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MFF10│김창완 “마음과 마음이 교류하는 건 테크놀로지가 필요한건 아니예요”
JIMFF10│김창완 “마음과 마음이 교류하는 건 테크놀로지가 필요한건 아니예요”
영화와 음악이 견우와 직녀라면, 우리는 김창완만큼 완벽한 오작교를 찾아낼 순 없을 것이다. 제 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트레일러가 김창완을 선택한 건 그렇게 필연인지도 모르겠다. “저는 음악의 힘을 믿는 아티스트가 좋아요, 음악 앞에서 교만하지 않은 사람, 기꺼이 음악의 노예가 되겠다는 사람. 음악의 제왕이 되겠다는 사람은 싫어요. 영화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허진호 감독을 높게 평가하는 것도 영화 스스로 진화하고 발전하길 바라는 깊은 마음을 가졌기 때문일 거예요.”

연극 으로 맺어진 허진호 감독과의 인연은 트레일러 출연으로 이어졌고, 두 사람은 여름 한 나절 촬영 끝에 호젓한 시 한 편을 호수가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되었다. “의 조니 뎁 같으면 좋겠네! 생각하고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분장을 했어요. 머리도 폭탄 맞은 것처럼 하고 귓바퀴에 음표도 그려 넣고 아! 타투는 제가 직접 그렸죠. (웃음)” 일주일의 축제동안 수없이 반복될 이 1분 4초짜리 트레일러에서 김창완은 물고기가 아니라 음표를 낚는 데 더 열중인 엉뚱한 강태공, 혹은 즐거운 로커로 등장한다.
JIMFF10│김창완 “마음과 마음이 교류하는 건 테크놀로지가 필요한건 아니예요”
JIMFF10│김창완 “마음과 마음이 교류하는 건 테크놀로지가 필요한건 아니예요”
“무성영화는 뭐랄까? 영화의 순정 같은 게 느껴져요. 특히 올해 시네마 콘서트로 상영될 은 너무 너무 신나요. 흥분될 정도야. 열차 안에서 성룡도 못 따라 할 액션을 하는 버스터 키튼을 보고 있으면 현재 사람들의 상상력이 얼마나 제한적인가를 느껴요. 요즘 영화들은 ‘가상현실’에 너무 마음을 많이 빼앗기고 있는 게 아닐까요. 영화가 영화의 힘이 아니라 아이디어의 힘으로 진화 하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영화와 음악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그가 덥석, 인터뷰어의 손을 부여잡는다. “따뜻하죠? 마음과 마음이 교류하는 건 그렇게 복잡한 테크놀로지가 필요한건 아니예요. 물론 테크놀로지의 발전 역시 정말 가슴 떨리는 일이죠. 하지만 그것이 결코 마주 손을 잡고, 마주 바라보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누는 것을 따라오진 못해요.” 그의 한 마디 말이 노래가 되고 시가 되고, 그 마음에 주단을 깔고 전해진 온기가 이내 심장까지 덥히는 순간이었다. 음악의 힘이다. 영화의 힘이다. 아니 김창완의 힘이다.

사진. 이원우

글. 백은하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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