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브라운관 속에서 자랐다. 94년, 영화 로 데뷔한 것이 다섯 살 때. 초등학교 시절 MBC , 등에서 귀여운 아들로 눈도장을 찍은 백성현은 십 대를 지나면서 MBC 와 SBS , KBS 에서 남자 주인공들의 아역을 도맡으며 나이보다 훨씬 성숙하고 로맨틱한 캐릭터들을 소화했다. 사실 아역배우 출신 연기자들이 과거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지만, 이 해사한 얼굴의 배우는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두르지 않고 제 길을 걸어왔다. 영화 의 이준익 감독이 “이 연령대 배우 중 이 정도로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없었다”라며 그를 황정민(황정학 역)과 차승원(이몽학 역) 사이 ‘견자’ 역으로 캐스팅한 것 또한 그 시간 동안 다져진 기본의 충실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MBC 에서 파이팅 넘치는 마라토너 구대구 역으로 청춘의 박동을 들려주었던 그는 최근 KBS 에서 차분한 목소리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처음 대본을 받아 읽었을 때부터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일본의 추리극 스타일에 한국의 스릴러적인 면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고, 만화 같은 설정에 진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보기 드문 작품이라 꼭 연기해보고 싶었죠.” 폭설로 고립된 명문 고등학교 기숙사에 남은 8명의 학생들과 연쇄살인범이 펼치는 팽팽한 심리전을 그린 에서 백성현이 연기하는 박무열은 ‘매뉴얼 맨’이자 ‘학부형이 뽑은 사위 삼고 싶은 학생 1위’로 불리는 모범생이다. “박무열은 제일 강할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제일 깨지기 쉬운 캐릭터이기도 해요. 바르고 선해 보이지만 사실은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에 서 있는 사람이거든요. 겉으로 많이 드러나지 않아도 눈빛 하나, 표정 하나를 통해 이 인물이 속으로 굉장한 갈등과 고민을 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연기에서 제일 중요한 건 진정성이니까요.” 나이는 비슷하지만 신인이 대부분인 현장에서 연기에 대한 조언은 물론 분위기 메이커 노릇까지 톡톡히 하고 있는 그가 덧붙인다. “다들 저한테 그래요. 박무열이라고, 뻔한 놈이라고. (웃음) 사실 저도 박무열처럼 완벽주의자 같은 면이 좀 있거든요.” 그래서 무엇보다 듣는 이들의 기분을 산뜻하게 해 줄 수 있는 음악을 소개하고 싶다는 백성현이 ‘봄을 만날 수 있는 음악들’을 추천했다. 1. 투체어스의 < Vol.1 Romance (로망스) (Ruby`s Juke Box) >
“지난겨울은 유난히 춥고 힘들었잖아요. 그래서 봄을 맞아 그동안 움츠러든 몸과 마음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곡을 골라 봤어요” 라는 백성현의 설명대로 ‘Romance In Euro’는 따스한 봄날 유럽의 노천카페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는 감미로운 연주곡이다. 국내 정상급의 재즈 기타리스트 김민석과 싱어송라이터 겸 기타리스트 조성빈이 결성한 투체어스의 첫 번째 싱글 < Romance >는 오로지 어쿠스틱 기타 두 대의 호흡만으로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멜로디와 사운드를 전달한다. “사실 저도 기타를 배우고 있는데 아직 솔로 할 실력은 안 돼요. 한동안 바빠서 연습을 못 했지만 두세 달 더 연습하면 한 곡 정도는 칠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 2. Julie C의 < Steady Ground >
“얼마 전부터 음악을 배우고 있어요. 꼭 어디에 써먹어야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음악을 많이 알고 연주도 할 줄 알면 인생이 풍요로워질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힘들더라도 짬짬이 시간을 내서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 투자하다 보면 이삼 년 후에는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을 것 같아요” 라고 말하는 백성현이 선택한 두 번째 앨범은 2003년 데뷔한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의 여성 싱어 Julie C의 < Steady Ground >다. “흔하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인, 중독성 있는 보컬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Tomorrow’라는 곡을 특히 추천하지만, 앨범 전체를 다 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거예요.” 3. M.Y.M.P의 < Acoustic Proposal >
