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렴풋이 즐거웠다면 그걸로 된 거야.’ 페퍼톤스의 EP < Open Run >의 첫 곡 ‘계절의 끝에서’는 이렇게 끝난다. 하지만 2012년은 그들에게 ‘어렴풋이’가 아니라 ‘뚜렷이’ 기억에 남을 시간이 아니었을까. 외투를 벗기는 봄바람과 함께 찾아 온 4집 < Beginner`s Luck >을 시작으로 여름 내내 뜨겁게 달린 클럽 투어를 포함해 이례적으로 많은 무대에 서며 계절을 보내더니 다시 옷깃을 여미는 찬바람에 EP를 실어 보내왔다. 록 밴드로서의 정체성이 뚜렷해진 4집에 대해 팬들은 반가워하거나 신기해하거나 또는 섭섭해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장원과 신재평은 여전히 4집의 연장선상에 있는 동시에 한층 더 ‘록킹’한 사운드로 감싼 EP를 건네며 이렇데 응답하는 듯하다. 지금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하긴 밴드로서 이보다 더 정직한 방법론이 필요한가? |
한 해에 앨범을 두 장 발매할 수 있는 밴드였다니. 게다가 1년 내내 공연으로 달릴 줄은 몰랐다.
이장원: 우리도 몰랐다. 4집을 낼 때부터 공연을 많이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지금의 5인조 밴드 포맷이 우리 입장에서는 굉장히 콤팩트해진 거라서 공연을 열심히 다닐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지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전에도 공연을 할 기회는 많이 있었지만 덩치가 크다보니 선뜻 하기 어려웠다. 이번에는 우리가 감당해낼 수 있는 게 많아졌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그런 활동의 끝에 이번 EP가 있는 건데, 왜 지금 내는 걸까 궁금했던 게 앨범을 들어보니 알겠더라.
신재평: 올해가 팬들한테도 그랬겠지만 우리한테도 특별한 해였다. 그래서 이번 EP는 올해가 지나가면 의미가 좀 퇴색되는 게 있었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일단 곡이 써졌다는 게 되게 중요했다. 이런저런 활동을 하다 보면 집중 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곡 작업이 수월하지 않은 경우가 보통이었는데 올해는 공연장 다니면서도 곡을 쓰고 싶다는 의욕이 많이 생겼다. 할 수 있겠구나 싶었고, 할 수 있으면 해 보자가 된 거다. 평소와 달리 부지런을 떤 해기 때문에 이렇게 밴드 포맷으로 공연을 하는 생활 속에서 쓴 곡들을 발표하자고 밑그림을 잡으니까 지금 내는 게 말이 되겠더라.
“4집이 화장기를 뺐다면 이번에는 세수도 안했다”
앨범의 첫인상이 ‘라이브로 듣고 싶다’ 였다. ‘록킹’하고 쭉 달리는 느낌이 라이브를 염두에 둔 작업인 것 같다.
신재평: 아무래도 올해는 우리의 방점이 라이브에 찍혀 있다. 우리 딴에는 공연장에서 참 많은 시간을 보냈으니 생각이 계속 그 쪽에 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작업 시간이 충분치 않았을 텐데 어떤 것에 집중했나.
신재평: 곡은 미리 써 두었지만 몰두해서 작업한 건 3주 정도였다. 급하게 하다 보니까 작전을 다 짜고 들어간 건 아니다. 그래서 약간의 우연들이 개입되었다.
이장원: 3주면 우리한테는 되게 짧은 기간이다. 원래 노래 녹음하는 데만 3주가 넘게 걸리니까. 그래도 밴드 멤버들이 이번 EP에 깊숙이 개입을 해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녹음도 따로 연주하지 않고 동시에 같이 하거나 해서 라이브가 더 궁금해지는 작업물이 나온 것 같다.
‘검은 우주’는 7분이 넘는 곡이다. 보통 록 밴드에게 7분은 대곡이라는 의미인데, 오히려 가장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곡이다.
신재평: 일부러 7분짜리를 만들려고 한 건 아니었다. ‘검은 우주’는 초반 4~5분 정도 반주가 거의 기타와 리듬만으로 이뤄져 있다. 기타 리프가 매력적으로 만들어져서 그 위에다 보컬만 얹으면 되겠다 싶은 단출한 구성으로 하고자 한 곡이고, 이후에 편곡을 하면서 마치 후반에 현악기가 나와서 대선을 이루듯 베이스가 나오면 기발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베이스는 밑단을 받쳐주는 악기인데 그게 후반에 나오는 편곡은 드무니까 재밌겠다 싶었다. 그리고 이 곡은 공연장에서 매력적으로 보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전주나 후주도 아끼지 않았다.
