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소 의견 달아 검찰 송치
강간치상 혐의는 불기소 의견
경찰 "증거 불충분"
가수 겸 작곡가 정바비
가수 겸 작곡가 정바비
전(前) 연인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디밴드 가을방학 멤버 정바비가 일부 혐의가 인정된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8일 정바비를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강간치상 혐의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정바비는 전 여자친구인 20대 가수 지망생 송 씨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송 씨는 "사람에게 상처받고 고통받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4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 5월 송 씨 유족이 낸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정바비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기법으로 관련 증거를 확보했으며 지난 10일 정바비를 불러 조사했다.

이같은 소식은 지난 4일 MBC '뉴스데스크'가 송 씨의 사망에 작곡가 겸 가수였던 전 남자친구과 관련돼 있다고 보도하면서 대중에 알려졌다.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왼쪽)과 원본 영상/ 사진=MBC 캡처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왼쪽)과 원본 영상/ 사진=MBC 캡처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해당 사건의 가해자로 가을방학의 정바비를 지목했다. 보도 당시 배경으로 쓰였던 한 가수의 방송 출연 영상이 정바비라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가을방학의 인스타그램은 열려 있었지만 정바비의 인스타그램이 비공개로 돼 있어 의심은 더욱 거세졌다.

이에 정바비는 지난 1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경찰에게) 고발 내용이 하나부터 열까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차분하게 밝히고 왔다"며 "조만간 오해와 거짓이 모두 걷히고, 사건의 진실과 저의 억울함이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온라인 상에서 그가 가해자로 지목된지 약 8일 만이었다.

반면 지난 14~15일 예정돼 있던 가을방학의 정규 4집 발매 기념 공연은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정바비는 1995년 인디밴드 언니네 이발관 멤버로 가요계 데뷔했다. 이후 여러 밴드 활동을 거쳐 2009년 브로콜리 너마저 출신의 보컬 계피와 함께 가을방학을 결성했고, 2010년 1집 '가을방학'을 발표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러브 메이즈(Love Maze)' '아임 파인(I'm Fine)' '홈(Home)' 등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간지러워(Roller Coaster)' '20cm' 작곡 작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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