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물고기>, 참 멀리도 돌아왔다
, 참 멀리도 돌아왔다" /> 마지막회 MBC 월-금 저녁 8시 15분
솔직하게 말하자. 는 복수를 위해 연인을 배신하는 남자와 그에게 다시 복수하는 여인의 이중 복수극을 내세웠으나, 사실 이는 그들이 사위와 장모로 만난다는 자극적인 설정을 만들어내기 위한 시시한 맥거핀에 불과했을 뿐이라고. 한두 줄의 시놉시스에서 시작된 작품이 수작이 되는 경우는 있지만, 엽기적 인물관계도 하나로 장편일일극을 끌고 갈 수는 없는 법이다. 기획의도에서도 드러나듯이 “새로운 막장의 다크호스. 복수, 세대를 넘나들며 우려먹었을 영원한 테마 멜로. 이보다 진부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두 가지가 믹스된다면?”이라는 발상 외에 아무런 대책도 없었던 이 표피적 복수극은 그래서 그 치명적 허점을 비정상적 인물들의 기괴한 악행과 임신, 유산, 자살 시도, 불치병이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 구조로 메워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제1막 태영(이태곤)의 복수와 제2막 지민(조윤희)의 역복수로 이뤄진 이 드라마의 진정한 주체는, 복수의 집행자를 오히려 수동적 피해자로 전락시킨 두 막장 엄마 캐릭터 윤희(윤여정)와 강여사(정혜선)가 되었다. 복수극 장르로서 최소한의 카타르시스를 비껴간 대신, 모든 인물들이 서로에게 분풀이하는 앙갚음 서사를 완성시킨 의 진정한 기획의도는 어쩌면 주부 시청자들의 일상적 스트레스를 구조화한 드라마였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산으로 간 내용을 증명이라도 하듯 마지막 회에서 태영과 지민의 사랑은 섬의 정상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이했고, 그 결말은 윤희와 태영의 단 두 개의 대사로 요약될 수 있다. “징글징글한 것들, 어떻게 기어이…”, “참 멀리도 돌아왔다.” 드라마사에 심인성 장애라는 새로운 병명을 추가한 것과 ‘저품격 언어 사용 최다 드라마’의 명예는 그 과정의 보너스다.

글. 김선영(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