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MBC 의 ‘WM7’은 의 ‘예능서사’의 완성이자, 이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인장일 것이다. ‘WM7’에서 출연자들의 고통으로 점철된 8회, 고통을 안고 경기에 나선 9회는 이전 에피소드와는 전혀 다른 장르였다. 이전의 ‘WM7’은 대체적으로 기존 버라이어티 쇼의 형식을 유지했다. 그들은 한정된 장소에서, 프로레슬링을 소재로, 게임과 개그를 하며 웃겼다. 반면 8회는 쇼 대신 쇼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웃음기는 사라졌고, 출연자는 고통에 신음한다. 김태호 PD는 시청자들이 점진적으로 출연자들의 훈련 강도를 받아들일 틈도 없이 8회에서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다큐의 고통은 만이 가능한 재미를 발견했다. 출연자들의 고통은 다큐멘터리 속 프로레슬러의 고통과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건 이 5년간 구축해온 ‘리얼’의 마지막 조각이다. 하하와 정형돈의 ‘친해지길 바라’ 이후, 은 프로레슬링 단체 WWE와 일부분 비슷해 보였다. 뚜렷한 캐릭터가 있고, 주기적으로 스토리라인이 변하며, 출연자들은 자신들의 실제 모습을 스토리의 재료로 삼는다. 하지만 프로레슬링이 결국 엔터테인먼트에 충실하듯, 은 ‘리얼’이되 웃음을 위한 ‘버라이어티 쇼’였다. ‘슈퍼모델 특집’부터 실제 상황에 도전하기는 했지만, 이 도전들의 ‘리얼’은 그들이 현실에 도전하는 것 자체에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출연자의 감정이 리얼인지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식객’에서 정준하가 명셰프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자 설정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봅슬레이 특집’에서 부상당한 출연자들이 감정을 드러낸 몇몇 장면만이 그런 의심에서 벗어났다.
WWE가 아니라 영화 였던 ‘WM7’ ‘WM7’의 8회는 그 고통을 에피소드 전체로 확장시키며 출연자들의 ‘리얼’을 시청자에게 납득시켰다. 진짜 고통은 ‘리얼’일 수밖에 없는 리액션을 가져온다. 박명수는 훈련을 거부했고, 정형돈은 쓰러졌다. 시청자들은 링 위가 아닌 백스테이지에서의 레슬러를 본 것과 같다. 이 지점에서 ‘WM7’의 고통은 이 5년간 쌓은 서사와 만난다. 출연자들이 고통으로 신음하자, 유재석은 진짜로 출연자들을 독려하며 갈등을 조절한다. TV속의 ‘유반장’이 실제였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느끼는 무엇은 어떤 예능도, 다큐도, 리얼리티 쇼도 줄 수 없는 만의 재미다. ‘WM7’ 9회에서 한 팬이 ‘무도 5년이면 시청자도 예능인’이라는 피켓을 든 건 ‘WM7’의 성과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웃음이 아닌 진실의 확인이 엔터테인먼트가 되는 이 기적은 5년을 함께한 팬만이 알 수 있다.
그 순간 의 팬에게 ‘WM7’의 9회는 WWE가 아니라 영화 가 된다. 경기중 싸이가 부른 노래 ‘연예인’의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평생을 웃게 해줄게요’란 가사처럼, 고통을 견디며 링에 서는 레슬러의 현실은 뒤에서 구토를 해도 시청자들 앞에 서는 예능인의 현실과 겹친다. ‘WM7’은 한 분야에 대한 체험을 넘어 그 분야의 종사자가 느낄 감정까지 전달한다. 리얼리티 쇼의 마지막 단계. 또는 예능인의 코미디가 아닌 예능인의 입장이 예능이 되는 순간. 그리하여 예능인은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는 동시에 이해의 대상이 된다. 의 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인 정준하는 하필 링 위에서 악역이 된다. 하지만 ‘WM7’은 그의 희생으로 가능했다. 결코 좋아할 수만은 없는 사람일지라도 그가 이해받을 수 있는 사람임을 깨닫게 하는 것. 이런 예능은 세상에 아직 없었다.
