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유령은 사라졌으나 죽지 않았다
. 유령은 사라졌으나 죽지 않았다" /> 마지막 회 SBS 목 밤 9시 30분
잘못을 되돌려야 한다는 김우현(소지섭)의 말을 기억하고 있다면 팬텀 조현민(엄기준)의 자살로 끝나버린 의 마지막과 이것으로 ‘다 끝났다’는 박기영의 말은 진실의 실체를 되묻게 한다. 오직 복수를 위해 명백한 살인을 저질렀지만 사법적 심판은 교묘히 피해온 조현민은 기영이 고위층 비리의 실체인 ‘조현민 리스트’를 세상에 공개했을 때조차도 “시간이 조금만 흐르면 다들 잊”을 것이라며 죄책감을 모르던 의 명백한 진범이다. 그런 조현민이 신효정(이솜)과의 사랑과 그녀의 임신 사실을 전해들은 직후 그녀를 떨어뜨린 자리로 떨어져 죽은 것은 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결론이다. 결국 조현민의 내적 동요는 ‘사랑과 아이’로 인해 발생했을 뿐 그동안 그가 살해한 망자들에 대한 죄의식이나 오류에 대한 반성은 더 이상 확인할 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진범은 자기 파괴적으로 소멸되었고 이것으로써 세상은, 적어도 겉으로는 다시 평화를 찾은 듯하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쉽게 안 바뀐다”는 권혁주(곽도원)의 말마따나 세강 회장직에 “완전 조현민 짝퉁” 조재민(이재윤)이 오르고 조현민 개인은 죽어도 그의 리스트의 실세들은 여전히 건재하며 지금도 온오프라인 곳곳에서 얼굴 없는 실체들이 제 구미에 맞게 무엇이든 조작하려드는 세상이 있는 한 팬텀은 사라졌어도 아직 유령은 사라지지 않았다. 조현민의 죽음은 그저 하나의 끝일 뿐 결코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진실을 보여준 마법이 아니기에 ‘다 끝났다’는 기영의 말은 잠시 미뤄둬야 할 미완의 결론이며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우현의 후회와 충고는 계속돼야 한다. 그렇기에 ‘경찰은 포기하면 안 된다, 진범을 잡아야 한다’는 우현의 말의 주어는 가면을 쓰고 무책임하게 온오프를 오가는 이들 모두로 치환될 수 있고 진범은 계속 찾아야 할 진실이다. 유령은 사라졌으나 죽지 않았다. 이것이 이후에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의 메시지다.

글. 정지혜(TV평론가) 외부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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