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이 굴다우면 최셰프의 스타일이 아니죠!” <최현석 셰프의 크레이지 타임 시즌2>(이하 <크레이지 타임 2>)는 최현석 셰프의 이 발언이 과한 자신감이 아님을 보여주는 요리 프로그램이다. 최현석 셰프는 정통 요리법을 답습하기보다 자신만의 레시피로 ‘굴 두부’나 `삼계탕 무스` 같은 빤하지 않은 요리를 만들어내는 이다. 요리 방송은 고유한 빛깔의 신선한 제철 재료로 요리를 만드는 모습을 충실하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보는 이의 식욕은 물론 시각과 청각까지 자극한다. 이것만으로도 방송으로서 기본적인 재미가 보장되지만 <크레이지 타임 2>는 여기에 최현석 셰프의 창의적이고 도발적인 레시피를 더한다. 유명 셰프의 능숙한 손놀림은 미학적으로 아름답기까지 하고 초고추장에 우유와 생크림이 더해져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재밌지 않습니까”라는 그의 말버릇처럼 상상력을 자극하는 마술 쇼 같다.
평범하지 않은데다 재미있기까지 한 요리 프로그램 <크레이지 타임 2>의 베이스가 최현석 셰프의 독창적 레시피라면 여기에 마지막 소스로 맛을 더하는 것은 황경하 셰프다. 황경 혹은 황경 래리 잭슨이라 불리는 황경하 셰프의 역할은 조수와 오징어 먹물 같은 이상한 재료의 시식 담당이지만 그의 진짜 활약은 최현석 셰프와의 만담 쇼에 있다. 주로 최현석 셰프가 황경하 셰프의 작은 실수에 “너 면접 보러 다니니? 요즘 요리사가 귀해서 자리는 쉽게 얻을 수도 있어. 내가 추천장 써 줄 테니까”라고 공격하고 그가 “그것도 나쁘지 않네요”라고 소심하게 받아치는 느슨하고 소소한 아옹다옹 만담을 보고 있으면 상하관계가 극단적으로 분명한 주방의 특성에서 기인한 실웃음이 난다. <크레이지 타임 2>가 유명 셰프의 이름에서 기대할 수 있는 ‘하이-엔드 레시피’에 그치지 않고 요리 ‘방송’으로서 보고 듣는 재미까지 선사하며 일상에 지친 몸과 영혼을 ‘힐링’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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