“이 앨범에 실린 곡 중 제일 좋아하는 ‘Say You Love Me’는 멜로디도 좋지만, 여성 보컬의 목소리가 정말 매력적이죠. 듣고 있으면 사랑이 꽃피는 봄이 온 것 같은 기분, 감성이 충만해져서 사랑하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 준다고 해야 하나? (웃음)” 96년 친 알칸타라(기타, 보컬)를 비롯한 대학 친구들이 결성한 필리핀의 남성 4인조 밴드 M.Y.M.P는 2003년 여성 보컬 쥬리스 페르난데스의 영입 후 2인조 체제를 유지하게 되었다. 쥬리스 페르난데스의 가녀리면서도 깨끗한 미성이 인상적인 ‘Say You Love Me’는 재즈 보컬리스트 패티 오스틴의 76년 앨범에 실렸던 곡을 리메이크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M.Y.M.P’는 ‘Make Your Momma Proud’, 즉 “네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하라”는 의미다. 4. Bebe Winans의 < Dream (Bebe Winans) >
“저에게 음악을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신 곡 중 하나가 ‘Love Thang’이에요. 앨범 재킷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노래를 부른 비비 와이넌스라는 분은 엄격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목소리가 참 부드러우시죠. 선생님께서 ‘우리도 연습해서 언젠가는 불러봐야 할 노래’라고 하시더라구요. 워낙 명곡이라 쉽지는 않겠지만요. 하하.” 최고의 가스펠 듀오로 불리는 비비 앤 씨씨(Bebe & Cece)의 비비 와이넌스가 2005년 발표한 앨범 < Dream >에는 로맨틱한 러브송으로 손꼽히는 ‘Love Thang’ 외에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유명한 연설을 모티브로 한 7분짜리 대곡 ‘I Have A Dream’ 등이 수록되어 있다. 5. Olivia의 < A Girl Meets Bossa Nova Vol.2 >
“올리비아의 노래를 원래 워낙 좋아해서 계속 들어 왔어요. 이 앨범에도 좋은 곡들이 많은데 특히 마지막 트랙의 ‘Sweet Memories’는 제목 그대로 달콤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라 듣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기분이 들어요.” 싱가포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보사노바 보컬리스트 올리비아는 2005년 데뷔 후 감미로운 보컬과 감수성 풍부한 음악으로 인기를 얻어 왔다. 재즈, 팝, 보사노사 명곡들을 주로 리메이크한 그의 두 번째 앨범 < A Girl Meets Bossa Nova Vol.2 >에는 80년대 일본의 여가수 게이코 마츠이가 불렀던 곡의 리메이크인 ‘Sweet Memories’를 비롯해 샤데이의 ‘Kiss of Life’ 보사노바 거장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Wave’ 등의 리메이크 버전이 수록되어 있다. “중반 이후가 정말 후다닥 지나갔어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작품은 항상 끝나게 마련이니까.” 길었던 겨울의 마지막과 함께 끝을 맞이한 는 이십 대 배우로서 백성현에게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쉽게 가지 않고 매 작품마다 더 열심히 배우는, 그래서 항상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십 대고 청춘이니까, 아직 저는 완성형이 아니잖아요. 진화형이지.” 오랜 시간 동안 흔들림 없이 한 길을 걸어온 젊은 배우의 목소리에 부쩍 믿음직스러워진 무게가 실린다.
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처음 대본을 받아 읽었을 때부터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일본의 추리극 스타일에 한국의 스릴러적인 면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고, 만화 같은 설정에 진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보기 드문 작품이라 꼭 연기해보고 싶었죠.” 폭설로 고립된 명문 고등학교 기숙사에 남은 8명의 학생들과 연쇄살인범이 펼치는 팽팽한 심리전을 그린 에서 백성현이 연기하는 박무열은 ‘매뉴얼 맨’이자 ‘학부형이 뽑은 사위 삼고 싶은 학생 1위’로 불리는 모범생이다. “박무열은 제일 강할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제일 깨지기 쉬운 캐릭터이기도 해요. 바르고 선해 보이지만 사실은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에 서 있는 사람이거든요. 겉으로 많이 드러나지 않아도 눈빛 하나, 표정 하나를 통해 이 인물이 속으로 굉장한 갈등과 고민을 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연기에서 제일 중요한 건 진정성이니까요.” 나이는 비슷하지만 신인이 대부분인 현장에서 연기에 대한 조언은 물론 분위기 메이커 노릇까지 톡톡히 하고 있는 그가 덧붙인다. “다들 저한테 그래요. 박무열이라고, 뻔한 놈이라고. (웃음) 사실 저도 박무열처럼 완벽주의자 같은 면이 좀 있거든요.” 그래서 무엇보다 듣는 이들의 기분을 산뜻하게 해 줄 수 있는 음악을 소개하고 싶다는 백성현이 ‘봄을 만날 수 있는 음악들’을 추천했다. 1. 투체어스의 < Vol.1 Romance (로망스) (Ruby`s Juke Box) >
“지난겨울은 유난히 춥고 힘들었잖아요. 그래서 봄을 맞아 그동안 움츠러든 몸과 마음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곡을 골라 봤어요” 라는 백성현의 설명대로 ‘Romance In Euro’는 따스한 봄날 유럽의 노천카페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는 감미로운 연주곡이다. 국내 정상급의 재즈 기타리스트 김민석과 싱어송라이터 겸 기타리스트 조성빈이 결성한 투체어스의 첫 번째 싱글 < Romance >는 오로지 어쿠스틱 기타 두 대의 호흡만으로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멜로디와 사운드를 전달한다. “사실 저도 기타를 배우고 있는데 아직 솔로 할 실력은 안 돼요. 한동안 바빠서 연습을 못 했지만 두세 달 더 연습하면 한 곡 정도는 칠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 2. Julie C의 < Steady Ground >