‘리얼’, 예능의 일부로 만들어 버리다
그러나 의 성취는 ‘리얼’ 그 다음에 있다. 은 링 위의 동료들과 혼자서 그들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유재석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이 장면을 통해 유재석의 실제 모습과 언제나 전체를 보며 출연자들을 챙기는 그의 캐릭터는 합치된다. 김태호 PD는 ‘WM7’에서 출연자들의 실제 모습으로 그동안 쌓아온 캐릭터의 진정성을 더욱 단단하게 했다. 고정 시청자들로 한정한다면, 앞으로 은 무엇을 하든 ‘리얼’이자 ‘예능’일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웃기지 않아도 재미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5년 동안 그들은 여기까지 왔다.
이는 에게 다시 고통을 요구할 것이다. 은 바깥으로는 점점 더 다양한 세계에 도전했고, 내부적으로는 출연자들의 ‘리얼’을 파고들었다. ‘WM7’은 그 양쪽의 극단이었다. ‘WM7’으로 안전의 중요성을 뼈에 새겼을 김태호 PD가 더 큰 육체적 고통을 끌어내는 에피소드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은 다시 새로운 형식의 예능을 할 시기일 수도 있다. 그래서 ‘WM7’사이에 방영한 ‘7’은 흥미롭다. ‘7’은 출연자들이 과제를 풀며 미션을 달성하는 기존 에피소드와 비슷했지만, 몇 가지 차이점을 가졌다. 출연자들은 일반인들과 함께 문제를 풀었고, 미션을 완수한 뒤에는 출연자의 실제 버릇을 이용한 게임을 했다. 고통으로 끌어낸 리얼의 극단에서, ‘7’은 실제에 더욱 가까워진 출연자들이 그들의 세계 안에 일반인들까지 끌어들였다. ‘WM7’의 경기는 의 출연자들이 그들의 팬 앞에서 한 예능에 대한 고백이었다. 이제 의 시청자들은 예능을 즐기는 것을 넘어 예능의 이면까지 알아버렸다. 어쩌면 은 이제 링과 관객석의 경계마저 없애고 7명을 중심으로 한 ‘무도 월드’를 만들고 싶은 건 아닐까. 리얼 버라이어티 쇼를 넘어, 리얼마저 예능의 일부로 만들어버린 ‘보도 듣도 못한’ 예능이 오고 있다.
글. 강명석 two@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다큐의 고통은 만이 가능한 재미를 발견했다. 출연자들의 고통은 다큐멘터리 속 프로레슬러의 고통과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건 이 5년간 구축해온 ‘리얼’의 마지막 조각이다. 하하와 정형돈의 ‘친해지길 바라’ 이후, 은 프로레슬링 단체 WWE와 일부분 비슷해 보였다. 뚜렷한 캐릭터가 있고, 주기적으로 스토리라인이 변하며, 출연자들은 자신들의 실제 모습을 스토리의 재료로 삼는다. 하지만 프로레슬링이 결국 엔터테인먼트에 충실하듯, 은 ‘리얼’이되 웃음을 위한 ‘버라이어티 쇼’였다. ‘슈퍼모델 특집’부터 실제 상황에 도전하기는 했지만, 이 도전들의 ‘리얼’은 그들이 현실에 도전하는 것 자체에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출연자의 감정이 리얼인지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식객’에서 정준하가 명셰프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자 설정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봅슬레이 특집’에서 부상당한 출연자들이 감정을 드러낸 몇몇 장면만이 그런 의심에서 벗어났다.
