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아>, 진부함을 극복하는 꿈
, 진부함을 극복하는 꿈" /> 1,2회 토-일 MBC 밤 7시 55분
가슴 깊이 상처를 가진 재벌가의 서자와 짐이 되는 가족을 떠안고 생존을 위해 악전고투해야 하는 가난한 여자. 의 마당은 숨길 것도 없이 진부하다. 친구인지 오라비인지 오지랖 넓게 살펴주는 여주인공의 친구며, 어른들보다 똘똘한 어린 아이, 무심한 듯 거만하게 행동하는 재벌의 핏줄까지 캐릭터들은 기본 옵션처럼 익숙하게 배치되어 있고 복닥거리는 단칸방 달동네와 변두리 나이트클럽은 너무 구시대의 배경이라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집주인에게 쫓겨나면 마땅히 비가 내리고, 혼자 속상한 마음을 삭이는 남자 주인공은 응당 거울에 주먹질을 한다. 그러나 가 그 닳고 닳은 장면들을 펼쳐 놓고서 결국 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꿈’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물론 이미 많은 드라마들이 가정에서 좌절을 겪은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성공을 일궈내는 스토리를 보여준 바 있다. 그러나 의 주인공인 나진진(배두나)의 꿈은 성공적인 가정에 대한 대체재가 아니다. 2회의 마지막, 우연히 재능을 발견하고 ‘인생의 두 번째 행복한 순간’을 맛 본 여자는 서른의 나이에 비로소 삶에는 빵만이 아니라 장미 역시 필요함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제서야 드라마는 다소 과장되어 있었던 진진의 성격을 설명한다. 이미 에너지는 충만하다. 이제 앞으로 드라마가 보여줄 것은 그 힘이 향해 갈 방향에 대한 것이다. 유난히 착한 이야기를 선호하는 정지우 작가와 편안하면서도 소소한 전개를 장기로 하는 김민식 감독의 조화를 예상컨대, 진진의 도전은 전대미문의 파격성이나 진보를 보여주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상 가능한 걸음을 내딛더라도 꿈의 가치를 잃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는 기대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불륜과 이혼의 시간대에 남다른 소재를 선택하는 것 자체가 꿈이요, 도전인 시절인 탓이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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