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 “덜 친절하려고 노력중이다”
문근영 “덜 친절하려고 노력중이다”
나무액터스와 악어컴퍼니가 함께하는 연극 시리즈 ‘무대가 좋다’가 문근영과 엄기준을 앞세워 두 번째 작품 (CLOSER)를 선보인다. 1997년 영국의 극작가 패트릭 마버에 의해 세상에 태어난 는 2004년 주드 로, 나탈리 포트만,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의 동명영화로도 유명한 작품. 국내에서는 2005년 남성진, 박희순, 김여진, 손병호, 윤지혜 등이 참여해 초연을 갖고, 이후 총 8번의 무대공연을 통해 영화 외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악어컴퍼니 대표 레퍼토리다. 사랑을 다룬 세상 많은 작품들은 ‘낭만’에 집중한다. 하지만 는 아름답기보다는 냉소적이고 차가운 시선으로 사랑을 관찰하고, “자신만의 사랑법으로 인해 결국 해체되고야마는” 네 남녀의 관계를 통해 현대도시인들의 이기적이고 냉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2년 만에 다시 재공연 되는 2010 는 한국정서에 맞게 각색되었던 기존 작품들에 반해 오리지널 런던의 정서와 공간감을 살려 원작에 가장 가까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살면서, 사랑하면서 별로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들을 뼈저리게 느끼게”(엄기준)될 는 8월 6일부터 10월 10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다음은 댄, 앨리스, 안나, 래리 총 8명의 배우와 조행덕 연출이 함께 나눈 이야기다.

주로 착하고 순한 이미지를 보여줬던 문근영이 앨리스 역을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문근영 : 에서도 강하고 거친 모습 많이 보여드렸는데. (웃음)

“아직은 어리니까 꾸중이나 상처를 빨리 이겨낼 수 있을 거다”
문근영 “덜 친절하려고 노력중이다”
문근영 “덜 친절하려고 노력중이다”
문근영 “덜 친절하려고 노력중이다”
문근영 “덜 친절하려고 노력중이다”
어떤 이유로 를 선택하게 되었나.
문근영 : 작품을 고를 때 얼마나 재밌고 흥미롭게 할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생각한다. 변신을 이유로 선택하진 않는다. 는 무대에 선다는 것, 연극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영화 를 보면서도 나탈리 포트만의 어떤 연기들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립댄서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지기도 했지만 앨리스는 사랑에 있어 계산이 없는 사람이다.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별도로 준비하는 것들이 있나.
문근영 : 열심히 한다고는 하는데 연습을 보시는 연출님이 친절하다고 할 때가 많았다. 덜 친절하려고 노력중이다. 특별히 말투나 표정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무대에 서서 다른 배우들과 감정을 주고받으면서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지금 더 크다.
조행덕 : 드라마나 영화를 오래하셨던 분들이 무대공연을 하면 초반 당황하는 것들이 있다. (문)근영이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래도 연극은 관객과 함께하는 장르라서 자신이 가진 감정을 시선이나 소리로 관객들에게 좀 더 직접적으로 전달해야 된다. 연습을 시작한지 1달 정도 됐는데, 초반 일주일이 지난 후 부터는 금방 캐치해서 그동안의 앨리스만큼 접근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연극을 새로 접하는 배우들이 몇몇 있는데, 그 시류에 합류하게 되었다. 관객과 직접적으로 만나기 때문에 혹평이 나오기에 더 쉬운 장르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문근영 : 아주 많이 부담이 된다. 처음 이 작품 하겠다고 달려들었을 때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초조하고 불안하고 겁이 난다. 물론 사람인지라 못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 게 욕심이지만 연습을 하면 할수록 참 많이 부족하고 어려운 장르다 싶다. 연극무대에 대한 열망은 계속 있어왔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연기를 계속하고 있다면 무대에 대한 열망과 욕심이 생길 거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중보다는 지금이 좀 더 용기내기가 쉽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잘 하지 못하지만 어리니까 꾸중이나 상처를 빨리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채워가면 되지, 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 들어서 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겁도 더 나고 자존심도 오히려 더 많이 상할 것 같다. 그런 마음을 잊지 않고 열심히 연기해야지, 라고 매일같이 생각한다.

