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MBC PD들을 등 떠미는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1051615171767912_1.jpg)
지난해 2월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프로그램 방향과 PD의 인사이동을 결정한 건 한 두 번이 아니다. 시사 프로그램인 와 가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경영진에 의해 지난해 10월 폐지됐다. 올해 3월에는 ‘나는 가수다’가 재도전 논란에 휩싸이자 경영진은 연출자인 김영희 PD를 경질한 바 있다. 임원진은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이유로 들었지만, MBC 노조는 “이후 만들어질 방송분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회복할 여지를 두는 게 예능국 수뇌부의 결정”이었다며 일방적 경질을 비판했다. 4월에는 김재철 사장이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의 진행자 김미화에게 하차를 직접 권고하기도 했다. 가장 잦은 부침을 겪은 프로그램은 < PD 수첩 >이다. 소망교회의 문제점을 취재하던 최승호 PD가 사실상 외주제작사를 관리하는 아침프로그램으로 발령 받았으며, ‘이명박 대통령 무릎기도 사건’과 ‘서초동 사랑의 교회’ 아이템은 각각 취재중단과 단축제작압력에 시달렸다.
“분노로 가득 찬 구성원” VS “룰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누가 MBC PD들을 등 떠미는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1051615171767912_2.jpg)
“PD에게 프로그램 제작을 하지 말라는 것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는 한학수 PD의 말처럼, 제작을 할 수 있다는 것은 PD들에게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MBC 경영진들은 PD들을 제작현장에서 점점 멀어지게 하고 있다. 경영진과 제작진이 대립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생산적 논의로 이어지지 못하고 경영진이 제작진의 갈 길을 좌지우지 하는 건 문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실력 있는 시사교양 PD들을 더는 현장에서 만날 수 없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앞으로 MBC에서 < PD 수첩 >과 같은 날선 시사프로그램을 다시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면, 그 MBC를 우리는 과거와 같은 의미의 MBC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진제공. MBC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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