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화신>, 돈으로 그린 뻔한 그림
다섯 줄 요약
첫 회 SBS 토 오후 9시 55분

이차돈(강지환)이 이강석이었던 1997년의 이야기. 강석의 아버지인 이중만(주현)이 벌인 불륜은 지세광(박상민)이 그 상대인 은비령(오윤아)를 차지함으로써 오랜 시간 품어온 배반의 먹이가 되고, 배반은 세광과 비령을 살인하려는 중만의 계획을 불러왔다. 그러나 이는 다시 지세광의 복수로 역전되고 말았다. 결국 세광의 계획대로 이중만의 본처인 박기순(박순천)은 세미 코마에 빠진 중만의 살인 미수 혐의를 입었고, 세광은 재판에서 그녀의 무죄를 입증시킨 후 다시 살인 혐의를 씌우기 위한 새 계획을 도모한다.

리뷰

불륜, 살인 미수, 비리 검사, 로비 등 극적 클리셰로 점철된 사건의 나열은 첫 회의 매력을 반감시켰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걷어내면, 그 밑그림엔 작품의 제목이자 주제인 ‘돈’이 명백하게 박혀있다. 이 세계의 최상위에 자리한 이는 가장 돈을 많이 가졌으며, 노골적으로 돈의 전지전능함을 말하는 이중만 회장이다. 이 회장의 늦둥이 아들 이강석(박지빈)은 그에게서 “아무도 못 이길” 총애를 받아 그와 함께 우두머리 자리에 위치하고, 이중만이 각별히 아끼는 여배우 은비령은 불륜 상대임에도 불구하고 본처인 박기순의 상위에 자리한다. 그리고 다시, 비령은 그녀가 기순을 괴롭힌 것에 앙심을 품은 강석의 협박에 휘둘린다. 돈에 의해 형성된 먹이사슬이 이를 뿌리로 한 권력에 의해 다시 전복된 것이다. <돈의 화신>은 ‘막장’으로 치닫는 에피소드를 나열하며 시선을 끄는 듯 하지만, 오히려 공고한 피라미드 같은 권력 구조와 이것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세태 그 자체에 매력이 있다. 빤한 설정의 사건들보다 이러한 힘의 구조를 감각적으로 주무르는, 작지만 구체적인 묘사가 있었다면 자극적인 코드 없이도 더 많은 설득력과 흡인력을 획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수다 포인트

– SBC 연예부 고호 기자(이승형)님 따라 방송국 가면 촬영 테이프 들고 비상구 계단을 서너 칸씩 뛰는 앤서니 킴 볼 수 있는 건가요.

– “야, 이 녀석 키 큰 거 봐”(박상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좀 봅시다. 우유를 얼마나 먹으면 저렇게 쑥 클 수 있는 겁니까?

– 응답하라, 1997! 강석 군은 회장님 자제인지라 ‘보이 런던’ 안 입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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