스트립댄서인 앨리스의 클럽신은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
조행덕 : 과거 5번의 들이 캐릭터명과 지명을 모두 한국식으로 각색했던 것에 반해 올해는 원작에 가깝게 접근하고 있다. 그래서 원작을 다시 번역작업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문근영이 내가 놓쳤던 부분들을 새롭게 많이 찾아줬다. 클럽신은 스트립댄스보다는 댄스가 끝난 상황에서 앨리스와 래리가 대화하는 장면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버림받은 앨리스와 래리 두 남녀가 서로를 보듬어주고 이해하는 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춤도 춤이지만 그 드라마 속에서 둘의 감정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느냐가 더 중요하다. 물론 춤도 춘다. 무대에서 얼마만큼의 춤을 보여줄지는 안무가와 나만이 알고 있다. 배우에게는 아직 그 단계까지 얘기하지 않았다. 우선 예쁘고 섹시하게 그릴 예정이라고만 얘기하겠다.

“며칠 내로 문근영이 피자랑 맥주를 살거다”
문근영 “덜 친절하려고 노력중이다”
문근영 “덜 친절하려고 노력중이다”
최근 엄기준은 문근영이 이상형이라고 공표한바 있는데, 함께 작업해보니 어떤가.
엄기준 : 행복하다. 하하.

연극무대에 처음 서게 되는 문근영을 엄기준이 많이 챙겨줬나.
문근영 : MT가서 술 마시면서 오빠랑 친해졌다. (웃음) (엄)기준오빠 뿐 아니라 선배 언니 오빠들이 예뻐해 줘서 재밌게 하고 있고, 무대에 올라가서 떨지 않고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

엄기준의 경우 장르를 가리지 않으며 쉬지 않고 작품을 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엄기준 : 기본적으로 무대를 좋아한다.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드라마 영화든 하고 싶은 역할이 있거나 좋은 작품이 있으면, 그리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가리지 않고 다 한다. 그런데 무대공연은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바스트나 클로즈업이 없다. 첫공연때 벌거벗겨진 느낌이 들 정도로 그만큼 숨을 곳도 기댈 곳도 없는 공간이다. 관객 앞에 오로지 연기로만 평가를 받게 되는데, 그런 작품을 하나씩 해나갈때마다 내가 좀 더 성숙해지는 것 같고 연기를 알아가고 있다 싶어서 좋아한다. 그리고 휴가계획은 없지만, 정말 가고 싶다. (웃음)

연극이 원조이지만 이미 2004년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 속 캐릭터들을 참고했나.
배성우 : 배우들이 참고를 하긴 한 것 같다. 어차피 영화도 같은 작가가 각색을 했기 때문에 분석에 있어서는 타당성이 있는 만큼 어느 정도 고려했을 거다. 하지만 우리가 보여줘야 하는 것은 정서다. 정서는 따라한다고 보여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연기할 때는 스스로가 느끼는 것들에 더 집중하지 않을까.

한 달가량의 연습이 진행되었다고 했는데 팀 분위기는 어떤가.
진경 : 작품내 스킨십이 많다. 그 중 댄과 안나는 10초간의 키스신이 있다. 두 번째 신인데 아직 근처에도 가보지 않아서 걱정들을 하고 있다. (웃음) 그리고 연습실에서 컵차기를 자주 하는데 최근 문근영이 컵차기에 재미 들려서 자꾸 하자고 졸라댄다. (웃음) 덕분에 배우들이 열심히 운동도 하고 있다.
배성우 : 사실 컵차기의 생명은 컵의 생생함이다. 그래야 잘 차지는데 컵을 밟는 순간 게임이 루즈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끼리 컵 밟은 사람에게 벌칙을 주는데, 문근영이 밟아서 피자와 맥주를 사기로 했다. 며칠 내로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글. 장경진 three@
사진. 채기원 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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