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박진영, 보아. 이 세 이름만으로 SBS < K팝 스타 >에 대한 설명은 충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궁금한 것이 있다. 이미 오디션 프로그램은 케이블과 지상파 방송에 충분히 많다. SM-YG-JYP 이 3대 기획사는 왜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니라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택했을까? 그리고 < K팝 스타 >는 다른 프로그램과 어떻게 다를까? 2일, 서울 논현동에서 있었던 < K팝 스타 >의 기자간담회에서 양현석과 박진영, 그리고 프로그램을 직접 연출할 박성훈 PD에게 그 대답을 들었다.

왜 3대 기획사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됐나.
박성훈 PD: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질은 스타의 탄생이다. 많은 인재들이 발굴됐지만 냉정하게 보면 화제가 됐던 것에 비해 프로그램 종료 후에는 그 인기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SM, YG, JYP라면 한국에서 가장 스타를 발굴할 줄 알고, 육성할 줄 아는 회사들이다. 진짜로 스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것이 이 세 회사와 손을 잡은 이유다.
양현석: 처음 제안이 들어왔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방송 출연도 오랜만이고, 이미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박성훈 PD를 비롯해 SBS 관계자를 만나고 나서 종전과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K팝 스타 >는 박진영씨와 내가 원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창력 중심이었다면 우리는 춤을 비롯해 외모도 볼 것이고, 무엇보다 재능을 볼 것이다. 전문가의 눈으로 냉정히 재능을 살펴보고, 스타를 만들겠다는 취지가 좋아서 참여하게 됐다.
박진영: 나는 SBS로부터 처음 제안을 받은 것이 아니다. 몇 년 전에 양현석씨와 술을 마시면서 “우리가 같이 오디션 프로그램 같은걸 하면 어떨까” 하고 얘기해본 적이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양현석씨가 직접 제안을 했고, 흔쾌히 승낙을 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진짜 제2의 빅뱅과 제2의 원더걸스를 찾을 것이다.

“착하고 진실한 사람이 좋다” VS “무대 위에선 못 돼 보이는 사람이 좋다”

어떤 인재를 찾고 있나.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다른 기준이 있다면?
박진영: 방송의 재미를 위해서 심사를 왜곡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방송이 아니더라도 원래 뽑았을 사람을 뽑겠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노래를 잘 해야 뽑히지만 < K팝 스타 >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뽑을 것이다. 반대로 지금 잘하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없다면 뽑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시청자의 눈과 우리 심사위원들의 기준 사이에 간극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양현석: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을 나도 즐겨보지만 YG 스태프나 주변 사람들과 얘기해보면 거기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메이저 시장에 나갔을 때 다른 가수들을 다 제칠 정도로 노래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요계에 그들보다 노래를 못하는 친구들은 없지 않을까. 전문가의 눈으로 지금 실력보다 재능을 보겠다.

3대 기획사의 색깔이 다른 만큼 두 사람의 기준도 다를 것 같다.
박진영: 돌이켜 생각하면 개인적으로는 확실히 착한 친구들을 좋아한다. 사실 JYP 소속 가수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제일 못 웃긴다. 조권 한 명 빼고(웃음). 원더걸스도, god도, 비도 그랬다. 하지만 다 진실하고, 겸손하고, 착하다. 멋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멋이 나오는 친구들이다. 그것으로 JYP에서 바라는 인재를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꼭 가져야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재능이다. 춤이든, 노래든, 표정이든, 느낌이든 자기만의 재능. 그리고 자기 관리다. 자기 관리가 안 되어서 무너진 사람을 많이 봤다. 혹독한 스케줄을 견뎌야 하고,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도 배워야 한다. 성실한 사람이 아니라면 견디기 어렵다. 성실함과 자기 관리가 재능만큼 중요하다.
양현석: 박진영씨의 말을 듣고 보니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 나는 못 돼 보이는 사람을 좋아한다. 물론 기본적인 인성은 필요하다. 다만 무대 위에서 좀 더 강해보이고, 카리스마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 시청자의 눈과 전문가의 눈이 다르고, 3대 기획사도 보는 눈이 다 다른데, 자신이나 부모님이 발견하지 못한 재능을 나나 박진영씨가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재능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만큼 보람 있는 일이 없을 것 같다.