보컬과 가사도 인상적이다. 의식의 흐름 같기도 하고.
신재평: 굉장히 드라이 하게 만들었다. 이펙팅 과정에서 흔히 넣는 잔향도 없다. 우주에서 노래를 부른다면 반사되는 것 자체가 없으니까 잔향이 없을 것 같아서. 노래도 멋들어지게 들려주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빼고 있는 그대로, 발가벗은 톤으로 했다. 라이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얻을 수 있는 감동이 있지 않나. 음반에도 그런 느낌을 담고 싶었다. 4집 내고 나서 화장기를 뺐다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그야말로 세수도 안 한 거다. (웃음)
이장원: 4집 때도 뭘 더 하자는 느낌들이 있지만 그걸 참았던 건데 이번에는 더 참아야 했다. 물론 여전히 갈등은 있는 것 같다. 지금 완성된 걸 들어 봐도 아, 여기에 이렇게 이걸 좀 더 했으면 하는 생각들이 있다. 나름 꼼꼼하게 작업을 하는 편이라 그렇게 참는 노력을 해야 했지만, 어쨌든 이번 앨범은 날 것의 느낌을 세게 가져갔고 그게 다른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Furniture’도 그런 담백함이 두드러진다. 그래서 보컬에 집중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부담되지 않았나.
신재평: 사실 그 곡은 거의 데모라고 보면 된다. 올해 이사를 했는데 그 방에서 처음으로 작업을 한 거다. 하루 만에 피아노와 통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다. 가사를 쓰자마자 그걸 바로 읽으면서 한 번 완창을 했다. 일종의 가이드 보컬을 뜬 건데 그게 마음에 들어서 그냥 앨범에 실었다. 스튜디오에서 다시 불러보긴 했는데 이사 간 방에서 그 기분에 취해서 불렀던 게 느낌이 왠지 좋더라. 그래서 그냥 던지자는 느낌으로 실었다. 아무래도 음반은 공연에 오시는 분들이 아닌 분들도 듣게 되니까 설명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들려드리게 되지만, 포기하면 편하다. (웃음)
5인조 밴드 구성이기 때문에 데모와 최종 결과물의 차이가 예전보다 커진 곡도 있겠다.
신재평: 이번에는 확실히 컸다. 전작들은 거의 틀을 잡아 놓고 가는 그림이었는데 이번에는 (양)재인이 형이 친 ‘신도시’ 기타 솔로라든지 살을 붙이는 작업에서 즉흥적으로 결정된 라인들이 많았다. ‘노래는 불빛처럼 달린다’는 피아노랑 일렉 기타를 멤버 본인들은 녹음 하는 줄 모르고 왔다가 우리가 이것도 부탁해요 라고 바로 악보 드리고 치면서 만들어 나간 게 있다. 반면에 ‘계절의 끝에서’랑 ‘신도시’는 합주를 미리 해서 합을 맞춰 놓고 거기서 결정된 걸 스튜디오에서 다시 재구성 했다. 이런 두 가지 방식의 작업은 한 번도 안 해본 거였다.
스산함이 두드러진 ‘신도시’는 페퍼톤스의 음악 중에서 비교적 낯선 느낌이다.
신재평: 4집의 ‘아시안게임’의 연장선인데 보르헤스의 환상적인 소설이나 기형도의 시에서 볼 수 있는 기묘한 느낌을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노래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런 느낌의 단어를 골라 쓰는 곡들이 매 앨범 마다 꼭 있다.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지만 그 곡들을 골라 듣는 분들도 있고, 그런 느낌들은 고집으로 지켜가고자 하는 우리만의 컬러 중 하나인 것 같다.
“클럽 공연은 약간 비밀 얘기들이 쌓이는 것 같은 느낌”
4집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번 EP를 들으면서 결국 가장 궁금한 건 4집으로 활동하면서 받은 피드백이더라. 새로운 모습을 즐겁게 받아들인 분들은 물론, 이건 내가 좋아하는 페퍼톤스가 아냐 라는 반응도 있었을 텐데 반응이 예상과 어느 정도 비슷하거나 달랐나.
