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슬기, 심리섭 부부./사진=서예진 기자 yejin@
베슬기, 심리섭 부부./사진=서예진 기자 yejin@
배슬기, 심리섭이 TV조선 부부 예능 '아내의 맛' 출연을 결심한 건 ‘대중들의 시선’ 때문이었다. 결혼 발표 당시 쏟아진 관심 속 무분별한 비난과 억측에 상처도 받았지만, 보란 듯이 잘 사는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 본인의 악플보다 상대방의 악플에 마음 아프다는 배슬기, 심리섭 부부의 눈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10. 지난 11월 13일 결혼식을 올렸다. 코로나19로 결혼 준비가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떤지?
배슬기: 원래 9월 25일이 결혼 예정일이었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당일 날 가족들끼리 모여 조용히 예배드리고 식사하는 걸로 마무리했다. 그런데 청첩장도 나와 있는 상황이었고, 주변에서도 결혼식 언제 하냐고 물어봐서 하게 된다면 내년 초까지도 생각해보자고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그러던 중 코로나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급하게 준비하게 됐다.
심리섭: 나 역시 올해 안에 결혼식을 올리는 건 포기하고 있었다. 나는 결혼식에 크게 의미를 두고 있진 않았다. 그 날은 신부가 주인공이지 않나. 그래서 아내에게 미안함이 컸는데 조금 늦긴 했지만 결혼식을 올리게 되어 다행이다.

10. 결혼 준비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배슬기:
결혼식 준비는 미리 해둔 것도 있고 웨딩 플래너 분이 잘 해 주셔서 문제가 없었는데, 다이어트가 가장 시급했다. 내년에나 결혼식을 올릴 거라는 생각에 나태하게 있었던 결과, 나와 남편 모두 체중이 10kg씩 증가했다. 아무래도 신혼집에서 같이 생활하고 식성도 워낙 잘 맞아서 많이 먹었던 게 이유인 것 같다.(웃음)
심리섭: 보통은 웨딩 촬영 때 뺀 살을 결혼식까지 유지 한다더라. 우리는 결혼식은 먼 미래의 일이니까 신혼 생활을 즐기자는 생각에 하루에 4끼 씩 먹은 적도 있다. 하하.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급하게 다이어트를 하느라 너무 힘들었다.
본인의 악플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배슬기, 심리섭 부부./사진=서예진 기자 yejin@
본인의 악플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배슬기, 심리섭 부부./사진=서예진 기자 yejin@
10. 8월 결혼 발표 소식과 함께 실검을 장악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 일었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거라 예상했는지?
심리섭:
난 예상했다. 슬기가 요즘에 활동을 안 해서 그렇지, 예전에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연예인이지 않았나. 슬기는 자신의 가치를 잘 모르는 건지 데뷔한지가 15년이 넘었다고, 사람들이 관심 없어 할 거라고, 소소하게 결혼하면 될 거 같다고 인터뷰 준비도 안 하더라. 오죽하면 내가 ‘너 배슬기라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해줬다.
배슬기: 잠깐 이슈가 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하루 종일 실검에 올라 있어서 너무 놀랐다.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걱정도 됐다. 남편이 아예 일반인은 아니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보니 악플에 대해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미 단련이 되어 있어서 괜찮은데 남편이 상처를 받을 까봐 조심스러웠다.
심리섭: 나도 슬기와 마찬가지인 게, 나에 대한 악플은 신경 쓰지 않지만 슬기에 대한 악플은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악플이 오히려 열심히 살게 하는 자극제가 된 것 같다. 보란 듯이 잘 사는 모습 보여주면 되니까.