아무래도 아이돌 위주의 기획사들이다보니 나이 어린 친구들이 유리할 것 같다.
박진영: 일단 JYP는 박진영이 있기 때문에 아이돌만 있는 회사는 아니다(웃음). 전에 무슨 직업을 가졌든 지금 내 나이에도 아직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더걸스나 빅뱅, 동방신기 같은 가수도 뽑겠지만 박진영 같은 가수도 뽑을 생각이다.
박성훈 PD: 대표적인 K팝 스타들 중 나이 어린 아이돌이 많아서 그런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다. 솔직히 스타성, 재능을 보겠다는 것은 어린 참가자들이 좀 더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꿈을 가지고 있는 어린 참가자들 뿐 만 아니라, 꿈을 가졌었던 어른들도 참가했으면 한다. 실제로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 깜짝 놀랄만한 재능을 가지고 많이 참가했다.

“독설보다는 정설을 해주겠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들은 강한 개성으로 어필했다. 두 사람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박진영: 양현석씨가 방송 중에 욕을 하진 않을까 걱정이다(웃음). 방송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평소에 오디션 심사를 볼 때처럼 할 것이다. 최대한 실제 모습 그대로를 보여드릴 것이다. 시청자 분들은 빅뱅, 원더걸스를 보셨지만 그들을 어떤 생각으로 뽑았는지는 모르실 것이다. 그것을 보여드리겠다.
양현석: 자연스러운 평소 모습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일부러 독설을 하고 그런다면 요즘 시청자들은 모두 다 알고 비판을 할 것 같다. 우리는 독설보다 정확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정설이라고 해야 할까. 칭찬보다는 보완해야 할 것, 고쳐야 할 것들을 많이 이야기할 것이다.

보아씨가 심사위원 중에 한명인데 제작자로서의 경험은 없다. 두 사람과는 아무래도 다른 위치인데.
양현석: 솔직히 그 부분이 제일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는 부분이다. 우리 둘 다 보아씨를 개인적으로 전혀 모른다. 솔직히 이수만씨가 나오면 좋겠는데, 이수만씨가 나오면 우리가 좀 어려울 것 같다(웃음). 보아씨가 제작자로서 경험은 없지만, 가수로서의 능력이 뛰어나니 우리가 많이 조언도 하고, 경청도 하면서 셋이 어우러져 가는 방법을 찾아보겠다.
박진영: 보아씨는 심사위원으로 굉장히 훌륭한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춤과 노래를 진짜 잘한다. 그게 가장 중요한 자격이 아닐까. 또 대한민국에서 존경받고 인정받는 가수들이 꼭 해외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사랑받는 매력이라고 하더라도 해외에서까지 통하는 부분은 일부다. 그 부분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이 보아씨다. 아직까지 하나 걱정되는 것은 양현석씨와 나는 개인적으로 친하지만 보아씨를 잘 모른다. 프로그램 하기 전에 밥이나 먹자고 연락처를 물어봤다(웃음).
박성훈 PD: 연출자 입장에서는 세 사람 다 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인 것도 곤란하다. 먼저 길을 걸어간 선배 입장에서 공감하고, 조언해주고, 고개 끄떡여 주고 눈물 흘려주는 보아씨를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의 눈과 시청자의 눈 사이에 간극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양현석: 시기적으로는 제일 후발주자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게 마지막 오디션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다(웃음). 해외에서도 통할만한 K팝 스타를 뽑는 데는 우리 3대 회사가 가장 전문적이지 않을까, 대중들도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그런 점에선 다른 프로그램과 다를 것이고, 대중의 허를 찌르는 심사평도 많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방송할 때는 왜 저런 심사평을 하지 할지도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서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평가를 듣는다면 박진영씨와 내가 행복하지 않을까.
박진영: 프로그램 이후에 “말도 안 된다. 얘가 더 잘했는데 왜 쟤냐” 이런 말들이 많겠지만 그런 것에 맞춰서 저나 양현석씨가 심사하진 않을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왜 이 친구인지에 대해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겠지만 욕 먹는 것이 두려웠다면 비닐 바지 입었을 때 벌써 떠났을 것이다(웃음). 소신을 버리진 않겠다.

