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제임스 프랭코의 다양한 면면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작품이기도 하다. 바람둥이, 사기꾼, 겁쟁이인데다 이기적이기까지 한 오즈를 매순간마다 매력적인 인물로 빚어내는 것은그 특유의능청스러움과 순수함이다. 그래서 이 즐거운 작품을 어떻게 만들어갔는지, 또 어떻게 생각했는지 제임스 프랭코에게 물었다. 다음은소니 픽쳐스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3월 7일 <오즈> 개봉에 맞추어 <텐아시아>에서 단독으로 정리한 것이다.
Q. <오즈>에 참여하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제임스 프랭코: 우선, 라이먼 프랭크 바움이 쓴 원작소설의 팬이었다. 14살 무렵 처음으로 읽었던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는 내가 소설과 문학에 흥미를 가지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 두 번째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오즈라는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 굉장히 좋았다. 유랑 서커스단의 마술사인 주인공 오스카(혹은 오즈)를 오즈라는 세계로 떠난 특사 같은 캐릭터이자, 어느 정도 사기꾼 같은 존재로 그린 게 마음에 들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오즈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세계에서 우습고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한다. 이런 조합이야말로 현대에 오즈를 영화로 옮기는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Q. 실제의 본인과 오즈가 닮은 점이 있나.
제임스 프랭코: 나와 오즈에겐 엔터테이너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오즈는 위대한 발명가이기도 하며, 나는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한다. 둘 다 선한 동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Q. 이번 작품을 위해 특별히 받은 훈련이 있는지 궁금하다.
제임스 프랭코: 스턴트 훈련을 받을 필요는 없었지만, 마술을 배워야 했다. 촬영 현장에 2주 먼저 도착해서 라스베이거스 최고의 마술사 랜스 버튼과 함께 연습을 했다. 갑자기 비둘기를 나타나게 하거나, 손에서 불을 뿜은 후 그 불을 비둘기로 만드는 등의 훈련이었지. 아주 고급 기술이었다. <오즈>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 캔자스 마술쇼이기도 하다. 유치함과 흥겨움이 적절하게 조화된 공연인데, 1900년대 당시의 마술을 재현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Q. 가상의 공간 위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세트장에 들어설 땐 어떤 기분이 들던가.
제임스 프랭코: 실제 세트장과 CG로 만들어질 배경이 잘 결합된 곳이었다. 덕분에 배우들의 입장에서는 블루 스크린을 두고 연기해야 하는 부담이 덜했다. 비록 환상의 세계이지만 우리가 실제로 속해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고. 글린다가 다스리는 왕국의 경우 거의 완벽하게 구현되었는데, 숲 속을 만드는 데이용된 꽃들은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이처럼 <오즈>만의 세계를구축해낸 프로덕션 디자이너는 <아바타>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작업한 로버트 스트롬버그였다. 그는 초기 디즈니에 대한 애정과 거기서 발견한 미학을 신기술과 결합시켜 관객들이 기대하는 수준으로 만들어냈다.
Q. 밀라 쿠니스(테오도라), 미셸 윌리엄스(글린다), 레이첼 와이즈(에바노라) 등 마녀 역할을 맡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들과의 작업은 어떤 경험이었나.
제임스 프랭코: 밀라 쿠니스와는 지금까지 <브로큰 데이트>, <타르>, < Third Person > 등 여러 작품에서 함께 작업한 바 있다. 그녀는 편안하고 똑똑한데다, 뛰어난 본능을 가지고 있다. 나와 좋은 화학작용을 만들어내는 여배우라고 생각한다. 미셸 윌리엄스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충만한 배우다. 고전적인 콘셉트에 충실하면서도 글린다에게 색다른 면을 부여해서 동화 속 캐릭터로만 남지 않게 하려 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레이첼 와이즈는 최고의 배우다. 그녀와 함께 찍은 장면이 그렇게 많진 않았지만, 한 장면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시도해보는 여배우라고 여겨진다.
Q. 그렇다면 오즈의 마술 가방을 들어주는 원숭이 조수, 핀리의 목소리 연기를 한 잭 브라프와의 작업은 어땠나.
제임스 프랭코: 이전에 내가 잭 브라프를 만난 적은 없었지만, 그가 만드는 쇼 < Scrubs >에 내 동생이 잠시 출연한 적이 있다. 인연이 있는 셈이지.동생이 그에 대해 좋은 말들을 들려준 덕분에 함께 연기하는 과정은 순조로웠고, 아주 자연스럽기도 했다. 사실 오즈와 핀리 사이에는 역동성이 필요했다. 홀쭉이와 뚱뚱이처럼 최고의 파트너이기도 하고, 오래된 보드빌 쇼(1910~20년대 유행하던 버라이어티쇼)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는 한 쌍이었다. 잭은 그런 관계를 연기하기에훌륭한 상대였다.
Q. 이번 영화를 연출한 샘 레이미 감독과는 <스파이더맨> 시리즈 이후 네 번째 만남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제임스 프랭코: 감독님과는 서로 좋은 친구 사이가 되었다. 그는 인간적인 스토리를 축으로 삼아 멋지고 환상적인 효과들을 활용하는 데 장인이다. 이번에도 환상적인 세계를 창조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지만, 동시에 모든 배우들과 함께 각각의 캐릭터를 개발하고 그들만의 이야기와 배경을 부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샘 레이미 감독님의 또 다른 장점은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함께 있으면 즐겁고, 현장에 있는모든 사람들이작품을 위해 무언가 공헌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준다. 영화를 만들 때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Q. 많은 사람들이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나.
제임스 프랭코: <오즈의 마법사> 속세계는 작가가 오랫동안 소설을 쓰며 창조해낸 디테일로 인해 충분히 발전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느끼기에, 이미 명확한 규칙들과 잘 디자인된 장소들이 있는 것 같은 거다. 동시에 ‘오즈’라는 장소는 모든 이들에게 일종의 평행 우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는 사람들이 책이나 영화를 통해 그 장소를 드나들며 각자의 정신적인 문제나 삶의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개인적으론 <오즈>를 통해 관객들이 무엇을 느꼈으면 하나.
제임스 프랭코: 웃고 즐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3D로 만들어진 영화와 함께 모두 또 다른 세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길 바란다. 극 중 오즈가 마법사이자 요술장이인 것처럼, 어떤 면에서는 샘 레이미 감독님과 제작진 전부가 그런 작업을 하고 있는 거다. 우리가 영화를 통해 관객들을 다른 세계로 데려가기 위한 요술을 부리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겠지.
자료제공. 한국 소니 픽쳐스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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