다. 이 영화는 많은 관객들이 인생작으로 꼽는 일본의 소설과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김종관 감독이 각색한 작품이다. 한지민이 연기한 조제는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으로, 스스로 세상과의 소통을 끊고 책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살아가고 있는 인물. 한지민은 "사실 영화를 다 보고 난 지금도 조제의 세계를 내가 과연 다 알고 연기했을까 생각들 정도로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새로움과 어려움 안에서 만들어간다는 재미도 있었다"고 전했다. 리메이크작과 원작 속 조제 모두 신비롭고 독특한 매력이 있다. 하지만 원작의 조제가 좀 더 밝고 바깥세상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다면 리메이크작의 조제는 어둡고 무거우며 바깥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더 갖고 있는 것으로 표현된다.
"원작과 차별성을 두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김종관 감독님이 그리고자 하는 조제의 이야기에 들어가고 싶었죠. 원작에서 조제는 20대 동갑내기와의 사랑을 보여줬다면 여기선 좀 더 연령대가 높아요. 원작보다 쓸쓸하고 외롭고 차분한 느낌을 더했죠."
조제는 영석과 가까워지면서 처음 느끼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한다. 영석을 밀어내려던 조제는 눈 오는 날 문득 찾아온 영석에게 모진 소리를 하곤 다시 그를 붙잡는다.
"조제는 이미 영석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 감정이 낯설고 두려웠기 때문에 인정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 좋아하기 때문에 그에게 괜찮아 보이고 싶었죠. 조제는 원래 영석에게 많은 질문을 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그 장면에서는 영석에게 잘 있었는지 취업은 했는지 물어보죠. 영석에게 험한 말을 한 후 영석이 나가고 나서 흘린 자신의 눈물에서 그에 대한 감정을 확신했을 거예요. 영석을 뒤따라 나올 때 이미 감정이 터져있는 걸로 하고 촬영했는데 그 장면에서 만큼은 간절하고 솔직하게 내뱉고 싶었어요." 한지민은 영화 '조제'를 통해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 이어 다시 한 번 남주혁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한지민은 "둘이 한 작품을 같이 했고 서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상태였기에 상대 배우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편했다"고 말했다.
"'눈이 부시게' 때는 남주혁 씨가 저뿐만 아니라 현장의 선배님들을 어려워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긴장감이 느껴졌는데 극 중 저와는 동갑내기였고 또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부부의 모습으로도 등장했어요. 그래서 저는 누구보다 남주혁 씨가 저를 편하게 대해주길 원했죠. 제가 다가가려 했고 그 현장에서 만큼은 용기를 많이 주고 싶었어요. 이번 영화에서는 제 눈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있는 남주혁 씨에게 많이 질문할 수밖에 없었어요. 제가 고민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지금의 제 감정이 어떤 것 같은지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해줘서 고마웠죠. 감독님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저의 숙제들, 내 부족함에서 오는 어려움 등 여러 가지 감정들에 대해 서로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많이 의지했어요." 조제와 영석의 모습은 영원한 사랑보단 잊을 수 없이 아름다웠던 사랑의 순간을 되돌아보게 한다. 한지민은 어떤 사랑을 해왔을까.
"10대, 20대 그때는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좋아하고 설레는 마음에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죠. 상대는 꾸밈없는 나를 좋아했을 텐데도 저는 내게 실망하면 어떡하나 불안했어요. 점점 나답지 않은 내가 됐단 걸 지나고 보니 알겠더라고요. 지금은 자연스러운 나를 보여주고 싶고, 같이 있을 때 편안한 상대를 찾고 싶어요. 예전엔 사랑하는 사람에게 섭섭하고 서운한 얘기를 잘 못했던 거 같은데 이제는 갈등이 생기더라도 대화를 통해 푸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코로나19로 모두가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린 올 한 해. 한지민은 "인간 한지민으로서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며 "예전에 편리하게 생활했다는 걸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걱정하던 한 가지 있었어요. 엄마 같았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어떡하나. 조제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눈물 흘리는 장면이 있죠. 지난 여름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사랑하는 사람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고 있어요. 앞으로 올 이별도 솔직히 무섭고 두렵고 요즘에도 울컥울컥 눈물을 흘려요. 할머니가 돌아가셨음에도 언니와 조카들이 외국에 있어 코로나로 만나지 못하는 일 등을 겪으면서 감정적으로 힘들어요. 하지만 제 옆에서 마음을 나눠주고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배우 추자현, 이지아, 한효주가 도움을 줬어요. 이들 덕분에 성장하는 것 같아요. 조제 덕분에 아팠지만 굳은살이 생긴 것처럼요. 이렇게 인사드릴 수밖에 없어서 안타깝지만 다시 얼굴 보고 인사드릴 날이 오길 바라요."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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