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팍 도사’는 게스트가 강호동이 아닌, 공격적이고 짓궂지만 멍석을 깔아주는 캐릭터 무릎 팍 도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음으로서 그 너머에 있는 시청자들에게 그것이 전달되는 일종의 ‘쓰리쿠션’ 토크쇼다. 그래서 게스트는 더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시청자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사연도 진솔한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완충장치로서 MC들의 역할이 배제된 어제의 ‘무릎 팍 도사’는 장근석이 기획하고 판을 짠 추석 특집 <장근석 쇼>였고 그래서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오프닝만으로 1부를 채운 전례 없는 게스트, 장근석은 스스로 ‘무릎 팍 도사’를 장악했다. “이미 우리가 휘둘리고 있는데 뭐”라는 올밴의 지적처럼 어제 ‘무릎 팍 도사’는 온전히 게스트에게 주도권이 넘어 간 쇼였다. 장근석은 방송 내내 자주 마주 앉은 강호동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보고 말을 하곤 했다. 카메라 너머 시청자를 직접 의식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물론 장근석은 흥미로운 텍스트이자 매력적인 게스트다. ‘포스트 욘사마’ 시대 최고의 한류 스타라는 명패를 떼고도 곧 데뷔 20주년을 맞는 연예계 경력과 ‘허세 근석’에 스캔들까지, 그는 이야깃거리가 많은 사람이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주저함 없이 이야기하는 태도 혹은 캐릭터가 있기에 ‘무릎 팍 도사’에 그만큼 어울리는 게스트도 없다. 그래서 분명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많이 웃을 수 있었지만 시종일관 장근석의 페이스에 끌려 간 제작진과 MC들로 인해 ‘무릎 팍 도사’ 특유의 몰입의 순간을 선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2부에서는 집중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짚어주는 제작진의 개입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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