개인전이 아니라 단체전이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하고 다른 운영 방식이 있다면?
박성훈 PD : 우선 그룹 서바이벌이라는 점이다. 그룹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지원해서 어느 시점이 되면 그루핑이 이루어지게 되고, 프로그램이 끝나게 되면 바로 데뷔할 수 있는 팀이 만들어질 것이다. 또 관계를 보여드릴 것이다. 모르는 사람이 한 팀에서 경쟁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이합집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하고 하는 그런 스토리를 보여드릴 것이다. 인간사에서 흔히 이루어지는 과정들이 스타가 되는 과정에서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절절하게 이루어진다. 그 과정을 보여드리겠다. 그리고 중간에 참가자들이 3대 기획사를 돌면서 트레이닝 기간을 갖는다. 그때는 시스템적인 뒷받침을 해주고 지켜볼 것이다. 반전도 있다. 1등한 팀은 원하는 회사를 결정할 수 있다. 세 회사가 어느 팀을 눈여겨보고 있으며, 지원자들이 어느 쪽과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일 것 같다.

는 ‘악마의 편집’이라고 할 만큼 편집에서 볼거리를 주고 있다.
박성훈 PD: 와 모두 좋은 참고자료가 되는 프로그램이다. 는 발랄하고, 은 우직하다는 면에서 경탄을 하게 된다. 기술적으로 발랄하게, 하지만 우직한 길을 가겠다는 것이 우리 방향이다.
박진영: 심사위원 셋이 보여줄 거리가 많을 것 같다. 양현석씨나 나나 서로 상대방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들을 잘 본다. 나는 좀 더 이성적이고 , 양현석씨는 좀 더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거 같다. 그런 것이 좀 다른 느낌을 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리고 세상이 모르고 나만 알고 있는 것이 있다. 양현석씨는 너무 웃기는 사람이다. 물론 그 중 90%는 방송에 적절하지 않다(웃음). 하지만 10%만으로도 방송을 보려고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양현석씨가 그걸 편하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아 기대가 된다.

트레이닝 과정에서 세 회사만의 노하우가 노출될 수도 있다.
양현석: 100% 다 보여드릴 것이고, 또 보여드리고 싶다. 3대 기획사를 메이저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만큼 스타 발굴이나 관리 시스템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까이 있는 많은 기획사나 해외에 있는 많은 엔터테인먼트 종사자 분들께 조금이라도 선진화 된 시스템을 전파할 수 있다면 좀 더 K팝이 빨리 발전하고 널리 퍼지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수만씨를 비롯해 우리 셋의 감각도 중요한 몫이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진 않는다.

해외에 통할 수 있는 인재를 찾기 때문에 해외 오디션도 중요할 것 같다.
박진영: 오디션 프로그램을 두 번을 했다. 첫 번째 에서는 원더걸스와 2AM이 나왔고, 두 번째 에서 JOO와 2PM이 만들어졌다. 그때와 달라진 것은 이제는 해외 시장을 봐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 이 프로그램의 우승자가 한국인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박성훈 PD: 해외 지원자가 적지 않다. LA 와 뉴욕은 각 2,000명 정도고, 그 중 80~85%정도가 교포가 아니라 현지인이다. 푸른 눈을 가졌거나, 검은 피부를 가진 분이 한국에 와서 활동을 해서 스타가 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미의 경우 지금까지 한 500명 정도다. 중국 같은 경우에는 6,000~7,000명 된다. 파리도 600명 정도다. 그리고 지금도 늘어나고 있다.

프로그램이 잘 됐을 경우에 시즌2를 할 수도 있나. 양현석, 박진영 두 사람은 그때도 참여할 건가.
양현석: 반드시 시즌2를 했으면 좋겠고, 보아씨나 박진영씨를 또 만나고 싶다. 초반에 말씀드린 것처럼 < K팝 스타 >가 더 잘 되려면 실질적으로 스타가 배출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위해 저도 방송사도 노력 할 것이다. 시즌2를 한다면 저는 꼭 나오고 싶다.
박진영: 저도 꼭 나오고 싶은데 신인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확답할 수 없다. 배우로서의 스케줄을 조절해 꼭 나오도록 하겠다.

사진 제공. SBS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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