“얼마 전부터 음악을 배우고 있어요. 꼭 어디에 써먹어야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음악을 많이 알고 연주도 할 줄 알면 인생이 풍요로워질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힘들더라도 짬짬이 시간을 내서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 투자하다 보면 이삼 년 후에는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을 것 같아요” 라고 말하는 백성현이 선택한 두 번째 앨범은 2003년 데뷔한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의 여성 싱어 Julie C의 < Steady Ground >다. “흔하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인, 중독성 있는 보컬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Tomorrow’라는 곡을 특히 추천하지만, 앨범 전체를 다 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거예요.” 3. M.Y.M.P의 < Acoustic Proposal >
“이 앨범에 실린 곡 중 제일 좋아하는 ‘Say You Love Me’는 멜로디도 좋지만, 여성 보컬의 목소리가 정말 매력적이죠. 듣고 있으면 사랑이 꽃피는 봄이 온 것 같은 기분, 감성이 충만해져서 사랑하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 준다고 해야 하나? (웃음)” 96년 친 알칸타라(기타, 보컬)를 비롯한 대학 친구들이 결성한 필리핀의 남성 4인조 밴드 M.Y.M.P는 2003년 여성 보컬 쥬리스 페르난데스의 영입 후 2인조 체제를 유지하게 되었다. 쥬리스 페르난데스의 가녀리면서도 깨끗한 미성이 인상적인 ‘Say You Love Me’는 재즈 보컬리스트 패티 오스틴의 76년 앨범에 실렸던 곡을 리메이크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M.Y.M.P’는 ‘Make Your Momma Proud’, 즉 “네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하라”는 의미다. 4. Bebe Winans의 < Dream (Bebe Winans) >
“저에게 음악을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신 곡 중 하나가 ‘Love Thang’이에요. 앨범 재킷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노래를 부른 비비 와이넌스라는 분은 엄격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목소리가 참 부드러우시죠. 선생님께서 ‘우리도 연습해서 언젠가는 불러봐야 할 노래’라고 하시더라구요. 워낙 명곡이라 쉽지는 않겠지만요. 하하.” 최고의 가스펠 듀오로 불리는 비비 앤 씨씨(Bebe & Cece)의 비비 와이넌스가 2005년 발표한 앨범 < Dream >에는 로맨틱한 러브송으로 손꼽히는 ‘Love Thang’ 외에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유명한 연설을 모티브로 한 7분짜리 대곡 ‘I Have A Dream’ 등이 수록되어 있다. 5. Olivia의 < A Girl Meets Bossa Nova Vol.2 >
“올리비아의 노래를 원래 워낙 좋아해서 계속 들어 왔어요. 이 앨범에도 좋은 곡들이 많은데 특히 마지막 트랙의 ‘Sweet Memories’는 제목 그대로 달콤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라 듣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기분이 들어요.” 싱가포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보사노바 보컬리스트 올리비아는 2005년 데뷔 후 감미로운 보컬과 감수성 풍부한 음악으로 인기를 얻어 왔다. 재즈, 팝, 보사노사 명곡들을 주로 리메이크한 그의 두 번째 앨범 < A Girl Meets Bossa Nova Vol.2 >에는 80년대 일본의 여가수 게이코 마츠이가 불렀던 곡의 리메이크인 ‘Sweet Memories’를 비롯해 샤데이의 ‘Kiss of Life’ 보사노바 거장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Wave’ 등의 리메이크 버전이 수록되어 있다. “중반 이후가 정말 후다닥 지나갔어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작품은 항상 끝나게 마련이니까.” 길었던 겨울의 마지막과 함께 끝을 맞이한 는 이십 대 배우로서 백성현에게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쉽게 가지 않고 매 작품마다 더 열심히 배우는, 그래서 항상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십 대고 청춘이니까, 아직 저는 완성형이 아니잖아요. 진화형이지.” 오랜 시간 동안 흔들림 없이 한 길을 걸어온 젊은 배우의 목소리에 부쩍 믿음직스러워진 무게가 실린다.
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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