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은 다 멋있잖아요. 배우가 개성을 가지려면 멋있는 것 외에 다른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뭘까 참 많이 고민했어요. 저 같은 경우는 그게 귀여움이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의 근엄한 송태하 장군이었던 남자가 씨익 웃으며 말한다. 그렇다, 사실 오지호는 잘 생긴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멋진 남자였을 때보다 어딘가 모자라서 돌봐줘야만 할 것 같았을 때 더 사랑 받았다. 물론 사랑하는 여자에게 사주는 자장면 값도 아끼는 구두쇠 장철수()나 사내 체육대회에서 상사에게 백태클을 걸 만큼 눈치 없는 온달수()가 흠 잡을 데 없는 외모를 가진 오지호와 처음부터 어울렸던 것은 아니다. 그의 첫 등장이 자신의 아름다운 몸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영화 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경험상 제가 러닝타임 내내 진지하면 보는 분들이 지루해 하시는 것 같아요. 채널을 돌리고 싶고. (웃음) 그쪽은 제 매력이 아니더라구요. 대신 개구쟁이 같은 면이 있으니까 이걸로 승부를 내보자 해서 바꿔본 게 나름대로 성공했던 것 같아요. 옛날에 할 때보다는 사람들이 좀 다시 봐주시는 것 같구요. (웃음)” 이제는 서툴렀던 데뷔작을 웃으며 회상할 정도로 자신감을 갖게 된 오지호는 이후 까지, 긴 시간 영화와는 인연이 없었다. 드라마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나가는 그를 스크린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사실 오지호는 영화 보는 게 좋아서 비디오 가게에서 일하고, 극장을 가지는 것을 평생의 꿈으로 삼을 만큼 영화를 좋아한다. “낮에는 모델 일을 하고 밤에는 시급 2500원을 받으면서 비디오 가게에서 알바생으로 일했어요.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일했는데 그 때 영화를 참 많이 봤어요. 전에는 안 봤던 고전 영화도 많이 보구요.” 깊은 밤, 영화를 보며 배우를 꿈꿨던 오지호와 함께 했던 영웅들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1. (Man On Fire)
2004년 | 토니 스콧
“배우 중에서 덴젤 워싱턴을 제일 좋아해요. 지적인 매력이 참 강하고 워낙 변신도 잘 하죠. 눈으로 모든 걸 승부하는 배우라 연기 공부할 때도 많이 참고 했어요. 는 못 봐도 15번은 본 것 같아요. 저는 모든 영화에서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다코타 패닝과 덴젤 워싱턴의 관계가 참 좋았어요. 특히 꼬마아이가 목걸이를 주는 장면에선 그 둘이 연인으로 느껴질 만큼 사랑의 감정이 좋았죠.”
신사와 깡패, 영웅과 악역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덴젤 워싱턴의 새로운 매력을 발굴한 영화. 어린 소녀의 눈에는 곰으로 비칠 만큼 거구의 경호원으로 변신한 덴젤 워싱턴은 영화의 액션과 드라마 모두를 책임진다. 2. (To Love With No Regret)
1990년 | 진목승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보고 반했죠. 아, 남자라면 이런 사랑을 해야하는구나! 내가 영화배우가 된다면 나중에 저런 역할을 하고 싶단 생각도 했고, 그 때는 남자 주인공은 무조건 죽어야지 멋있었거든요. (웃음) 는 남자들의 우상 같은 영화예요. 사랑 앞에 내 모든 걸, 심지어 목숨까지 바치는 남자가 주인공이니까요. 의 동수도 코믹하지만 마지막에는 연인을 위해 모든 걸 다주는 캐릭터라 매력적이었어요.”
종종 한 장면만으로도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영화들이 있다. 의 아화(유덕화)와 죠죠(오천련)가 오토바이를 타고 밤을 밝혔던 그 장면은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다. 바람에 날리는 죠죠의 하얀 웨딩드레스, 조용히 흐르던 아화의 피. 이후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전설의 시작이다. 3. (The Man from Nowhere)
2010년 | 이정범
“최근에 봤던 한국영화 중에서 가장 좋았어요. 원빈 씨가 진짜 잘했죠. 원빈 씨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외유내강의 이미지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또 꼬마와의 순수한 사랑도 좋았고. 저는 아직도 그런 순수한 사랑에 대한 열망이 있는 것 같아요. (웃음) 작품을 고를 때에도 사랑이 없으면 선택을 못하겠더라구요. 시나리오 어디에 사랑이 있나 살피게 되고.”