신재평: 대형 전문 기획사들은 수치를 점치고 예측과 결과치가 같은지 이런 것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걸 감안해서 음악을 만들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그런 팀도 회사도 아니다. 만들어진 결과물로부터 그 다음 행보들이 정해지는 방식이라, 반응에 대한 예상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 다만 음반을 세상에 내놓는, 이를테면 지금 같은 타이밍에 걱정은 많았다. 그 때서야 잘 한 짓일까, 많이 달라졌는데 받아들여질까 하는 걱정을 했다. 그래도 걱정 한 것 보다는 훨씬 더 좋게 들어주신 것 같다. 음악 활동 하면서 이번만큼 행복하게 보낸 적이 없는 것 같다. 가장 행복했던 1년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장원: 많이 행복했구나? (웃음)
이장원은 그렇지 않았나? (웃음)
이장원: 그게 아니라 최고로 행복했던 한 해라고 하니까 내년에 무슨 말을 하려나 싶어서. (웃음)
신재평: 내년은 없어. (웃음)
밴드 사운드로의 회귀가 어떤 의미에서는 페퍼톤스의 유니크한 무기를 일정 부분 내려놓았던 건데 그로 인해 많은 밴드 중 하나, ‘one of them’이 될 수 있는 위험 부담은 없었나.
신재평: 밴드 포맷으로 음악을 해도 페퍼톤스 음악을 유니크할 거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으니까 선택 할 수 있었다. 기존의 색깔에서 몇 가지를 빼긴 했지만 그게 우리를 평범하게 만들 거라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다른 부분에서 독특함이 도드라질 거라는 자신감은 지금도 있다. 우리는 무난한 음악을 만들고자 음반을 내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얼핏 들으면 그냥 밴드 음악처럼 들릴지 몰라도 그 안에 코드 워크나 베이스 라인, 리듬을 구성하는 습관이라든지 우리의 색채가 다 보존되어 있다. 물론 섭섭해 하는 분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매번 똑같은 음악만 발표하는 건 천천히 자살을 하는 거라고 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우리가 처음 음반을 냈을 때 사람들이 우리에게서 본 게 상쾌함이나 유쾌함 이런 것도 있지만 독특하고 참신하다는 말들이 있었다. 우리한테 바라는 게 참신함이기 때문에 전작하고 똑같은 걸 내서는 더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든 거다. 그래서 항상 모험을 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밴드가 아닌가 생각한다.
올해 공연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이런 강행군은 처음이지 않나.
이장원: 평균 2주에 한 번 정도는 한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는 굉장히 많은 거다. (웃음) 제일 큰 변화는 예전엔 작든 크든 어디 가서 뭘 연주해야 하는 일정이 잡히면 무조건 한 두 번은 날 잡아서 연습을 해야 했다. 그런데 올해는 밴드 만든 이래 거의 처음으로 내일 모레 공연이니까 연습 없이 가도 돼 하고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
특히 여름의 클럽 투어가 팬들에게도 본인들에게 특별했던 것 같다.
이장원: 클럽 공연이라는 게 하다 보면 우리도 그렇고 팬들도 볼품없어진다. (웃음) 굉장히 더운데 그 안에서 다 같이 볼품없어지는 게 약간 비밀 얘기들이 쌓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친구는 아니지만 친밀해진 느낌이랄까.
신재평: 매번 다른 지방의 클럽이었기 때문에 공연장까지 가는 길도 새로웠고 음향이나 무대 환경,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도 매번 다르고 특별했다. 이렇게 진하게 여름을 보낸 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인 것 같다.
밴드 필수과정을 단기속성 코스로 해낸 셈이다. 그래서 만화 주인공들이 여름 한 철 지옥훈련 끝내고 나면 한 단계 성장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다.
