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곳곳에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모습이 발견된다. 이제, 김 총수야말로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는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라 칭해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MBC 의 ‘나는 하수다’와 MBN 의 ‘셰프를 꿈꾸며’, tvN 의 ‘위크엔드 업데이트’, TV조선 의 ‘10PM 홈쇼핑’ 등 지상파부터 케이블, 종합편성채널까지 구석구석에서 그의 비주얼을 패러디했다. 하여, 가 북슬북슬한 곱슬머리와 거친 수염, 의상, 말투의 싱크로율로도 모자라 주변 인물까지 하나하나 꼼꼼하게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누가 가장 그와 비슷한지, 아니면 누굴 가장 혼내고 싶은지 각자 생각해보자.

시사코미디│쉐도우 오브 김어준
시사코미디│쉐도우 오브 김어준
MBC 앞에서도 쫄지 않는 신 총수

털 생착률: 80%
부자연스럽게 컬링 된 헤어는 고데기에 힘입은 것임을 명백하게 드러내지만, 인중과 턱선을 따라 넓고 진하게 분포된 수염만은 원래 자신의 것인 양 탐스럽다.
코스튬 지수: 7
김어준 총수가 고 노무현 대통령의 3년 상을 치른다는 의미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늘 착용하는 것과 같은 블랙 타이는 적합, 그러나 팔뚝이 너무 꽉 껴 터질듯한 재킷 소매는 부담.
18금 지수: 8
진짜 사발을 들고 “욕 할라면 욕해! 나 안 돌아~ 사발!”을 외치는 패기.
청출어람 지수: 9
김어준 총수 못지않게 귀청이 떨어질 만큼 호탕한 웃음소리, MBC 예능국장에게 “()시간대 빨리 바꿔줘요! 우리 후배들 안 놀게!”라고 큰소리칠 수 있는 배짱.
김어준의 친구들: 개그계의 사형선고를 받고 벼랑 끝에 서 있는 안 웃긴 남자 정봉투 의원(고명환), MBC 공채 개그맨 아닌 낙하산 출신 조진우 기자(조현민), 존재감 제로 김농민(유상엽)
업그레이드 포인트: ‘목사 아들 돼지’ 김용민 교수 몸집의 반밖에 되지 않는 김농민은 살을 찌워라. 아니면, 유민상이나 김준현을 대체 투입하라. 몸무게 세 자리 이하는 자격 미달이다.
시사코미디│쉐도우 오브 김어준
시사코미디│쉐도우 오브 김어준
‘까까’ 잘 씹는 딱지일보 김어중 총수

털 생착률: 70%
며칠은 감지 않은 듯 떡 져 있고, 그나마도 매회 스타일이 달라지는 일관성 없는 헤어. 김어준 총수에 비해 숱이 적고 얇아 다소 야비해 보이는 콧수염 또한 마이너스 요인이다.
코스튬 지수: 9
블랙 타이와 브라운톤의 재킷, 루즈한 핏의 청바지까지 완벽한 스타일링 감각
촌철살인 지수: 9
“까까는 씹어야 맛이지! 아직도 씹을 까까가 많은데. 나는 까까가 좋아!”
김어준의 친구들: 다이어리를 주겠다, 상품권을 주겠다는 둥 공약을 남발하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라 외치는 마스터 셰프 이명백(이명백), 걸핏하면 공주수첩을 꺼내어 드는 박 비만대책위원장(김미진), 최근 조리반장직을 사퇴하고 식당 평직원이 된 앵그리 홍 씨(김일희), 경력 1년 차 요리평론가 안 선생(오민우)과 산골의사(박병규), 서울 재래시장 상인 박 씨(공민영), 그리고 ‘학교’에 잡혀 들어간 봉주르
건투를 빈다: DDOS 냉장고, BBK 치킨 등 어딘가 낯익은 명칭들이 등장하지만, 개그는 개그일 뿐. 쫄지 마!!!(주어 없음)
시사코미디│쉐도우 오브 김어준
시사코미디│쉐도우 오브 김어준
그냥 독창적인 딴지헬스 김아준 총수

털 생착률: 30%
막 자라게 방치한 듯 자연스러운 김어준 총수의 헤어와 달리, 미용실에서 방금 롤 말고 나온 듯 너무나 엘레강스하고 탱탱한 웨이브. 심지어 가르마조차 반대 방향. 턱에 소심하게 붙은 ‘이방 수염’도 있으나 마나.
코스튬 지수: 2
광택 있는 셔츠도 가뜩이나 낯선데, 트레이드 마크인 블랙 타이까지 없으니 김어준인지 누군지 알 게 뭔가.
김어준의 친구들: 멤버들도, 꼼꼼한 ‘가카’도 없다. 달랑, 앵커 장진 감독뿐.
업그레이드 포인트: 화학작용을 일으킬 인물이 필요하다. 늘 애증 어린 눈으로 김어준을 주시하고 있는 진중권을 섭외하라. 안 되면, 윤종신을 섭외하라. 이것도 안 되면 정우성을 섭외하라. ….그냥, 장진 감독이 진중권 코스프레를 하는 수밖에 없겠다.
건투를 빈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김어준 총수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은 패러디의 후발주자로서 견지하는 전략적 태도라 믿어 의심치 않겠다. 어쨌든, 앞선 패러디들과 확실하게 차별화되긴 했다.
시사코미디│쉐도우 오브 김어준
시사코미디│쉐도우 오브 김어준
오 마이 아이즈!를 부르는 F4 김어준

털 생착률: 9%
숱이 적어 슬픈 머리카락과 수염.
코스튬 지수: 1
의상은 똑같다. 그러나 김어준 총수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가녀린 몸이 에러다. 완전 ‘간디 작살’일지는 모르겠지만.
청출어람 지수: 5
딱히 탐나는 구성은 아니지만, 김어준 총수의 매력에 빠진 여성들을 위해 F4 세트를 만든 정성만은 갸륵하다.
김어준의 친구들: 답답한 속을 뻥 뚫어주고 시원하게 욕설을 내뱉어 주는 김어준 1, 헌정 아부와 엿을 선사하고 모든 이야기를 자기 자랑으로 승화하는 깔때기 기능 가능한 김어준 2, 남의 뒷일을 잘 캐내고 각종 비리에서 풍겨오는 구린내를 잘 맡는 김어준 3. ‘꼼수 4종 세트’라고 했지만 사실은 아무데나 갖다 붙인 무리수.
업그레이드 포인트: 차라리 전인권, 해그리드, KBS 의 천지호, YB의 허준을 한 세트로. 그것도 마음에 안 든다면 지상렬과 김도향이 있다.
건투를 빈다: 고 말하고 싶지만, 2회 만에 프로그램이 사실상 폐지됐으니 그냥 패스.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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