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여름, 꿈속에서 눈부신 숲의 정령과 마주친 오하니(정소민)는 같은 학교 1반의 천재소년 백승조(김현중)가 꿈속의 그라고 굳게 믿으며 열렬히 그를 짝사랑하고 있다. 비록 성적순 반 배정에서 전교 최하위권들만 모인 ‘찌질이’ 7반에 속해 있지만 승조에 대한 애정만은 전교최강인 하니는 친구들의 부추김에 힘입어 러브레터를 보냈다가 망신만 당한다. 한편, 가벼운 지진에 집이 무너지면서 오갈 데 없게 된 하니와 아빠 기동(강남길)은 아빠의 친구 집에 신세를 지기로 하는데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라는 뜻인지 그 곳은 하필 승조네 집이다.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답게 초반 설정 역시 자잘한 무리수가 눈에 띄지만 MBC <궁>, <돌아온 일지매>를 만들었던 황인뢰 감독이 이러한 감성을 어떻게 풀어낼 지는 여전히 기대되는 지점이다.
그러니까, 아직도 그러고 있다. 시애틀 그레이스 병원의 의사들은 6년째 비비 꼬인 연애와 일중독과 병마와 죽음 사이에서 살고 있고, 오늘 방송되는 시즌 6은 미국 ABC에서 지난 5월까지 방송됐던 새 시리즈다. 심장이 멎었던 이지(캐서린 헤이글)는 소생술로 깨어나지만 수술을 받던 조지(T.R 나이트)는 끝내 뇌사 상태가 되고, 조지의 장기는 모두 기증된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조지의 죽음에 모두 현실을 도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병원의 경영난과 인원감축이라는 날벼락은 이들을 다시 차가운 현실로 내몬다. 그동안 <그레이 아나토미> 시리즈가 계속 보여주었던 대로, 인생은 살아도 살아도 만만한 날이 오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레이 아나토미>보다 조금 더 화려하고 스피디한 메디컬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마이애미 메디컬>을 추천한다. < CSI >의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가 만든 이 시리즈는 “외과의들은 락스타다. 그 중 이곳 <마이애미 외상전문센터>에 근무하는 외과의들은 롤링 스톤즈다” 라는 모토 아래 이야기를 펼쳐간다. 가스 폭발 사고 환자들이 몰려들어 아수라장이 된 병동, 팀장 레이너가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이며 병원을 나가버리는 바람에 의료진들마저 혼란에 빠져 있는 와중 베테랑 외과의 닥터 프록터(제레미 노덤)가 등장한다. “엉뚱하고 권위의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모습으로 팀원들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하나, 때때로 날카롭고 치밀한 모습을 보이는 매력만점 외과의”라는 홈페이지의 설명만으로도 대략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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