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형제들’, 피가 날 때까지 웃겨드립니다
‘뜨거운 형제들’, 피가 날 때까지 웃겨드립니다
‘뜨거운 형제들’ MBC 일 오후 5시 20분
겨우 1회를 방영했을 뿐인데 7주를 쉬었다. MBC 의 ‘뜨거운 형제들’ 이야기다. 모두가 과 를 기다리던 길고 긴 시간동안, ‘뜨거운 형제들’의 첫 회에 대한 기억 역시 가물가물해지면서 그렇게 기다리던 의 봄도 함께 멀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뜨거운 형제들’은 철 지난 미션을 가지고도 멤버들 간의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며 의외의 선방을 날렸다. 싱글 멤버 4명이 아바타가 되어 유부남 멤버 4명의 조종을 받으며 소개팅에 참여하는 미션은, ‘뜨거운 형제들’ 멤버 면면의 캐릭터를 알기에 적합한 것이었다. 노유민은 융통성이 없지만 최선을 다하고, 그를 조종하는 김구라는 특유의 시큰둥하고 거만한 느낌을 유지하면서 형제들 내의 상하관계를 만들어간다. 싸이먼 디와 한상진은 처음 하는 예능에서도 병풍이 되지 않을 만큼 미션에 힘쓰고, 막내 이기광은 나이 마흔 둘에도 삐치는 탁재훈을 어르고 달래며 새로운 관계망을 형성한다. 무엇보다 콩트에 어울리는 캐릭터 때문에 여러 버라이어티에서 게스트로만 전전해온 박휘순의 고군분투는 눈물겹다. 입에서 휴지가 나오는 마술을 보여주다가 잇몸에 피가 날 때, 시청자들은 특유의 불쌍하고 고달픈 분위기를 꾸준히 간직해오면서 때로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며 큰 웃음을 선사하는 박휘순 개그의 저력을 알게 된다. 역시 신선한 형 조합인 탁재훈, 박명수, 김구라가 1회 정도의 새로운 캐릭터와 관계들을 끌어갈 수만 있다면, ‘뜨거운 형제들’에게 지난 7주간의 시간은 약이 될 수도 있다. 이대로만 계속 간다면 이미 레드오션인 남자 버라이어티 속에서 ‘뜨거운 형제들’이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지켜보는 일은 꽤 흥미로운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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