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 온스타일 밤 11시
4년 전 Mnet 가 대중들이 궁금해 했던 이효리의 사생활을 공개했다면, 온스타일 (이하 )는 이효리가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효리가 사는 법’이다. 그래서 처럼 침대에서 일어난 순간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촬영하는 과정에서 찾아낸 깨알 같은 재미나 핫이슈는 없다. 대신, 는 정재형의 피아노 연주처럼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이효리가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태도로 세상을 대하는지 슬쩍 보여준다. 제인 버킨을 만났을 때 패션이 아닌 아동 복지로 대화의 물꼬를 튼 이효리는 같은 소셜테이너로서 “사회운동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을 던지고,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자막은 ‘한국과 프랑스의 대표 패셔니스타’였지만, 디자이너 요니P가 제인 버킨에게 이효리를 소개할 때를 제외하고는 세 사람의 대화에서 ‘패션’이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가 ‘소셜클럽’이라는 포맷을 핑계로 무언가를 가르치려 든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건, 이효리기에 가능한 것이다. 매 회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핵심을 저버리지 않으면서도 포장, 설정, 연출이란 게 없다. ‘소셜클럽’ 멤버 중 한 명인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을 “노처녀에 욕쟁이 할머니 같은 스타일”이라 소개하고, 방송 출연을 위해 한껏 단장한 멤버에게는 “못 보던 얼굴이다?”, “촌스럽게, 방송한다고 파마하냐?”고 구박한다. 하지만 채식주의, 텃밭 가꾸기, 자선바자회와 같은 주제가 나올 땐 진지한 태도로 경청한다. 결국 는 버라이어티부터 리얼리티 프로그램까지 두루 경험한 엔터테이너 이효리와, 뚜렷한 소신을 지녔고 그것을 실천에 옮길 줄 아는 인간 이효리의 교집합이다.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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