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플러스> 월드컵이 2002년만큼 뜨겁지 않은 이유
월드컵이 2002년만큼 뜨겁지 않은 이유" /> MBC 목 밤 11시 5분
지금 한국사회의 가장 큰 뉴스는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다. 돌이켜보면 월드컵 도전은 잔혹사에 가까웠다. 처녀 출장한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은 한국전쟁 휴전 이듬해 벌어진 까닭에 출전자체가 도전이었다. 이때 헝가리에 9:0으로 지면서 우리나라는 월드컵 사상 최대 점수 차 패배 기록을 보유 중이다. 그 후 세계무대에서 자취를 감추고, 북한에 자리를 내줬다가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양지축구단이 생기고, 80~90년대를 거쳐 2002년 히딩크의 매직 이후 엄청난 발전을 이룩하게 된다.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와 궤를 같이한 한국축구. 남아공에서의 쾌거가 그냥 단지 축구만의 성취가 아님을 보여준다. 또 한편으로, 이번 성취의 이면으로 월드컵이 너무나 상업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려준다. 거리응원을 대기업이 후원을 빙자해 점령한 사례며, SBS가 두 차례 월드컵과 네 차례 올림픽 단독 중계권을 따내면서 중계권료 자체도 예년에 비해 2배 넘게 올랐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국민 1인당 중계권료와 인상 퍼센트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지불하고 있음을 수치로 보여준다. 채널선택권과 보편적 접근이라는 풀기 힘든 난제. 확실한 것은 원정 16강의 성취로 SBS가 이득을 얻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삼사가 뜨겁게 달굴 때보다 월드컵 자체의 붐은 예년에 비해 시들하다. 돈을 더 벌기위해 단독중계를 결정했는데, 거시적으로 축구와 월드컵만을 놓고 보면 그리 발전적인 방향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또 다른 꼭지인 ‘청계천의 갈겨니’는 블랙코미디였다. 청계천에 지리산 1급수에만 사는 갈겨니가 등장했다. 관계당국은 모르는 일이라지만 돈으로만 그렇게 밀어붙이면 생태계 교란의 위험을 초래한다는 것을 모두들 명심해야 할 듯싶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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