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100퍼센트] <슈퍼스타 K2>, 최고의 무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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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실력 있는 사람이 우승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더 노력하겠다. 지난 주 김지수, 장재인 조의 ‘신데렐라’처럼 음악으로 전할 수 있는 전율을 좀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 Mnet 김태은 PD는 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신데렐라’는 없었다. 김지수는 다시는 ‘신데렐라’처럼 자신의 느낌을 살린 곡을 편곡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래도 ‘바람아 멈추어다오’에 ‘너 때문에 미쳐’의 MR을 접붙이기 한 것 같은 이상한 뭔가를 부른 김소정보다는 나았지만. 제작진이 모두 존 박의 ‘Man in the mirror’처럼 멋진 변신을 하길 바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장재인이 ‘The way you make me feel’을 춤 없이 멋지게 소화할 정도라면, 그는 이미 슈퍼스타였을 것이다.

의 큰 매력은 다양한 캐릭터였고, 그건 음악이 뒷받침된 결과였다. 예선에서 강승윤은 17세 로커였다. 그러나 결선에서는 ‘내 여자라니까’와 ‘Black or white’ 등을 부르다 안티들에게 ‘곱등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가 ‘본능적으로’로 멋지게 퇴장한 건 윤종신의 프로듀싱 때문에 가능했다. 게다가 출연자에 상관없이 획일적인 스타일의 라이브 연주는 출연자가 곡을 해석할 틈을 거의 주지 않았다.

음악 대신 캐릭터, 무대 대신 러브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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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제작진은 인위적인 드라마에 집중했다. 편집을 통해 출연자의 캐릭터를 발굴하는 건 슈퍼위크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김그림이 ‘비호감’이 된 건 그의 행동에서 발견된 것이었다. 반면 결선에서 강승윤은 ‘TOP 6’에서 마지막에야 김지수를 제치고 합격한 사실을 통보 받으며 안티가 급상승했다. 슈퍼위크가 스릴러 영화였다면, 결선은 ‘막장 드라마’의 문법에 가까웠다. 제작진은 슈퍼위크에서 통한 연출을 결선에서도 그대로 답습했다.

덕분에 쇼는 갈수록 허술해졌다. ‘TOP 11’부터 ‘TOP 6’까지는 그나마 시트콤적인 설정으로 캐릭터가 부각됐다. 존 박과 김은비는 러브라인으로 묶였다. 하지만 출연자가 줄어든 ‘TOP 4’부터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출연자들이 중간 미션과 노래를 소화하는 과정을 스케치하듯 보여주는 게 전부였다. 제작진이 음악에 집중했다면 노래를 소화할 때 생기는 고민으로 스토리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또는 출연자가 떠날 때마다 생기는 남은 자들의 쓸쓸함을 짚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제작진은 화제가 된 캐릭터를 보여주는 데만 급급했다. ‘TOP 3’와 ‘TOP 2’에는 화제의 출연자들이 바겐세일처럼 다 등장했다. 남은 출연자들의 진지한 무대 사이로 학예회 수준의 어색한 안무를 보여준 ‘TOP 11’의 ‘마지막 축제’도 있었다. 반대로 김보경은 ‘Because of you’를 ‘TOP 3’ 못지않은 분량으로 불렀다. 그 무대는 좋았지만, 그만큼 제작진은 출연에 대한 원칙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계획이 부재했던 셈이다. 남은 건 출연자들이 맨땅에 헤딩하듯 해결해야 한다. 의 시청률이 ‘TOP 8’부터 ‘TOP 3’까지 14.390%에서 15.004% (TNS미디어리서치 기준)로 큰 변화가 없었던 건 이 쇼가 기존의 캐릭터에 몰입한 시청자들 이상을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김지수와 장재인의 ‘신데렐라’를 넘지 못한 쇼
[강명석의 100퍼센트] <슈퍼스타 K2>, 최고의 무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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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는 ‘TOP 2’에서 시청률을 대폭 높였다. 허각과 존 박이 대결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새삼 주목 받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결선 내내 슈퍼위크에서 만들어진 존 박과 허각의 관계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윤종신이 개입한 강승윤만이 성장의 서사를 보여줬다. 대신 이하늘의 “우승은 존 박이 하게 돼 있다”는 말을 방송하고, 존 박과 허각의 선호도를 분석하며 ‘스타성’의 존 박과 ‘가창력’의 허각을 강조했다. 음악의 힘을 끌어내는 대신 출연자의 지지기반을 규정하고, 시청자에게 계층 투표를 권장한 셈이다. 제작진은 슈퍼위크에서 시청자들을 끌고 갔지만, 결선에서는 에 열광하는 네티즌처럼 행동했다. 의 출연자들은 ‘음악’을 들려줬다. 그러나 제작진은 쇼, 그 중에서도 캐릭터만 이용한 가벼운 쇼만 보여줬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누군가라도, 에서는 엉뚱한 곡이, 엉망인 편곡이 걸리지 않기를 기도해야 한다. 그래서 시즌 3에서 심사 받아야할 건 출연자들이 아니라 다. 그 화제성과 별개로 는 단 한 번도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지 못했고, 출연자들이 자신을 스스로 발전시키는 동안 그들을 제대로 프로듀싱하지 못했다. 그저 기타 한 대 들고 노래 부른 김지수와 장재인의 ‘신데렐라’가 아직도 기억에 남을 만큼.

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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