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오예~” 버스커버스커의 김형태는 키위 새가 주인공인 게임 ‘더 뉴질랜드 스토리’를 시작하며 이렇게 소리 질렀다. 하지만 4분 4초 만에 끝난 첫 도전은 그의 여정이 쉽지 않음을 예고했다. 장범준, 브래드와 그 여자친구까지 왔다 가고, 김형태가 아무리 눈을 번뜩여도 3번째 왕은 등장할 줄 모른채 시간만 하염없이 갔다. 결국 그는 게임 시작 13시간 22분 만에 원 코인 미션 클리어를 포기하고 마지막 왕을 깨기로 한다.

Best or Worst
Best: “괜↗찮아↘요.” 김형태가 15시간 41분 동안 게임을 하며 가장 많이 한 말이다. 기껏 끝판까지 가서 허무하게 죽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게임을 하면서도 그는 “아, 이제 어떻게 하는지 알겠네요”라며 더 힘을 얻는 청년이었다. 온게임넷 의 소소한 자막 효과는 바로 이러한 김형태의 무한 긍정과 만나 활발한 화학작용을 만들어냈다. 옆에서 형들이 정신없이 훈수를 둬도 그는 걸스데이의 ‘반짝반짝’ 가사 ‘마마마마마마’를 외치며 게임기를 눌러댔고 요란하게 등장하는 ‘마마마마마마’의 자막은 그의 간절함을 극대화했다. 동시에 갑자기 아이언 맨 장난감의 불을 켜고 “아이언 맨이 지켜줄 거예요”라고 말하는 김형태에게 자막으로 ‘내가 왜 널’이라고 받아칠 땐 시간이 갈수록 멀쩡한 그와 “할 일이 너무 많”아 조급한 조연출이 비교되는, 웃지 못할 순간이 나오기도 했다. 졸려도 웃고 있는 김형태를 클로즈업만 해도 시선을 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깨알 같은 자막 효과가 더해지며 시청자들은 출연진과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으로 방송에 몰입하게 됐고 게임하는 토끼, 김형태에게 더욱 빠져들 수 있었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게임하기도 바쁠 텐데, 프로듀서에게 “형님, (저 캐릭터) 키위 새래요”라고 설명해주는 형태. 너무 귀여워서 우짜지?
– “녹화 전엔 세 시간만에 깬다며?”할 땐 얄밉다가도 “형이 안 도와줘도 되는 거야?”할 땐 다정한 장범준. 역시 장범준은 사랑입니다.
– 다음은 김형태와 브래드의 (말이 통하는) 대화입니다.
브래드: What is name of this game?
형태: 뉴질랜드, 버드. 키위, 버드.
브래드: Ah-ha.
형태: 어? 푸르츠 키위, 왓 네임?
브래드: Kiwi, same.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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