10. ‘아내의 맛’에 출연하게 된 계기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을까.
배슬기: 우리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악플을 보면서 느낀 게 남편에 대한 오해들이 많다는 거였다. 내가 아는 심리섭은 너무나 좋은 사람이자 남편이다. ‘아내의 맛’ 제작진과 회의할 때도 작가님들이 우리 둘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면 남편에 대한 시선이 좋아질 거라고 하셔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10. 방송을 본 느낌이 어땠나. 둘이서 같이 본방 사수 했는지?
배슬기:
둘이서 신혼집 소파에 앉아 같이 봤다. 나도 리얼 관찰 예능은 처음이라 너무 재밌더라. ‘내 모습이 저런가?’ 하는 생각에 민망하기도 했다. 특히 애교 섞인 내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내가 저런 목소리를 내는 줄 전혀 몰랐다. 호호.
심리섭: TV에 나오는 거 자체가 신기했다. 흔하게 할 수 없는 경험이지 않나. 연기를 할 필요도 콘셉트를 잡을 필요도 없다고, 자연스럽게 내 모습을 보여주면 오해도 풀리고 우리 부부에 대한 이미지도 괜찮아질 거라 해서 마음 놓고 촬영 했다. 제작진이 편집도 예쁘게 해줬더라. 감사하다.
SNS를 통해 처음 만나게 된 배슬기, 심리섭 부부./사진=서예진 기자 yejin@
SNS를 통해 처음 만나게 된 배슬기, 심리섭 부부./사진=서예진 기자 yejin@
10. 영화 ‘접속’을 연상케 하는 연애스토리가 눈길을 끌었다. 처음 연락을 이메일로 주고받았다던데?
배슬기:
처음 심리섭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건 어머니를 통해서다. 어머니가 어느 날 영상 하나를 공유해주더라. 사회 초년생에게 경제관념에 대해 설명해주는 영상이었고, 그게 남편이 운영하는 리섭TV 채널이었다. 그 영상이 재밌어서 다른 것도 찾아보다가 구독하고 팬이 됐다. 그러던 중 내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치킨을 먹으며 팬들과 소통 중이었는데, 리섭TV에서 슈퍼챗(콘텐츠 구매 플랫폼)을 쏘고는 바로 나가더라. 그 뒤 유튜브에 영상을 하나 올렸는데 리섭TV가 댓글을 달아서 답글을 달려고 들어갔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라졌더라. 뭐지 싶어서 채널에 적혀진 이메일 주소로 ‘저도 잘 구독하고 있다, 응원한다’고 보냈다. 그러다 심리섭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워 했는데 DM(다이렉트 메시지)이 왔다. 팬이라고 밥 한번 사고 싶다고 해서 만나게 됐고, 지인으로 지내게 됐다.

10. 배슬기 씨 영상에 댓글을 달고 바로 지운 이유는 무엇이었나.
심리섭:
고등학생 때부터 이상형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배슬기라고 답할 정도였다. 당연히 SNS와 유튜브도 예전부터 챙겨보고 있었다. 어느 날 치킨을 먹으며 라이브 방송을 하는 걸 보고 치킨 값을 보내줬다. 근데 남자 유튜버가 여자 연예인에게 슈퍼챗을 보낸다는 게 실례가 될까봐 바로 나갔다. 댓글 역시 새벽감성으로 썼는데, 다른 네티즌들이 내 댓글에 답글을 달기 시작해서 바로 지웠다. 처음 배슬기에게 메일이 왔을 때 친구들한테 얼마나 자랑하고 다녔는지 모른다. 밥을 사겠다고 한 것도 100% 팬심이었다. 연인으로 발전할 거란 기대는 전혀 없었다. 오죽하면 밥 먹고 헤어진 뒤 먼저 연락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배슬기한테 먼저 연락이 왔다. 차마 둘이 보자고는 못하겠어서 친구들끼리 같이 봤고, 그날 대시를 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망설이다가는 언제 뺏길지 모르니까. 하하.
배슬기는 "심리섭의 사소한 매너나 대화 방식이 내 스타일이었다"고 밝혔다/사진=서예진 기자 yejin@
배슬기는 "심리섭의 사소한 매너나 대화 방식이 내 스타일이었다"고 밝혔다/사진=서예진 기자 yejin@
10. 심리섭 씨의 본격적인 대시 후 바로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 건지?
심리섭:
아니다. 처음에는 슬기가 꺼려했다. 그래서 내가 세 번만 만나보자고, 그때까지도 아니면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슬기가 비혼주의자인데 나와 만나면 결혼할 것 같아서 일부로 피했다더라.
배슬기: 한두 번 만나보니 평생 친한 누나 동생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성으로 뻗어나가면 결혼 아님 답이 없겠더라. 나는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일부로 밥만 먹고 도망간 적도 있다. 그런데도 사소한 매너나 대화하는 방식이 모두 내 스타일인거다. 그래서 만날 때마다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결국 결혼 생각이 없다고 말했고, 리섭이도 결혼 부담 안 주겠다고, 연애만 하자고 해서 교제를 시작하게 됐다.