신재평: <공포의 외인구단> 같은 느낌이 좀 있다. 공간이 좁으니까 드럼 심벌이 귀 옆에서 너무 세게 울려서 클럽 공연 중반쯤에 오른쪽 귀에 저음 이명이 생겼다. 돌발성 난청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는데 영구적인 청력 손실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약 먹고 안정을 취해서 지금은 문제가 없는데 그 때는 좀 놀라기도 했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지고 나서 생각하니 그렇게 고생했는데도 또 하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이장원: 클럽 투어 시작이었던 대구 공연. 너무 덥고 힘들었는데 처음인데다 앞으로 일곱 군데 더 남았다는 생각에 죽었다 싶더라. 반면에 전주 공연은 마지막이라서 어우, 힘들어 이런 느낌이 좀 있었다. 맥주 마시고 엘리베이터 탔을 때 집 앞에서 가장 요의를 참기 힘든 것처럼. (웃음) 우리가 한 게 썩 마음에 안 들었던 때도 있고 사운드가 잘 안 나와서 속상한 적도 있었지만 기분은 다 좋았던 것 같다.
“연말 공연은 올해 했던 모든 공연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신재평: 엄청 부담되었고 지금도 부담된다. 많이 불러도 실력이야 좋아져봤자 오십 보 백 보인 거고, 다만 무대 공포증까지는 아니지만 마이크 앞에 설 때 불안하고 긴장되는 게 있었는데 그건 많이 없어졌다.
이장원은 학업과 병행하느라 더 힘들었겠다.
이장원: 작업만 하면서 바쁜 거랑 공연을 뛰면서 바쁜 건 또 달라서 공부를 열심히 못 했지. 원래 더위에 굉장히 약한 편이라 여름에 잠깐 정신이 없었다. 공연 끝나고 서울이나 대전에 가 있으면 눈에 힘이 안 들어가서 넋 놓고 있다가 주말 되면 또 공연하러 어디 가고. 그러다보니 다른 일을 하기가 좀 힘들었다. 졸업은 해야 하니까 이제 열심히 공부 해야지.
사이사이에 라디오 게스트도 했다. 이장원은 MBC <스윗 소로우의 정오의 희망곡>(이하 <정오의 희망곡>에서 ‘지식왕’의 위엄을 뽐냈는데, 그렇게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실제 본인은 얼마나 닮았나.
이장원: 지식왕은 스태프들하고 뭔가에 대해 얘기하다가 내가 에이, 그건 이런 거잖아요 라고 했더니 갑자기 작가님이 지식왕인데? ‘지식왕 이장원’으로 코너를 바꿔볼까 라고 해서 시작된 거다. 아무리 이상한 질문에도 다 답할 수 있는 캐릭터는 어떻겠냐고 해서 한 건데 곤란한 질문에 순발력 있게 대답을 잘 했었나 보더라. 기본적으로 설정이 있는 코너라 당연히 실제 나와는 다르지 않을까? 사람들이 지식왕 얘기를 하면 그건 내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 방송에서의 설정은 신재평을 따라 갈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신재평: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웃음)
이장원: (유)희열이 형도 그런 얘기 했잖아. 얘가 굉장히 상스러운 농담을 하는 애인데 방송에서는 그런 걸 빼니까 착하기만 하고 재미가 없다고. (웃음) 사실 재평이는 DJ도 해봐서 예의가 바른데 나는 주로 게스트를 하던 편이라 독한 말밖에 할 줄 모른다. 게다가 지식왕은 굉장히 재수 없으신 분이었거든. 내가 아무리 이상한 말을 해도 모두가 나한테 맞춰야 하는 버릇이 생긴 것 같아서 고치고 있다. (웃음)
연말 공연에 대한 소개에 ‘최대 규모와 최고의 퀄리티로 야무지게 준비한’ 이라는 말이 있던데 어떤 것을 기대해도 될까.
신재평: 올해 좋은 기억으로 남은 공연들이 참 많은데 그 모든 공연보다 더 좋게 만들어야지 하는 각오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무대도 넓고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욕심을 낼만 한 규모니까 거기에 맞는 효과와 음향도 빠뜨리지 않도록 할 거고.
이장원: 일단 제일 큰 골자는 우리 음악이고 이걸 어떻게 들려드릴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음악을 가장 효과적으로 들려드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다. 무대가 넓어지고 더 많은 사람이 있다고 해서 케이블을 타고 날아다니거나 하진 않는다. 우리 태생이 그런 걸 멋지게 소화하는 타입은 아닌 것 같다.
신재평: 무대에서 멘트 안 짠지도 오래됐다. 멘트왕 이장원이 있기 때문에 얘만 데리고 들어가면 해결되니까. 가끔 아슬아슬할 때도 있다. (웃음)
이장원: 인생은 외줄타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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