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은 딱딱하고 지루하다고만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오는 22일부터 7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과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디토 페스티벌’로 눈길을 돌려보자. 지난 2009년에 시작된 디토 페스티벌은 실내악에서 협주곡, 멀티미디어가 결합된 공연까지 다양하게 구성, 클래식 초심자들에게 친절한 가이드를 제시해준다. 특히 올해 디토 페스티벌은 지난 시즌보다 2배 커진 스케일과 호스트인 앙상블 디토의 세계적인 친구들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피아니스트 임동혁,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 트럼페터 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 바이올리니스트 고토 류가 바로 그들. 앙상블 디토의 다섯 멤버들에게 디토 페스티벌에 대해 물었다.디토 페스티벌이 2회를 맞았다. 이번 페스티벌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리처드 용재 오닐 : 올해 디토 페스티벌은 실내악에서 협주곡, 심포니, 멀티미디어가 결합된 공연까지 다양하게 8개의 공연을 준비했다. 지금까지 진행해온 페스티벌 중 가장 큰 스케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가장 신나는 건 앙상블 디토 멤버들이 모두 한 테이블에 앉아있다는 것이다. (웃음) 앙상블 디토가 실내악을 좀 더 활성화시키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는데, 멤버들과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서 신난다. 그리고 이번에 멋진 바이올리니스트 사토 ㅅㅠㄴ스케를 영입하게 되어 좋다.
“음악 자체가 관객에게 얘기한다고 믿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이번 2010 앙상블 디토에 사토 ㅅㅠㄴ스케가 새롭게 영입되었다. 뉴욕에서 리허설을 진행했다는데 어땠나.
사토 ㅅㅠㄴ스케 : 예전에 대관령축제에서 리처드 용재 오닐을 처음 만났고,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을 지속적으로 해왔었다. 그러던 중 앙상블 디토 멤버로 초대를 받았다. 5~6년 전에 만났던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고마웠다. 앙상블 단원으로 연습을 하게 되면 그룹마다 특유의 에너지가 있는데, 앙상블 디토의 경우 음악적으로 소통하는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뉴욕에서 처음 멤버들을 만나 연주를 했는데, 일생에서 가장 신나고 재밌었던 때였다. 리허설 도중 이렇게 많이 웃어본 게 처음일거다. 오랫동안 기다려왔고, 음악적으로도 기대한 바가 굉장히 많은데 다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페스티벌의 피날레인 앙상블 디토 리사이틀의 주제가 보헤미안이다. 이 주제는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
마이클 니콜라스 : 테마를 선정할때는 연주할 곡들의 연결고리를 찾는 작업을 한다. 이번엔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의 드라마틱한 곡이 아닌 드보르작, 코다이와 같은 헝가리와 체코 음악가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러면서 콘셉트가 자연스럽게 보헤미안으로 잡혔다. 우선적으로 관객들에게 걸작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지만, 새로운 관객을 개발하고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디토 오디세이’에는 3D 비주얼을 이용한 공연을 펼친다.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인지.
리처드 용재 오닐 : ‘디토 오디세이’를 기획할 당시 굉장히 작은 세계와 반대로 아주 큰 세계에 대한 고민을 했다. 이번 ‘디토 오디세이’는 우주여행에 콘셉트를 맞췄다. 1부에서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피아노 솔로로 슈만의 ‘어린이 정경’을 연주할 것이다. 그리고 2부에서는 앙상블 디토와 오케스트라가 홀스트의 ‘행성’을 연주하게 된다. 1부에서 조용하고 작은 세계를 그린다면, 2부를 통해 크고 웅장한 세계를 표현하게 된다. 또한 비주얼 영상의 경우 단순히 행성의 이미지만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예술적 영상을 함께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광경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실 시각적인 부분이 음악을 듣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을 텐데.
리처드 용재 오닐 : 휴스턴 심포니의 경우도 나사의 이미지를 이용해 무대 위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음악에 인생을 바치는 우리는 음악 자체가 관객에게 얘기한다고 믿고 있다. 물론 다각적인 시각적이고 기술적인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음악의 본질적 가치는 건드리지 않으려 조심하고 있다. 진심으로 음악 자체가 관객들에게 우리를 대변해 얘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앙상블 디토의 컬러는 레인보우” 지용과 스테판 재키브 경우엔 앙상블 디토 외에도 솔로활동을 하고 있다. 두 프로젝트의 차이가 있나.
지용 : 솔로와 앙상블 디토의 활동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가느냐의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 몇 달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앙상블 디토 외에도 발레리나, 시각미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작업을 했는데 그와 달리 홀로 무대에 서게 되면 관객에게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된다는 점에서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스테판 재키브 : 지용과는 달리 나는 앙상블 디토와 솔로 활동이 큰 차이가 없다고 느낀다. 오케스트라 소나타건 바이올린 솔로를 연주하건 차이가 없다. 근본적으로 무대에 서는 것은 다른 아티스트와의 교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돌아오게 되어 너무 신나고, 앙상블 디토의 단원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것 같아 나에겐 굉장히 특별하다.
반면 마이클 니콜라스의 경우 앙상블 디토 외에도 실내악을 자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앙상블 디토는 어떤 컬러를 가지고 있나.
마이클 니콜라스 : 실내악 연주를 많이 하는 편이지만, 매해 여름은 늘 기대가 된다. 앙상블 디토 멤버들은 동료일 뿐 아니라 친구와도 같은 존재다. 그래서 연주하는 동안 참 많이 웃게 되고, 서로가 듣는 자세로 임한다는 것이 다른 실내악들과 다른 점인 것 같다. 색으로 비교하자면 무지개랄까. 연주자들의 실력은 이미 검증되어 있지만, 멤버들의 멋진 외모도 화제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젊고 매력적인 남성멤버로 이루어진 이유가 있나.
스테판 재키브 : 앞서 리처드 용재 오닐이 얘기했듯 음악은 스스로 관객에게 얘기한다. 그런데 클래식을 관객에게 들려주는 과정에서 어떻게 프레젠테이션을 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접근성이 용이하게 가는 것 같다. 일부 관객의 경우 포스터, 티저 영상 등의 홍보물을 보고 공연장을 찾는다. 하지만 오고 난 이후엔 음악과 무대에 매료된다는 것을 이미 지난 시즌을 통해 검증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공연이 계기가 되어 다른 클래식을 접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거다. 그리고 단원 선정에 있어서는 음악적 기량은 물론이고, 다른 단원과의 협동 부분에도 염두를 두었다. 하지만 페스티벌의 콘셉트자체가 프레젠테이션을 염두에 두어서 보여지는 부분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여성멤버를 영입할 의사는 없나.
리처드 용재 오닐 : …Maybe.
글. 장경진 three@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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