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인 “나한테 늘 절실한 건 좋은 무대다”
장재인 “나한테 늘 절실한 건 좋은 무대다”
자신의 몸집만한 기타를 메고 등장한 여대생은 체구만큼이나 가냘픈 목소리로 “올해 스무 살이 된 싱어송라이터”라는 다소 거창한 자기소개를 선보였다. 그러나 잔뜩 긴장한 표정의 여대생, 장재인이 의자도 마다한 채 오디션장 바닥에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기 시작한 순간 Mnet 예선에는 진짜 스타가 탄생했다. 학창 시절 따돌림을 당했던 상처를 비롯해 개성이 강한 음색, 독특한 말투 등 장재인의 모든 면면은 팬과 안티를 동시에 모았고 장재인은 김지수와 함께 한 ‘신데렐라’ 무대를 비롯해 에 강렬한 순간들을 남기며 TOP 3까지 올라왔다. 지난 10월 8일, TOP 4 생방송을 앞둔 대기실에서 가 그를 만났다. 함께 TOP 3에 든 존박이 “재인이는 나보다 더 음악을 사랑한다”고 말한 대로 마주앉자마자 인터뷰 용 녹음기를 집어 든 장재인은 말했다. “와, 이거 하나 있으면 좋겠네요. 연습하게. 음질도 좋나요?”

오늘 생방송에서 엄정화의 ‘초대’를 부른다. 엄정화의 수많은 히트곡 가운데 이 곡을 고르게 된 계기는?
장재인 : 여러 곡을 해 봤는데 ‘초대’를 불렀을 때 엄정화 선생님이 제일 마음에 들어하셨고 나랑 어울린다고 하셨다. 가사가 나에게 도전이긴 하지만 내 식대로 해석해서 부르려고 준비하고 있다.

지난 번 사랑에 대한 가사를 쓰는 미션도 어려워하던데 ‘초대’는 굉장히 유혹적인 느낌의 가사라 소화하기 쉽지 않겠다. (웃음)
장재인 : 아, 근데 이번에는 괜찮다. ‘초대’의 주인공을 섹시한 여자로 해석하지 않고 오늘 의상처럼 히피 같은, 어디도 속하지 못한 외로운 여자로 봤다. 어떤 감정에도 무뎌져 있고,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웃으며 “오늘 밤 함께 할래요?”하지만 사실은 너무 외롭기 때문에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여자.

“나도 좀 여자로 대우받고 싶다”
장재인 “나한테 늘 절실한 건 좋은 무대다”
장재인 “나한테 늘 절실한 건 좋은 무대다”
카메라 리허설만 해도 2, 3시간이 훌쩍 가던데 생방송 날은 하루 스케줄이 정말 사람을 진 빠지게 할 것 같다. 생방송 무대에 서기 전 기분은 어떤가.
장재인 : 처음엔 그냥 오늘도 잘 즐길 수 있을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조금씩 더 편해지는 것 같다. 그런데 오늘은 무대가 바뀌어서 또 어떨지 모르겠다.

그동안 스스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공연은 언제였나.
장재인 : 이문세 선생님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무대가 제일 편했고 최대한 몰입해서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었다.

사전 인터넷 투표에서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는데 꾸준하게 지지해 주는 팬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장재인 : 정말 감사하다. 사실 너무 새로운 무대들이 많아서 힘들 때도 있다. 앞으로도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무대들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게 즐거우면서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데, 그렇게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걸 확인할 때마다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무대를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TOP 4까지 함께 올라온 다른 세 사람과는 어떻게 지내나.
장재인 : 전에 숫자가 많았을 때보다 우리 넷은 더 친해지고, 그 사이 마음에 여유가 생겼는지 더 끈끈해졌다. 가족같다. 각 오빠 같은 경우는 늘 맏이로서 역할을 너무 잘 해준다. 말을 툭툭 던지는데 그게 사실 다정함의 표현이다. 버팀목 같은 역할, 기둥이다. 존 오빠는 너무 성실하고 사람 자체가 다정하다는 게 늘 느껴진다. 작은 부분도 옆에서 챙겨주고 진짜 성실한 노력파다. 승윤이도 진짜 연습을 많이 하는데, 요즘은 더 즐기면서 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막둥이고 말을 그냥 가볍게 던지는 것 같아도 속이 깊고 착하다.

그런데 숙소에서 혼자 여자라는 점이 불편하지는 않나. (웃음)
장재인 : 여자 취급 좀 해 주면 좋겠다! 진짜, 옷 좀 휙휙 벗고 다니지 말지 너무 스트레스다. (웃음) 제발 옷만은 좀 입어 달라고, 누가 벗으려고 하면 내가 “아, 또야?” 그런다. 진짜 나도 좀 여자로 대우받고 싶다! (웃음)

“방송이 끝나면 내 음악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장재인 “나한테 늘 절실한 건 좋은 무대다”
장재인 “나한테 늘 절실한 건 좋은 무대다”
혹시 부모님이 생방송을 보러 오신 적이 있나, 잠시라도 대화를 나눈 적은?
장재인 : 아직까지는 바쁘셔서 생방송을 보러 오신 적은 없고, 얼마 전 미션에서 이겨서 어머니를 뵈었는데 “주변에서 안 좋은 소리가 들려도 그 사람들까지 위로하는 노래를 부르면 된다. 그런 말은 신경 쓰지 마라”고 말씀해 주셨다. 재밌는 얘기가 많던데 그런 건 신경 안 쓴다. (웃음)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지금은 그래도 우승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인가, 아니면 굳이 우승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나.
장재인 : ‘우승 안 해도 괜찮아’는 아니지만 늘 그냥 1등은 욕심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나한테 늘 절실한 건 좋은 무대다. 사실 지난 주 ‘The way you make me feel’ 무대가 굉장히 아쉬웠기 때문에 더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여기 남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런데 1등은 나보다 그게 더 필요한, 그걸 가장 필요로 하는, 이 1등으로 인해 대중가요계의 문턱에 잘 들어설 수 있고 잘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 하면 좋겠다.

결승까지 올라가더라도 10월 22일이면 가 끝난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활동하고 싶나.
장재인 : 그 이후에는 에서 보셨던 내 모습은 못 보실 것 같다. 방송이 끝나면 내 음악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내가 만든 곡들로 앨범을 내고 싶고, 생각대로 안 될 수도 있지만 계획은 그렇다. 그래서 지금 더 여러 모습을 해 보려고 하고 더 즐기려고 한다. 앞으로는 이런 기회가 없을 테니까.

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