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희를 배불리 먹게 하리라
내가 너희를 배불리 먹게 하리라
지문 다가가기
거성식품 회장이다. 어린 시절 전쟁터에서 총 맞아 죽는 것보다 굶어 죽는 게 더 비참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제빵 기술을 배웠다. “빵을 만들 때 잡담은 절대 금지”라며 자신의 일을 신성하게 수행하고 “총칼 들고 싸우는 것만이 애국이 아니다. 대한민국에 더 이상 배고픈 사람이 없게 만드는 거, 그것도 애국이 되는 거다”라는 지론으로 고아원과 양로원에 빵을 무상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빵점짜리 남편이다. 부인이 딸을 낳자 병원에도 가보지 않고, 산후요양을 떠난 사이 집안일 돕는 처녀 김미순을 농락한다. 훗날 김미순이 아들 탁구를 낳아 데려오자 아내와 어머니가 피 튀기며 싸울 때 한 발 빼고 있다가 “그만 고정 하세요 어머님. 어머님 뜻이 그렇다면 아일 맡겠습니다” 라며 어머니 뒤에 숨어 외도를 슬쩍 넘긴다. 그가 공장에서 빵을 훔친 탁구에게 했던 말, “한 마디로, 도둑질 할 용기는 있으면서 니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질 용기는 없다 그거냐? 그럴 용기조차 없는 녀석이라면 더더욱 용서해 줄 가치가 없지” 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 부인에게 “내 아들을 낳아줬고, 그 오랜 세월 내 아들을 키워 준 여자요. 어떤 식으로든 보상해줘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 라며 미순을 옹호하고 위기에 몰리면 “나 피곤해요, 그만 합시다” 라며 문제를 회피한다. 즉 ‘어머님>빵>나>미순과 탁구>자식들>부인’ 순으로 신경 쓰는 최악의 남편인 것이다. 구일중 회장, 혹은 거성식품 홍보팀에서 이에 대한 반박 및 수정을 원한다면 본 기자가 다니는 회사에 크림빵 서너 상자만 갖다 주길 바란다. 수신인 명은 상단에 있다.

갈래 : 빵생빵사, 우유부단, 마더파더

[1점 문제] Q. 다음 중 구일중이 지은 아들의 이름을 한문으로 맞게 쓴 것은?
구일중 : 탁구라고 지으면 되겠구만.
김미순 : 탁구예?
구일중 : 그래. 탁구. 높을 탁에 구할 구.

1) 卓球
2) 琸求
3) 鐸具
4) 卓求
5) 琸口
[2점 문제] Q. 다음 중 구일중이 김미순을 꼬드기는 데 사용한 마성의 대사를 고르시오.

1) 내가 사랑해!
2) 넌 이제 내 사람이야.
3) 당신은 지금 작은 참새 같아.
4) 니가 이뻐 그런다. 조용히 하거라.
5) 나한테 영혼을 판 대가는 제법 달콤할 거야.
[3점 문제] Q. 다음 대화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으로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모두 고르시오.

구일중 : 너. 저 안에서 이 빵들을 훔쳐 나온 거냐?
탁구 : ……
구일중 : 훔쳐 나온 거 맞아?
탁구 : 네. 맞심니더.
구일중 : 한실장.
한승재 : 네, 회장님.
구일중 : 경찰 불러.

1) 빵이 없으면 과자나 고기를 먹으면 된다.
2) 묵비권을 행사하고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
3) 빵은 훔쳐 나오지 말고 그 자리에서 먹어야 한다.
4) 대답할 시간에 한 발이라도 더 도망치는 게 낫다.
5) 정직하게 대답해봤자 돌아오는 것은 경찰서 행뿐이다.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3) 예정일보다 훨씬 일찍 양수가 터졌다.
2점 문제 – 2) 과부
3점 문제 – 5) ㉠ 나영이 – ㉡ 이나영

[실전! 말하기 전략]* 내 성적표를 두고 부모님이 서로 탓하며 싸울 때
그만 고정하세요 어머님. 어머님 뜻이 그렇다면 저는 아버지를 닮았습니다.

* 아무 택배나 함부로 받지 말라고 했건만
그만 고정하세요 여보. 당신 뜻이 그렇다면 사과를 받아들이겠습니다.

* 우루과이 전이라도 함께 하시겠어요?
그만 고정하세요 각하. 각하 뜻이 정 그러시다면 모인 김에 민주항쟁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글. 최지은 five@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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