10. 결혼 생각이 없다고 했는데, 교제 후 3개월 만에 결혼 결심을 했다는 게 신기하다.
배슬기:
결혼 이야기를 따로 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교제한지 한 달 만에 부모님께 인사드렸다.
심리섭: 내가 김포에 살았는데 서울로 집을 옮기려 했고, 내가 서울 지리를 잘 몰라서 슬기와 같이 방을 보러 다녔다.
배슬기: 남편이 일 때문에 많이 바쁠 때는, 나와 우리 엄마가 남편의 집을 보러 다녔다. 내가 ‘집이 어땠으면 좋겠어?’라고 물어보니 나 좋을 대로 하라더라. 그러다 자연스럽게 신혼집으로 얻으라는 말이 오가게 됐다. 양가 부모님도 결혼을 원하셨다. 그렇게 얻은 집이 지금의 신혼집이 됐다.(웃음)
"아내에게 좋은 것만 해주고 싶다"는 심리섭./사진=서예진 기자 yejin@
"아내에게 좋은 것만 해주고 싶다"는 심리섭./사진=서예진 기자 yejin@
10. 연애와 결혼은 다르지 않나. 같이 신혼집에서 생활하면서 안 맞거나 불편한 부분은 없는지?
배슬기: 안 맞는 부분이 있긴 하다. 남편은 본인 몸은 깨끗하게 씻는데 집은 난장판이다. 난 주변은 깨끗하게 치우는데 잘 안 씻는다. 호호. 그래도 서로가 청소하지 않는다고, 씻지 않는다고 스트레스를 주진 않는다.
심리섭: 슬기를 만나기 전에는 내가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타인이랑 같이 지내는 걸 워낙 못 견뎌 하는 성격이다. 군대 갔을 때도 훈련보다 다른 사람이랑 부대끼는 게 더 스트레스였을 정도였다. 그런데 결혼할 사람을 만나고 살아보니 오히려 없으면 공허하더라.

10. 배슬기는 ‘아내의 맛’에서 의외의 짠순이 매력을 발산했다. 심리섭 씨는 그러한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아 경제권을 놓고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심리섭:
슬기가 어느 날 밖에서 물건을 주워 왔는데, 내가 그런 걸 왜 주워 오냐고 화를 낸 적이 있다. 과거에 내가 그랬다. 고시원, 반지하방에서 아등바등 살아 봤기에 나중에 돈 벌면 좋은 것만 쓰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아내에게는 좋은 것만 해주고 싶었다.
배슬기: 남편의 힘들었던 20대 시절을 자세하게 알지 못 했다. 혼자 자수성가한 사람이라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었겠구나 싶어졌다. 나는 워낙 고쳐 쓰는 걸 좋아하고. 리폼을 좋아하는데 너무 질색해서 나도 당황했다. 경제권은 내가 양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남편이 사업을 하고 있어서 경제관념이 빠삭하다. 나는 아낄 줄 밖에 모른다.(웃음)

10. 심리섭 씨는 현재 30만 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이자 ‘라이징 유튜브’라는 유튜브 컨설팅 업체를 운영 중인 CEO다. 처음 유튜버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심리섭:
유튜브 붐이 일고 있을 때였다. 처음에는 ‘기름 값이나 벌자’라는 생각에 시작했고, 목표는 1만 명 모으기였다. 그런데 말도 안 되게 구독자가 쑥쑥 오른 거다. 나는 3개월 전부터 잘 된 채널들의 카테고리를 분석하고 장점들을 모은 뒤 시작했기에 가능했다. 지인들이 노하우를 묻다 보니 무료로 컨설팅을 해주게 됐고, 내가 컨설팅 해준 사람들이 다 성공하는 걸 보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 들게 됐다. 지금은 유튜브 수익을 훨씬 뛰어 넘는 수준이다.
자녀 계획을 밝힌 배슬기, 심리섭 부부./사진=서예진 기자 yejin@
자녀 계획을 밝힌 배슬기, 심리섭 부부./사진=서예진 기자 yejin@
10. 자녀 계획도 있나.
배슬기:
연애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당장은 신혼 생활을 즐기고 싶다. 시국이 이렇다 보니 국내 데이트를 많이 다닐 거다. 자녀는 아들 하나 딸 하나 낳고 싶다.
심리섭: 나는 개인적으로는 힘닿는 데까지 낳고 싶다. 하하.

10. 서로에게 어떤 아내와 남편이 되겠다는 다짐이 있다면?
심리섭:
절대 마음이 변치 않을 거라는 것, 나중에 아이들을 낳고 신경 쓸 일이 많아져도 아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것,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슬기의 편에 서있겠다는 것. 진부하긴 해도 이게 진심이다.
배슬기: 나를 이상형이라고 했으니까 평생 외모 관리 열심히 하겠다.(웃음) 내조 잘 해주는 현명한 아내가 되겠다.

10. 결혼을 축하해 준 대중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심리섭:
응원해주는 분들을 위해 앞으로도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다.
배슬기: 앞으로 남편과 부부 채널을 같이 운영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방송 활동도 열심히, 한 남자의 아내로서도 열심히 살아가겠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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