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조현재, 박하선, 한채영, 진구. (왼쪽부터)"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AS10a7LCLtMeQn8lrp1441FaKiBmlekHym.jpg" width="555" height="370" border="0" />
KBS <광고천재 이태백> 월화 밤 10시 극본 설준석, 이재하, 이윤종 연출 박기호, 이소연 2월 4일 첫방송
지방대 디자인과를 중퇴한 뒤 광고대행사 취업을 꿈꾸지만 1차 서류전형에서 무수한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간판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던 이태백(진구)은 대형 광고대행사 금산애드의 옥외 광고물 설치를 계기로 금산애드 인턴 백지윤(박하선)과 만나게 된다. 태백은 ‘생각을 뒤집으면 세상이 뒤집어진다’는 지론에 따라 가로로 달아야 하는 광고물을 세로로 달아 버리고, 이 사건으로 인해 금산애드 총괄 본부장 애디 강(조현재)과 유학파 AE 고아리(한채영)까지 네 남녀의 광고 인생은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한다.
<광고천재 이태백>, ‘광고천재’ 이제석과 얼마나 닮았을까?
<광고천재 이태백>은 수많은 국제광고제에서 수상하고 미국 굴지의 광고대행사에서 일했던 젊은 광고인 이제석의 에세이집 <광고천재 이제석>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그러나 대학을 중퇴한 이태백과 달리 이제석은 계명대 시각디자인과를 수석 졸업한 뒤 국내 광고대행사에서 자신을 받아주지 않자 간판가게에서 일하던 중 미국 유학을 떠났고, 짧은 기간 사이 수십 개의 메달을 휩쓴 ‘공모전 신화’로 유명해졌다. 즉, 해외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꽃피운 뒤 한국으로 돌아와 이제석 광고연구소의 문을 연 이제석과, 금산애드로 대표되는 한국 광고시장을 무대로 활약할 이태백의 스토리는 출발점만 유사한 셈이다. 박기호 감독 또한 “이제석 씨의 스토리에서 영감을 받은 것은 세상에 대한 전복적인 사고방식과 세상의 틀을 자신에게 맞추려 부딪혀 나가는 과정이며, 구체적인 부분은 픽션과 적절히 안배했다”고 말했으니 이태백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극한직업, 광고인의 세계는 어떻게 그려질까?
“도시에 사는 우리들에게 광고는 유혹이고, 공해고, 예술이며, 누군가에겐 꿈이다” 라는 이태백의 내레이션처럼,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드라마로서 상당히 매혹적인 소재다. 그러나 광고는 한 사람의 천재가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치밀한 분업과 협업을 통해 제작된다는 사실을 비롯해 광고업계의 살인적인 노동 강도, ‘슈퍼 갑’인 광고주 이하 단계별 ‘갑’과 ‘을’의 무수한 갈등 등 현실적인 지점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야 한다는 점은 <광고천재 이태백>의 중요한 숙제이기도 하다. KBS 입사 전 1년 반 동안 광고대행사 AE로 일했던 박기호 감독의 경험이 리얼리티의 실마리가 될 지도 모른다. 단, 트렌드의 첨단을 달리는 광고에 이미 익숙해진 시청자들을 감탄하게 할 만한 드라마 속 광고 아이디어로 16부작을 채워나가야 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숙제다.
전형적인 4각 구도, 식상하지 않을까?
돈 없고, 빽 없고, 스펙 없는 ‘3無’ 이태백이 가진 것은 넘치는 열정과 긍정의 힘이다. 금산애드 대표의 외아들이자 아이비리그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뉴욕 소재의 세계적인 광고회사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완벽주의자 애디 강은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전형적인 ‘차도남’으로 이태백과 대척점에 있다. 성실하고 수수하며 털털한 인턴사원 백지윤과, 미국 명문 광고 스쿨 출신의 세련된 미녀 AE 고아리 역시 완벽히 대조적이라는 면에서 다소 진부하다. 90년대 이후 미니 시리즈, 특히 전문직 드라마에서 즐겨 사용된 4각 구도와 ‘잡초같은 주인공 – 도도한 왕자(공주)님’ 설정이 안정적인 동시에 식상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과연 아직 드러나지 않은 아리의 과거와 지윤의 비밀은 이러한 전형성을 뛰어넘어 참신한 화학작용을 가져올 수 있을까?
지켜보고 있다
– 간판가게 마사장 역 고창석만이 할 수 있는 코미디 연기란? “큰 머리에 작은 모자를 쓴다. 그런데 그걸 남들이 쓰면 큰 모자인 거다”
– 이태백의 여동생 이소란 역 한선화의 고백, MBC <우리 결혼했어요> 제작진은 긴장하라.“진구 오빠는 오빠보다 남자친구면 좋겠어요. 오빠의 인간적인 외모와 성격, 열정적인 모습이 제 마음을 좀 흔들어 놓으셨어요.”
– 10년 전, MBC <러브레터>의 안드레아였던 조현재의 변신! “여려 보이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애디 강은 일에 있어 완벽하고 모든 면에서 야망 있는 캐릭터예요.” 하긴, 은하(수애)도 같은 시간 SBS에서 어마어마한 악녀로…
사진제공. 와이트리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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