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선수들은 다르다
, 선수들은 다르다" /> 목 KBS2 밤 11시 15분
안정된 토크쇼에는 정겨움이 있다. 영화 의 홍보를 위해 출연한 임창정, 엄지원과 SBS ‘영웅호걸’의 이진, 홍수아라는 다소 부정합에 가까운 게스트가 출연했음에도 에는 시종일관 조화로운 웃음이 흘렀다. 걸그룹의 조상 이진과 그의 가수 선배 임창정이 오랜만에 히트곡 안무도 보여주었으니 10여 년 전 추억여행부터 최근 근황과 작품 홍보까지 동시에 한 셈이다. 게스트의 조합 상, 새로운 것이나 미묘한 분위기가 없는 한 회였지만 이번 방송이 주목할 만한 이유는 돌아온 박명수와 어깨에 힘을 뺀 임창정 때문이다. 지난 몇 주 동안 박명수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고, 그가 차지한 포지션은 개그감이 떨어진 자의 그것이었다. 그러던 박명수가 오랜만에 ‘쩜이’ MC로서 웃음 포인트를 짚어내고 진행까지 이끌어갔다. 체력이 돌아온 박명수는 임창정의 ‘단신’ 해명에 일어서기를 권하며 그후 시사회 티켓 반납 등의 타박으로 엮인 상황극을 이어갔고 홍수아에게는 “뭘 봐”라는 호통으로 지루할 만하면 웃음을 터트렸다. 시종일관 여기저기 참견하며 적절한 타박을 일삼다가도 2세 관련 이야기에서는 “그만합시다”라는 짧은 한숨으로 스스로도 희화화했음은 물론이다. 또한 주고받기에 능한 임창정은 모처럼 나온 예능 토크쇼이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으며 토크의 중심에 서는 관록을 선보였는데, 제일 가장자리에 앉음으로써 이야기가 가운데로 모아지는 효과까지 발휘했다. 매일 당하다가 오랜만에 건방진 거성의 존재감을 뽐낼 수 있었던 데에는 평소 박명수의 역할을 맛깔스럽게 받아준 임창정이라는 훌륭한 거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아무런 이슈가 없어도 소소한 웃음을 뽑아낸 이 두 명의 선수는 예능 토크쇼가 얼마나 유기적인 플레이를 요하는 스포츠인지 보여주었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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