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욕망의 시대를 기록하라
, 욕망의 시대를 기록하라" /> 1, 2회 SBS 월-화 밤 9시 55분
“세상엔 사람이 마음먹어서 못할 일은 없어.” 그런 시대가 있었다. 사람이 마음먹으면 길을 뚫고 물길을 내며, 하루아침에 논밭을 빌딩촌으로 만들 수 있었던 시대. ‘잘 살아보세’ 노래를 부르며 경제 성장만을 위해 달려가던 시대. 는 그 시대의 드라마다. 오직 성공만을 향해 가는 돈과 권력은 화목한 한 가정을 쉽게 비극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권력에 목이 마른 조필연(정보석)은 돈줄이 막힌 건설사 사장 황태섭(이덕화)을 꼬여내 금괴 강탈 사건을 저지르고, 그 과정에서 트럭 운전사인 이 씨(정규수)를 죽이게 된다. 이 사건의 목격자인 이 씨의 아들 강모(김수현)와 아내(윤유선)을 비롯한 가족들이 필연의 부하들에게 쫓기면서 이 길고 긴 욕망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돈과 권력이 만들어낸 비극, 무엇보다 부모의 죽음이 빚어낸 복수와 엇갈리는 애정의 서사는 사실 늘 시대극에서 보아오던 것이다. 는 예상과 비슷하게 지금까지 보아온 추격전을 재현하고, 인물들에게는 극단적인 비극과 얽히고설킨 운명을 부여한다. 하지만 그렇게 다음 장면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그 순간의 극단적인 감정을 표현해내는 아역들의 연기와, 계속해서 다음을 보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은 에서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시대극이라는 것이 궁극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없고, 새로운 시도 역시 쉽지 않은 장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가 예상되는 앞으로의 이야기 속에서 어떤 예상치 못한 카드를 꺼내드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과연 는 예상대로 또 하나의 성공신화 혹은 영웅 서사에 머무르게 될까, 아니면 오해를 풀고 욕망의 시대를 제대로 기록한 시대극으로 남을까. 2회만으로 아직은 판단하기 곤란하니, 조금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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