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타일 (이하 )에 쏟아지는 기대의 상당수는 ‘한국의 타이라 뱅크스’라 소개된 톱모델 장윤주가 MC라는 점이다. MBC 과 을 통해 만만치 않은 입담을 과시한 그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몰린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장윤주는 본인이 타이라 뱅크스에 비해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젊은 혈기와 탱탱한 바디라인”이라며 호탕하게 웃어 보이기도 했지만, “재능 있는 후배들에게 자기 색깔을 찾아주고 싶었다”고 말할 때는 더없이 진지해 보였다. 14일 광화문 시네마루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들과 나눈 대화를 공개한다.처음 섭외를 받았을 때 어땠나.
장윤주 : (미국판 진행자) 타이라 뱅크스는 후배들에게 많은 걸 생각할 수 있고 꿈을 가지게 해 준 롤모델인데, 그런 매력이 나에게도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제안이 들어 왔을 때 잘 해내고 싶었다. 미국판에 눌리지 말고 장윤주가 할 수 있는 것을 자연스럽고 진실되게 보여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매 장면, 매 도전자를 진심을 담아 대하려 했고, 쇼의 진행자로서 도전자, 스태프, 심사위원을 모두 품고 가는 진행자로서의 자질도 배운 것 같다.
MC로 장윤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우철 PD : 장윤주는 모델로서는 대한민국에서 최고다. 이 프로그램은 최고가 아니면 할 수 없다. 모델은 초보일 수 있어도 쇼를 만드는 심사위원이나 스태프들은 최고가 모여서 일을 해야 모델들이 빛이 날 수 있다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이분들께 다 감사드린다.
“독설 속에 숨은 따뜻한 내면을 봐주길” 장윤주 외 우종완, 박형준, 로건이 심사를 맡게 되었다. 어떤 점에 주안을 두고 심사했나.
우종완 : 좋은 모델도 뽑지만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심사에 임했고, 독설가라 해도 좋을 만큼 뼈 아픈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독설은 도전자들에게 선배로서 던지는 충고다. 독설만 바라보지 말고 그 안에 있는 후배들을 아끼는 따뜻한 내면을 봐줬으면 좋겠다. 심사 과정에서 각자 보는 시각이 다르기에 심사위원들끼리의 갈등도 있었지만, 도전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심사를 하자는 합의점을 찾았다. 힘들었지만 보람이 있는 배움의 과정이었다. 다행히 첫 시즌이었지만 끝까지 남은 도전자들에게서 제 2의 장윤주, 전 세계 최고의 모델이 될 자질을 봤다. 이 길을 걷고 싶은 모든 여성에게 영감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내실 있게 만들고 싶었다.
로건 : 탈락자 발표할 때 시선을 어디 둬야 할지 몰라서 윤주 씨 뒤통수만 계속 보고 있던 기억이 난다. 난 사각 테이블이 아직 무섭다. (웃음) 탈락자들이 범한 실수를 다른 참가자들이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독설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거듭할수록 참가자들이 우리가 원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서 놀랐고 감동했다. 화보 퀄리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하다.
박형준 : 멘토로서 도전자들이 어려운 미션들을 해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의 과정을 직접 보다 보니,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잘 해줬으면 했다. 재능에 비해서 노력이 부족한 참가자도 있고, 노력은 많이 하는 데 가능성이 부족했던 참가자도 있었다. 그 두 가지의 균형을 잘 계산해야 하는 점이 심사위원들에겐 가장 어렵지 않았을까. 현장에서의 여러 가지 상황을 심사위원분들께 늘 전달해서 심사 과정에서 감안을 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단 말을 많이 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된 기간은 짧지만 그 기간 안에 신인에서 완성된 모델의 단계까지 끌어올려 보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초심이 흔들리지 않은 친구들 중에 한 친구가 최고의 상을 받겠지. 그러길 바란다.
한국판이니만큼 한국 모델만의 미션, 한국에 특화된 미션이 있을 것 같은데.
이우철 PD : 한국적인 느낌으로 미션을 진행하기보단 모델의 기본기에 더 집중해서 딱히 한국적인 미션이라 할 만한 건 없는 것 같다. 차이점이라면 한국 최고의 패션 전문가들과 함께 작업했기 때문에 퀄리티 부분에서 외국보다 더 나을 거라고 자부할 수 있다. 외국 프로그램에서 할 수 있는 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언제나 가지고 있다.
참가자 중에 10대가 제법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플리스(topless) 촬영 미션이 있던데.
이우철 PD : 상의 탈의에 대한 우려는 알고 있다. 일단 그 미션을 선정했던 기본적인 이유는 모델이라면 일단 몸매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게 전문가들이 보고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다. 10대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 건 요새 모델들의 나이 하한선이 17세에서 더 어려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시청률을 위해 10대 도전자의 토플리스 촬영을 포장할 의도는 없다. 만약 그랬다면 심사위원들과 MC에게 폐를 끼치는 거라고 생각한다.
장윤주는 프로그램 제작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다는데, 반영된 부분이 있나.
장윤주 : 모델을 뽑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만큼 비주얼 면으로는 확실한 퀄리티를 요구했다. 그리고 이우철 PD와도 많이 이야기했지만 21세기 모델들은 수동적인 모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키는 걸 그대로 하는 모델은 안 된다. 21세기 모델을 그리려면 능동적인 마인드로 그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모델은 자신이 뭘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능동적으로 표현하고 나아가고 자기 자신을 기획하는 아티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몸이 움직이려면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우종완은 스토리온 에서는 유머러스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가.
우종완 : 추구하는 게 있다기보단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다를 뿐이다. 는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게 패션을 이야기하는 자리다. 그러나 는 심사를 하는 자리다. 혹독한 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 그 혹독한 얘기가 도전자들에겐 징검다리가 되었을 것이다. 계속 그들은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그 순간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를 강하게 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독설을 들으면 마음이 아프겠지만, 아파야지, 잘 흡수하려면. 내가 도전자들을 혼내면 로건이 달래고 윤주 씨가 안아줬다. 여기는 한 명을 뽑기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마음 아프지만 모두를 책임질 수는 없다. 미련은 없다. 앞만 보고 갔다.
모델이 되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장윤주 : 외적인 모습으로 보여지는 직업이지만, 몸이 움직이려면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단순히 몸만 움직여선 아무런 의미도 감동도 줄 수 없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시대적, 문화적 흐름을 파악하고 있어야 모델로서 마음과 육체가 하나가 되어 표현할 수 있다 믿는다.
만약 장윤주가 신인으로 이 프로에 참가했다면 어디까지 갈 수 있었을까.
장윤주 : 상금이 장난이 아니다. (웃음) 꼭 1위 하도록 노력해야지. 아마 파이널 3인까지는 남지 않았을까. (웃음)
사진제공. 온스타일
글. 이승한 fourte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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