는 액션의 강도나 이야기의 잔인함과 별개로 아름다운 영화다. 오로지 소녀를 구하기 위해 칼을 휘두르는 원빈은 상상속의 생명체처럼 매순간 비현실적인 아우라를 내뿜는다. 4. (Killers)
2010년 | 로버트 루케틱
“제 인생에 있어서 선호도 1번인 영화예요. 제가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영화라고 할까요? 일단 재밌잖아요. 애쉬튼 커쳐가 강인한 면이 있으면서도 코믹하고 귀여운데,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요. 정말로 대중적인 영화인데, 저는 그런 영화를 계속 하고 싶어요.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다 웃잖아요. 애쉬튼 커쳐만 봐도 여자 관객들은 입꼬리가 올라가고. (웃음)”
남자의 과거를 모르고 결혼한 여자의 대가치고는 좀 심하다. 전직 킬러였던 남편을 제거하려는 적들은 마음 좋은 이웃의 얼굴을 하고 평화로운 동네에 포진하고 위기를 헤쳐나가야하는 부부는 사랑싸움이 먼저다. 의 코믹 버전. 5. (Armageddon)
1998년 | 마이클 베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가 지구 멸망 스토리예요. 평소에도 그런 고민을 하거든요. 지구가 멸망할 때 나는 뭘 해야 하나, 나는 어디에 있을까? 하구요. 그런 것들이 가장 잘 표현된 영화가 인 거 같아요. 가족과 사랑 휴머니티가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서 다 살아있어서 좋았어요. 평범한 사람들이 지구를 구하고 마지막에 그들이 귀환해서 걸어올 때 에어로스미스의 음악이 쫙 깔리는데! 와, 그 느낌이 정말 좋았어요.(웃음)”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행성. 그걸 막을 수 있는 이들은 굴착기사들 뿐이다. 알코올 중독자부터 폭력전과자까지 구제불능에 가까운 이들의 사연으로 드라마를 만드는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이전에 이렇게나 탁월한 이야기꾼이었다. “예전부터 마흔이 넘으면 사업을 시작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연기를 하다가도 쉴 때는 늘 사업 구상을 했죠. 다만 김치로 인해서 그 시기가 앞당겨진 거예요.” 최근 개봉한 만큼이나 오지호의 이름과 함께 자주 검색되는 단어는 김치다. 친구들과 함께 시작한 김치 사업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눈 속에서는 배우에서 사업가로 옮겨가는 스위치가 켜진다.
“김치라는 브랜드가 좋아요. 일단은 좋은 재료를 쓰면 맛있고 거짓말 안 하고 남는 부분을 좀 더 투자하면 맛있는 걸 만들 수 있거든요. 우리나라 사람은 누구나 먹는 거고 앞으로는 점점 더 사서 먹을 테니 시장성도 넓고 길죠.” “그냥 이름만 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단지 “이미지 실추”를 걱정해서만은 아니다. 배우로서,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으로서 늘 꿈 꿨던 종착역에 가기 위해서다. “사실 사업도 연기와 연관성이 있어요. 일을 잘 해서 큰 돈을 벌게 되면 좋은 영화에 투자도 하고 싶고, 극장을 가지는 게 오래 전부터 꿈이었거든요. 세 개 정도의 상영관을 만들어서 한 곳에서는 제가 틀고 싶은 영화만 틀구요. (웃음)” 무슨 일을 하든 언제나 중심에는 영화를 채워 넣는 이 남자의 꿈. 관객이라면 어떻게 응원하지 않을 수 있을까?
글. 이지혜 seven@
사진. 채기원 ten@
“경험상 제가 러닝타임 내내 진지하면 보는 분들이 지루해 하시는 것 같아요. 채널을 돌리고 싶고. (웃음) 그쪽은 제 매력이 아니더라구요. 대신 개구쟁이 같은 면이 있으니까 이걸로 승부를 내보자 해서 바꿔본 게 나름대로 성공했던 것 같아요. 옛날에 할 때보다는 사람들이 좀 다시 봐주시는 것 같구요. (웃음)” 이제는 서툴렀던 데뷔작을 웃으며 회상할 정도로 자신감을 갖게 된 오지호는 이후 까지, 긴 시간 영화와는 인연이 없었다. 드라마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나가는 그를 스크린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사실 오지호는 영화 보는 게 좋아서 비디오 가게에서 일하고, 극장을 가지는 것을 평생의 꿈으로 삼을 만큼 영화를 좋아한다. “낮에는 모델 일을 하고 밤에는 시급 2500원을 받으면서 비디오 가게에서 알바생으로 일했어요.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일했는데 그 때 영화를 참 많이 봤어요. 전에는 안 봤던 고전 영화도 많이 보구요.” 깊은 밤, 영화를 보며 배우를 꿈꿨던 오지호와 함께 했던 영웅들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1. (Man On Fire)
2004년 | 토니 스콧
“배우 중에서 덴젤 워싱턴을 제일 좋아해요. 지적인 매력이 참 강하고 워낙 변신도 잘 하죠. 눈으로 모든 걸 승부하는 배우라 연기 공부할 때도 많이 참고 했어요. 는 못 봐도 15번은 본 것 같아요. 저는 모든 영화에서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다코타 패닝과 덴젤 워싱턴의 관계가 참 좋았어요. 특히 꼬마아이가 목걸이를 주는 장면에선 그 둘이 연인으로 느껴질 만큼 사랑의 감정이 좋았죠.”
