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프라임>, 삶을 성찰하는 음악을 찾아서
, 삶을 성찰하는 음악을 찾아서" /> EBS 월-목 밤 9시 50분
본질적 질문에 대한 답은 때로 가장 어려운 답이기도 하다. 수없이 반복되어왔을 그 물음에 대해 근본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새롭게 답해야하기 때문이다. ‘음악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는가’ 3부작은 그에 대한 하나의 모범답안과도 같다. 이 방송은 “여러분에게 음악은 무엇인가요?”라는 근본적이고 친숙한 질문을 던지고, “익숙하다가 곧 낯설어지는 여행, 음악을 듣는 건 그 두 길을 즐기는 과정”이라는 답을 제시한다. 1부 ‘시간의 주인’에서는 익숙함과 예기치 않음의 변주인 일상을 “흉내 내고 시간을 새롭게 배열”하는 리듬의 속성으로 우리를 사로잡는 음악의 매력을 들려주고, 2부 ‘집으로 가는 길’에서는 안정과 도발의 이중주를 거쳐 집을 찾아가는 멜로디의 여정을 통해 음악의 본질을 설명한다.

이 해답을 압축적인 영상미로 구현해내는 연출도 인상적이다. 짧은 시간에 음악의 역사와 수많은 장르를 아우르는 깔끔한 편집, 적절한 예시곡을 통한 간결한 설명, 그래픽과 애니메이션 같은 다양한 기법 등 공들인 구성이 음악과의 동행을 더욱 즐겁게 만든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다큐가 가장 인상적인 이유는 음악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이 우리의 일상을, 삶을 새롭게 돌아보게 하는 데 있다. 음악은, 초침이 움직이고, 지하철이 역으로 들어오고, 놀이기구가 돌아가고, 사람들이 지나가는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다양한 소리와 익숙한 풍경에서 탄생하고, 일상은 그 음악의 새로운 시선을 통해 다시 흥미로워진다. 음악이 우리를 사로잡는 이유는 그것이 결국 우리와 우리의 삶에 대한 다채로운 해석이기 때문이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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