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서 받은 환호, 잊지 못할 것
체중 감량도 증량도 연기자로서 당연한 일
킹덤3 출연? 나도 잘 몰라
체중 감량도 증량도 연기자로서 당연한 일
킹덤3 출연? 나도 잘 몰라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를 통해 많은 나라에 공개될 수 있어 기쁘고 설레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계신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합니다. 넷플릭스 덕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영화 ‘사냥의 시간’이 코로나19 사태와 해외 세일즈 문제 등 우여곡절을 겪고 마침내 지난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자 배우 안재홍은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사냥의 시간’은 폐허가 된 도시에서 생존을 위해 사설 도박장의 돈을 훔치는 계획을 세운 네 청년들의 이야기. 안재홍은 자신에게 전부라고 생각되는 친구들을 위해 이 위험한 계획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는 장호 역을 맡았다. 안재홍은 “그냥 봐도 재밌는데 곱씹고 뜯어볼수록 디테일이 살아있는 영화를 좋아한다”면서 “‘사냥의 시간’이 그런 영화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경제가 파탄 나 희망이 없는 가상의 근미래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사람들은 ‘생존’을 외치며 시위에 나서고, 상점은 텅텅 빈 데다 은행은 무장 강도에게 털리기 일쑤다. 먼지뿐만 아니라 혼돈으로 뒤덮인 도시라는 디스토피아적 배경은 압도적 비주얼로 다가온다. 안재홍은 “제작진은 배우들이 그 세계에 금방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줬다”며 “영화에 모두 드러나진 않지만 각 인물의 출생 연도, 가족 관계, 전과 기록, 혈액형 등이 디테일하게 설정돼 있었다”고 밝혔다.
“세트나 미술의 힘을 많이 받았어요. 그 공간에 들어간다는 자체가 흥분되는 경험이었죠. 근미래라는 가상공간과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찍을 수 있는 장면이 하나도 없었어요. 전부 효과가 들어가야 했고 미술 세팅이 돼 있어야 촬영을 할 수 있었죠. 지하주차장에서 차량을 탈취하고 도망가는 장면을 찍을 때는, 저 멀리 있는 자동차까지도 현재 존재하는 자동차를 쓸 수 없었어요. 올드카나 클래식카를 렌트해와서 배치하고 촬영했죠.”
안재홍은 이 영화에 대해 “궁지에 몰린, 벼랑 끝에 선 청춘이 처절하게 뭔가를 쟁취하고 싶어서 발버둥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거기서 이 이야기의 힘이 생긴다고 믿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세계 속에 있는 인물 중 하나인 장호 캐릭터에 대해 안재홍은 안쓰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장호는 상처가 많은 인물이에요. 어렸을 때 버림받아 거기에 대한 아픔이 크고 폭력에 계속 노출됐죠. 그러면서도 이번 일만 성공하면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의지를 놓지 않아요. 그런 면에서 인물의 인간적 면모가 느껴지길 바랐어요. 친구들과 재밌는 얘기를 하다가 한 번씩 속내를 내비쳤을 때 굉장한 페이소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기훈(최우식 분)의 가족을 보면서 ‘가족이 있다는 게 어떤 기분일까’라고 말할 때는 연민의 정서가 느껴지길 바랐죠. 그럼 관객들이 장호를 포함해 거친 이 친구들을 좀 응원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안재홍은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멜로가 체질’ 속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10kg가량 감량했다. 그 전에 촬영한 이 영화 속 자신의 모습에 대해 안재홍은 “감량 전에 찍었던 ‘사냥의 시간’을 보면서 ‘내가 살이 많이 쪘었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웃었다. 안재홍은 “어떤 역할을 맡았을 때 거기에 어울리는 외형이 필요하다면 살을 찌우든 빼든 그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그 인물로서 믿게 만드는 게 연기자로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재홍은 이번 역할을 위해 삭발과 탈색, 타투까지 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삭발까지 하고 옷도 스트리트 패션 스타일로 입어 덩치가 더 커 보이는 거 같아요. 장호라는 인물은 외형적으로도 그렇고 저에게 색다르고 재밌게 다가왔어요. 저는 나긋나긋하게 말하는 편인데 장호는 툭툭 뱉는 스타일이에요. 후시 녹음할 때는 그 목소리가 이질적으로 느껴져 장호의 목소리와 말투를 다시 찾으려 노력해야 했죠.” ‘사냥의 시간’은 지난 2월 열린 제70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됐다. ‘사냥의 시간’은 영화제 상영관 중 가장 큰 규모인 팔라스트 극장의 1600여석을 매진시켰고, 상영 뒤 기립박수까지 받았다. 안재홍은 “다 같이 갔는데 최우식은 다른 일정이 있어 못 가서 아쉬웠다”면서 당시를 떠올렸다.
“‘사냥의 시간’ 상영에 관객들이 어마어마하게 큰 환호와 박수를 보내줬던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벅차올랐죠.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영화제 기간 중 영화 상영이 없는 날엔 감독님과 같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베를린 시내를 구경했어요. 그 순간들도 정말 행복했죠. 짧지만 알차게 놀다왔어요.”
