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 때쯤,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는 가장 뜨거운 프로그램이었다. 비록 방송 4회 만에 출연자의 재도전 논란으로 한 달 휴식을 가졌지만, 그 후 ‘나가수’는 음원 차트를 휩쓸고 스타의 재발견을 이끌며 대표적인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이 됐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다르다. 지난 2월, ‘나가수’는 작년만큼의 환호를 받지 못한 채 퇴장했고 MBC 노조의 파업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나가수’를 처음 기획했고 오는 22일 시작하는 ‘나는 가수다 2’(이하 ‘나가수 2’)를 맡게 된 김영희 PD의 고민은 끝이 없다. 7명의 가수를 캐스팅하는 기준부터 평가를 내리는 방식, 미션 곡을 준비하는 것까지 그의 관심은 온통 새롭게 만드는 ‘나가수 2’로 다시 한 번 열풍을 일으키는 것에 쏠려있었다. “‘신들의 전쟁’이 아닌 ‘신들의 축제’를 만들겠다”는 김영희 PD 표 ‘나가수 2’는 어떤 모습일까.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영희 PD로부터 얻은 ‘나가수 2’에 대한 7개의 힌트를 공개한다.4월 22일: “‘나가수 2’ 첫 방송은 4월 22일이다. 물론 지금 MBC가 총파업 중이기 때문에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한 주 정도 연기될 수 있다. 하지만 ‘나가수 2’는 이미 지난 3월 초부터 미뤄졌다. 만약 이번에 또 연기된다면 출연자의 스케줄이나 음반 발매, 해외 콘서트 기획 일정에 너무 큰 차질이 생긴다. 공정방송을 위한 후배들의 파업은 심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하지만, 제작자로서 훌륭한 무대를 시청자에게 보여드리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22일 전에 파업이 해결되길 바란다.”
7명의 가수: “아직 확정되지 않은 분이 있어 라인업은 한 주 뒤에 공개하겠다. 출연을 확정한 분들 중에는 시즌 1에 나온 가수도 있다. 그 가수는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를 바탕으로 결정됐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협의했지만 부담감이 너무 크다며 제안을 거절한 아이돌 멤버도 있어 아쉽기도 하다.”
생방송: “녹화 방송이 기본이고 생방송은 적극 검토 중이다. 생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음향 기술과 가수들의 사기 저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하지만 기성 가수들이 만족할만한 음향 기술을 갖추는 게 쉽지는 않다. 또 가수들은 ‘나가수’ 무대에 오르면 오를수록 긴장을 하기 때문에 생방송으로 진행하면 제대로 된 실력을 못 보여줄 위험부담도 있다. 이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싶다. 또한 격주로 방송되던 중간 점검을 대체할 형식과 개그맨 매니저 대신 가수들의 실제 매니저가 출연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1위와 7위: “‘나가수’에서는 7위가 탈락했지만 ‘나가수 2’에서는 1위와 7위 모두 프로그램을 떠난다. 경쟁구도는 프로그램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가수들에게는 너무 죄송하지만 버릴 수 없었다. 다만 7위를 한 가수가 전혀 부끄럽지 않게, 1위를 한 가수 또한 명예롭게 무대를 떠날 수 있도록 하겠다. 순위 발표도 가수들을 앉혀놓고 하는 대신 1위와 7위만 발표할 생각이다. 순위는 생방송 체제가 확정된다면 현장에 있는 청중 평가단과 시청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재택 평가단에 의해 결정된다. 순위에 반영되는 두 평가단의 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미션: “무조건 지르는 ‘나가수’ 식 창법과 비슷한 편곡을 지양하기 위해 보컬리스트 뿐 아니라 가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섭외를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다. 실제로 출연이 확정된 가수 중에는 싱어 송 라이터도 상당히 많다. 또한 미션 곡은 리메이크된 곡 뿐 아니라 해외 팝, OST, 본인의 노래, 여러 노래를 섞어 편곡하는 매시 업 등 다양한 노래로 구성된다. ‘나가수’ 때 미션 곡이 7080 음악으로 편향돼 올드한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다양한 음악적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다.”
음원: “‘나가수 2’에 나오는 곡의 음원 서비스는 계속한다. ‘나가수’ 때 음원 차트를 장악해서 본의 아니게 다른 가수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나가수 2’는 그 때처럼 음원 차트를 ‘올킬’하지는 못할 거다. 시청자, 네티즌도 ‘나가수’ 때처럼 신선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 같다.”
김건모: “‘나가수 2’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김건모다. 김건모 본인은 굉장히 부담스러워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미안함이 너무 커 그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보답하고 싶다. 그래서 실제로 김건모와 그의 지인들과도 몇 번 만나서 설득을 했다. 김건모가 아직 출연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시청자들, 특히 나를 위해서라도 결심을 해주길 바란다. 김영희 PD와 김건모의 재도전, 멋있지 않을까? (웃음)”
사진제공. MBC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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