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스페셜> ⑪│인스턴트 같은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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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KBS 의 종영 이후 2년 2개월만이다. 그 사이 만화나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들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고, 단막극의 부활은 요원해보였다. 그러나 5월 15일 노희경 작가의 ‘빨강 사탕’으로 돌아온 단막극 은 9월 11일 방송될 제 16화 ‘나는 나비’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6개월간 총 24편으로 구성될 에 대한 차별화된 시선과 현장 기사까지 의 스페셜한 기사는 KBS 홈페이지와 에서 볼 수 있다. / 편집자주

“저보고 거지 같대요. 허허허.” 머리는 한껏 헝클어졌고, 늘어난 런닝셔츠와 후줄근한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있으니 그런 말을 들을 수밖에. 배우 김희원은 극 중 아들로 나오는 아역배우 김성우와 친해지기 위해 “몇살이야?”하고 살갑게 말을 붙이지만, 돌아오는 건 솔직한 ‘거지 인증’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원래 거짓말을 못한다고 하지 않던가. 비단 그의 옷차림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눈곱만 겨우 떼는 고양이 세수를 하고 식탁 의자에 털썩 앉아 즉석밥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는 사이 ‘돈도 못 벌고 술만 먹는 우리 아빠’라고 쓴 아들 일기를 몰래 고치는 홀아비 무성(김희원)의 모습은 옷차림만큼이나 후줄근하다.

KBS ‘나는 나비’는 별 볼 일 없는 인생을 사는 무능력한 교도관 무성이 죄수 윤희(김선경)의 귀휴에 동행하면서 겪는 엄청난 사건을 하룻밤에 담는다. 지난 6일 수원 드라마센터에서 진행된 촬영 중 식탁 위에 널린 인스턴트 식품들처럼 영양가 없는 부자(父子)의 아침풍경은 누군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잤다는 배우 김희원은 오히려 그 덕분에 전날 밤 과음으로 정신 못 차리는 무성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해낸다. “자, 한심한 아빠가 니 일기장을 훔쳐보는 거야”라는 감독의 설명에 무성을 한 번 훑어보더니 바로 눈을 흘기며 한숨을 쉬는 표정을 짓는 아역배우 역시 김희원의 ‘리얼’함에 도움을 받는 듯 하다. 과연 집에서는 아들에게 무시당하고 밖에서는 상사에게 구박받는 무성이 윤희를 통해 겪게 될 변화는 무엇일까. 결코 평온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는 오는 11일 밤 11시 15분, KBS2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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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가온 thirteen@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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