신사와 깡패, 영웅과 악역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덴젤 워싱턴의 새로운 매력을 발굴한 영화. 어린 소녀의 눈에는 곰으로 비칠 만큼 거구의 경호원으로 변신한 덴젤 워싱턴은 영화의 액션과 드라마 모두를 책임진다. 2. (To Love With No Regret)
1990년 | 진목승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보고 반했죠. 아, 남자라면 이런 사랑을 해야하는구나! 내가 영화배우가 된다면 나중에 저런 역할을 하고 싶단 생각도 했고, 그 때는 남자 주인공은 무조건 죽어야지 멋있었거든요. (웃음) 는 남자들의 우상 같은 영화예요. 사랑 앞에 내 모든 걸, 심지어 목숨까지 바치는 남자가 주인공이니까요. 의 동수도 코믹하지만 마지막에는 연인을 위해 모든 걸 다주는 캐릭터라 매력적이었어요.”
종종 한 장면만으로도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영화들이 있다. 의 아화(유덕화)와 죠죠(오천련)가 오토바이를 타고 밤을 밝혔던 그 장면은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다. 바람에 날리는 죠죠의 하얀 웨딩드레스, 조용히 흐르던 아화의 피. 이후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전설의 시작이다. 3. (The Man from Nowhere)
2010년 | 이정범
“최근에 봤던 한국영화 중에서 가장 좋았어요. 원빈 씨가 진짜 잘했죠. 원빈 씨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외유내강의 이미지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또 꼬마와의 순수한 사랑도 좋았고. 저는 아직도 그런 순수한 사랑에 대한 열망이 있는 것 같아요. (웃음) 작품을 고를 때에도 사랑이 없으면 선택을 못하겠더라구요. 시나리오 어디에 사랑이 있나 살피게 되고.”
는 액션의 강도나 이야기의 잔인함과 별개로 아름다운 영화다. 오로지 소녀를 구하기 위해 칼을 휘두르는 원빈은 상상속의 생명체처럼 매순간 비현실적인 아우라를 내뿜는다. 4. (Killers)
2010년 | 로버트 루케틱
“제 인생에 있어서 선호도 1번인 영화예요. 제가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영화라고 할까요? 일단 재밌잖아요. 애쉬튼 커쳐가 강인한 면이 있으면서도 코믹하고 귀여운데,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요. 정말로 대중적인 영화인데, 저는 그런 영화를 계속 하고 싶어요.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다 웃잖아요. 애쉬튼 커쳐만 봐도 여자 관객들은 입꼬리가 올라가고. (웃음)”
남자의 과거를 모르고 결혼한 여자의 대가치고는 좀 심하다. 전직 킬러였던 남편을 제거하려는 적들은 마음 좋은 이웃의 얼굴을 하고 평화로운 동네에 포진하고 위기를 헤쳐나가야하는 부부는 사랑싸움이 먼저다. 의 코믹 버전. 5. (Armageddon)
1998년 | 마이클 베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가 지구 멸망 스토리예요. 평소에도 그런 고민을 하거든요. 지구가 멸망할 때 나는 뭘 해야 하나, 나는 어디에 있을까? 하구요. 그런 것들이 가장 잘 표현된 영화가 인 거 같아요. 가족과 사랑 휴머니티가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서 다 살아있어서 좋았어요. 평범한 사람들이 지구를 구하고 마지막에 그들이 귀환해서 걸어올 때 에어로스미스의 음악이 쫙 깔리는데! 와, 그 느낌이 정말 좋았어요.(웃음)”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행성. 그걸 막을 수 있는 이들은 굴착기사들 뿐이다. 알코올 중독자부터 폭력전과자까지 구제불능에 가까운 이들의 사연으로 드라마를 만드는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이전에 이렇게나 탁월한 이야기꾼이었다. “예전부터 마흔이 넘으면 사업을 시작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연기를 하다가도 쉴 때는 늘 사업 구상을 했죠. 다만 김치로 인해서 그 시기가 앞당겨진 거예요.” 최근 개봉한 만큼이나 오지호의 이름과 함께 자주 검색되는 단어는 김치다. 친구들과 함께 시작한 김치 사업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눈 속에서는 배우에서 사업가로 옮겨가는 스위치가 켜진다.
“김치라는 브랜드가 좋아요. 일단은 좋은 재료를 쓰면 맛있고 거짓말 안 하고 남는 부분을 좀 더 투자하면 맛있는 걸 만들 수 있거든요. 우리나라 사람은 누구나 먹는 거고 앞으로는 점점 더 사서 먹을 테니 시장성도 넓고 길죠.” “그냥 이름만 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단지 “이미지 실추”를 걱정해서만은 아니다. 배우로서,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으로서 늘 꿈 꿨던 종착역에 가기 위해서다. “사실 사업도 연기와 연관성이 있어요. 일을 잘 해서 큰 돈을 벌게 되면 좋은 영화에 투자도 하고 싶고, 극장을 가지는 게 오래 전부터 꿈이었거든요. 세 개 정도의 상영관을 만들어서 한 곳에서는 제가 틀고 싶은 영화만 틀구요. (웃음)” 무슨 일을 하든 언제나 중심에는 영화를 채워 넣는 이 남자의 꿈. 관객이라면 어떻게 응원하지 않을 수 있을까?
글. 이지혜 seven@
사진. 채기원 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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