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1부 EBS 밤 9시 50분
금붕어를 살찌게 만든 어항의 물과 양분이 순식간에 빠진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커져버린 몸집은 금붕어의 호흡을 더욱 힘들게 만들뿐이며,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던 금붕어는 마지막 숨을 헐떡이다 죽게 된다. ‘자본주의’ 1부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반복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어항 속 금붕어에 비유했다. 단순히 자료화면과 자막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개념을 설명했다면 경제 교과서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지루한 다큐멘터리였을 것이다. 그러나 은 아무런 내레이션 없이 몇 초 동안 맥없이 죽어가는 금붕어의 눈빛을 클로즈업하며 보는 이에게 경종을 울렸다.
은 시종일관 차분한 어조를 유지하면서도 뒤통수를 때리는 탁월한 비유로 시청자의 시선을 뺏은 채, “자본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원론적인 질문으로 시작해 “남의 돈을 뺏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현대사회”라는 결론을 도출해 나간다. 특히 지급준비율의 뜻을 설명하며 은행이 돈을 만드는 과정과 김미영 팀장이 매일 대출문자를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연결시키는 등 교과서에서만 존재하던 경제 용어를 현실 세계와 결부시키는 구성방식은 탁월하다. 모두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었던 “돈이 전부인” 자본주의 사회의 불편한 진실, 혹은 굳이 알고 싶지 않았던 “모든 돈은 빚에서 시작된다”는 서글픈 현실. 은 잔인하게 헤집어놓은 자본주의 실체의 일부를 들이밀었다. 그리고는 이미 충분히 좌절한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왜 내가 이걸 알아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걸 알아야 이제부터 할 더 중요한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남은 4부를 반드시 챙겨봐야 할 이유가 생겼다.
글. 이가온 thirteen@
금붕어를 살찌게 만든 어항의 물과 양분이 순식간에 빠진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커져버린 몸집은 금붕어의 호흡을 더욱 힘들게 만들뿐이며,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던 금붕어는 마지막 숨을 헐떡이다 죽게 된다. ‘자본주의’ 1부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반복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어항 속 금붕어에 비유했다. 단순히 자료화면과 자막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개념을 설명했다면 경제 교과서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지루한 다큐멘터리였을 것이다. 그러나 은 아무런 내레이션 없이 몇 초 동안 맥없이 죽어가는 금붕어의 눈빛을 클로즈업하며 보는 이에게 경종을 울렸다.
은 시종일관 차분한 어조를 유지하면서도 뒤통수를 때리는 탁월한 비유로 시청자의 시선을 뺏은 채, “자본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원론적인 질문으로 시작해 “남의 돈을 뺏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현대사회”라는 결론을 도출해 나간다. 특히 지급준비율의 뜻을 설명하며 은행이 돈을 만드는 과정과 김미영 팀장이 매일 대출문자를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연결시키는 등 교과서에서만 존재하던 경제 용어를 현실 세계와 결부시키는 구성방식은 탁월하다. 모두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었던 “돈이 전부인” 자본주의 사회의 불편한 진실, 혹은 굳이 알고 싶지 않았던 “모든 돈은 빚에서 시작된다”는 서글픈 현실. 은 잔인하게 헤집어놓은 자본주의 실체의 일부를 들이밀었다. 그리고는 이미 충분히 좌절한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왜 내가 이걸 알아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걸 알아야 이제부터 할 더 중요한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남은 4부를 반드시 챙겨봐야 할 이유가 생겼다.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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