WWE가 아니라 영화 였던 ‘WM7’ ‘WM7’의 8회는 그 고통을 에피소드 전체로 확장시키며 출연자들의 ‘리얼’을 시청자에게 납득시켰다. 진짜 고통은 ‘리얼’일 수밖에 없는 리액션을 가져온다. 박명수는 훈련을 거부했고, 정형돈은 쓰러졌다. 시청자들은 링 위가 아닌 백스테이지에서의 레슬러를 본 것과 같다. 이 지점에서 ‘WM7’의 고통은 이 5년간 쌓은 서사와 만난다. 출연자들이 고통으로 신음하자, 유재석은 진짜로 출연자들을 독려하며 갈등을 조절한다. TV속의 ‘유반장’이 실제였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느끼는 무엇은 어떤 예능도, 다큐도, 리얼리티 쇼도 줄 수 없는 만의 재미다. ‘WM7’ 9회에서 한 팬이 ‘무도 5년이면 시청자도 예능인’이라는 피켓을 든 건 ‘WM7’의 성과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웃음이 아닌 진실의 확인이 엔터테인먼트가 되는 이 기적은 5년을 함께한 팬만이 알 수 있다.
그 순간 의 팬에게 ‘WM7’의 9회는 WWE가 아니라 영화 가 된다. 경기중 싸이가 부른 노래 ‘연예인’의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평생을 웃게 해줄게요’란 가사처럼, 고통을 견디며 링에 서는 레슬러의 현실은 뒤에서 구토를 해도 시청자들 앞에 서는 예능인의 현실과 겹친다. ‘WM7’은 한 분야에 대한 체험을 넘어 그 분야의 종사자가 느낄 감정까지 전달한다. 리얼리티 쇼의 마지막 단계. 또는 예능인의 코미디가 아닌 예능인의 입장이 예능이 되는 순간. 그리하여 예능인은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는 동시에 이해의 대상이 된다. 의 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인 정준하는 하필 링 위에서 악역이 된다. 하지만 ‘WM7’은 그의 희생으로 가능했다. 결코 좋아할 수만은 없는 사람일지라도 그가 이해받을 수 있는 사람임을 깨닫게 하는 것. 이런 예능은 세상에 아직 없었다.
‘리얼’, 예능의 일부로 만들어 버리다
그러나 의 성취는 ‘리얼’ 그 다음에 있다. 은 링 위의 동료들과 혼자서 그들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유재석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이 장면을 통해 유재석의 실제 모습과 언제나 전체를 보며 출연자들을 챙기는 그의 캐릭터는 합치된다. 김태호 PD는 ‘WM7’에서 출연자들의 실제 모습으로 그동안 쌓아온 캐릭터의 진정성을 더욱 단단하게 했다. 고정 시청자들로 한정한다면, 앞으로 은 무엇을 하든 ‘리얼’이자 ‘예능’일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웃기지 않아도 재미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5년 동안 그들은 여기까지 왔다.
이는 에게 다시 고통을 요구할 것이다. 은 바깥으로는 점점 더 다양한 세계에 도전했고, 내부적으로는 출연자들의 ‘리얼’을 파고들었다. ‘WM7’은 그 양쪽의 극단이었다. ‘WM7’으로 안전의 중요성을 뼈에 새겼을 김태호 PD가 더 큰 육체적 고통을 끌어내는 에피소드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은 다시 새로운 형식의 예능을 할 시기일 수도 있다. 그래서 ‘WM7’사이에 방영한 ‘7’은 흥미롭다. ‘7’은 출연자들이 과제를 풀며 미션을 달성하는 기존 에피소드와 비슷했지만, 몇 가지 차이점을 가졌다. 출연자들은 일반인들과 함께 문제를 풀었고, 미션을 완수한 뒤에는 출연자의 실제 버릇을 이용한 게임을 했다. 고통으로 끌어낸 리얼의 극단에서, ‘7’은 실제에 더욱 가까워진 출연자들이 그들의 세계 안에 일반인들까지 끌어들였다. ‘WM7’의 경기는 의 출연자들이 그들의 팬 앞에서 한 예능에 대한 고백이었다. 이제 의 시청자들은 예능을 즐기는 것을 넘어 예능의 이면까지 알아버렸다. 어쩌면 은 이제 링과 관객석의 경계마저 없애고 7명을 중심으로 한 ‘무도 월드’를 만들고 싶은 건 아닐까. 리얼 버라이어티 쇼를 넘어, 리얼마저 예능의 일부로 만들어버린 ‘보도 듣도 못한’ 예능이 오고 있다.
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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