안재홍은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2’에 깜짝 출연하면서 시즌3의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안재홍은 “나도 (앞으로의 내용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말씀 드릴 수가 없다”면서도 “‘킹덤’의 팬으로서 특별 출연 제안을 받아 ‘킹덤’이라는 거대한 세계관에 들어갈 수 있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안재홍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아직은 구체화된 건 없지만 어떤 작품으로든 다른, 혹은 확장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영화든 드라마든 공연이든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영화 ‘사냥의 시간’이 코로나19 사태와 해외 세일즈 문제 등 우여곡절을 겪고 마침내 지난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자 배우 안재홍은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사냥의 시간’은 폐허가 된 도시에서 생존을 위해 사설 도박장의 돈을 훔치는 계획을 세운 네 청년들의 이야기. 안재홍은 자신에게 전부라고 생각되는 친구들을 위해 이 위험한 계획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는 장호 역을 맡았다. 안재홍은 “그냥 봐도 재밌는데 곱씹고 뜯어볼수록 디테일이 살아있는 영화를 좋아한다”면서 “‘사냥의 시간’이 그런 영화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경제가 파탄 나 희망이 없는 가상의 근미래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사람들은 ‘생존’을 외치며 시위에 나서고, 상점은 텅텅 빈 데다 은행은 무장 강도에게 털리기 일쑤다. 먼지뿐만 아니라 혼돈으로 뒤덮인 도시라는 디스토피아적 배경은 압도적 비주얼로 다가온다. 안재홍은 “제작진은 배우들이 그 세계에 금방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줬다”며 “영화에 모두 드러나진 않지만 각 인물의 출생 연도, 가족 관계, 전과 기록, 혈액형 등이 디테일하게 설정돼 있었다”고 밝혔다.
“세트나 미술의 힘을 많이 받았어요. 그 공간에 들어간다는 자체가 흥분되는 경험이었죠. 근미래라는 가상공간과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찍을 수 있는 장면이 하나도 없었어요. 전부 효과가 들어가야 했고 미술 세팅이 돼 있어야 촬영을 할 수 있었죠. 지하주차장에서 차량을 탈취하고 도망가는 장면을 찍을 때는, 저 멀리 있는 자동차까지도 현재 존재하는 자동차를 쓸 수 없었어요. 올드카나 클래식카를 렌트해와서 배치하고 촬영했죠.”
안재홍은 이 영화에 대해 “궁지에 몰린, 벼랑 끝에 선 청춘이 처절하게 뭔가를 쟁취하고 싶어서 발버둥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거기서 이 이야기의 힘이 생긴다고 믿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세계 속에 있는 인물 중 하나인 장호 캐릭터에 대해 안재홍은 안쓰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장호는 상처가 많은 인물이에요. 어렸을 때 버림받아 거기에 대한 아픔이 크고 폭력에 계속 노출됐죠. 그러면서도 이번 일만 성공하면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의지를 놓지 않아요. 그런 면에서 인물의 인간적 면모가 느껴지길 바랐어요. 친구들과 재밌는 얘기를 하다가 한 번씩 속내를 내비쳤을 때 굉장한 페이소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기훈(최우식 분)의 가족을 보면서 ‘가족이 있다는 게 어떤 기분일까’라고 말할 때는 연민의 정서가 느껴지길 바랐죠. 그럼 관객들이 장호를 포함해 거친 이 친구들을 좀 응원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안재홍은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멜로가 체질’ 속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10kg가량 감량했다. 그 전에 촬영한 이 영화 속 자신의 모습에 대해 안재홍은 “감량 전에 찍었던 ‘사냥의 시간’을 보면서 ‘내가 살이 많이 쪘었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웃었다. 안재홍은 “어떤 역할을 맡았을 때 거기에 어울리는 외형이 필요하다면 살을 찌우든 빼든 그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그 인물로서 믿게 만드는 게 연기자로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재홍은 이번 역할을 위해 삭발과 탈색, 타투까지 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삭발까지 하고 옷도 스트리트 패션 스타일로 입어 덩치가 더 커 보이는 거 같아요. 장호라는 인물은 외형적으로도 그렇고 저에게 색다르고 재밌게 다가왔어요. 저는 나긋나긋하게 말하는 편인데 장호는 툭툭 뱉는 스타일이에요. 후시 녹음할 때는 그 목소리가 이질적으로 느껴져 장호의 목소리와 말투를 다시 찾으려 노력해야 했죠.” ‘사냥의 시간’은 지난 2월 열린 제70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됐다. ‘사냥의 시간’은 영화제 상영관 중 가장 큰 규모인 팔라스트 극장의 1600여석을 매진시켰고, 상영 뒤 기립박수까지 받았다. 안재홍은 “다 같이 갔는데 최우식은 다른 일정이 있어 못 가서 아쉬웠다”면서 당시를 떠올렸다.
“‘사냥의 시간’ 상영에 관객들이 어마어마하게 큰 환호와 박수를 보내줬던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벅차올랐죠.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영화제 기간 중 영화 상영이 없는 날엔 감독님과 같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베를린 시내를 구경했어요. 그 순간들도 정말 행복했죠. 짧지만 알차게 놀다왔어요.”
안재홍은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2’에 깜짝 출연하면서 시즌3의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안재홍은 “나도 (앞으로의 내용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말씀 드릴 수가 없다”면서도 “‘킹덤’의 팬으로서 특별 출연 제안을 받아 ‘킹덤’이라는 거대한 세계관에 들어갈 수 있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안재홍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아직은 구체화된 건 없지만 어떤 작품으로든 다른, 혹은 확장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영화든 드라마든 공연이든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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