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말로 ‘엄마 미소’라고들 하지요? SBS ‘영웅호걸’에서 몸도 제대로 가뉘어지지 않는 거대한 토끼 탈을 쓰고 나와 열심히 춤추며 ‘좋은 날’을 부르는 아이유 양의 모습을 보니 절로 ‘엄마 미소’를 짓게 되더군요. 내 자식도 아닌데 왜 그리 대견한지 모르겠어요. 분장만 몇 시간씩 걸린다는 SBS 드라마 촬영이며 각종 음악 방송 출연으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상황이겠건만 어쩜 그렇게 지친 티를 안 낼 수 있는지요. 뒤뚱거리는 토끼 의상을 입은 채 혼자 장보기를 시켜놔도 도대체 노여워하길 하나, 낑낑대며 물건을 들고 나르는 장면은 안쓰럽기까지 했어요. 아이유 양이 지닌 근성, 밝고 진취적인 에너지가 여지없이 발휘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아이유 양이 ‘어, 어’ 하다 보니 어느새 떴다며 신기해들 합니다. 또는 하도 걸 그룹들이 쏟아져 나오다 보니 틈새로 작용했다고도 하고요. 과연 그럴까요? 저는 우연히, 운대가 맞아서가 아니라 순전히 아이유 양의 근성의 승리라고 생각하는 쪽이거든요. 한번 TV에 출연할 기회를 잡을 적마다 마치 한지에 먹물이 번져가듯 시청자는 물론 함께 출연한 동료들을 하나 씩, 하나 씩 자신의 편으로 만든 끝에 지금의 아이유 양이 된 거라는 얘기에요.
방년 17세의 소녀가 참 당차기도 하지요 제가 아이유 양을 처음 봤을 때가 아마 재작년 봄 KBS ‘서바이벌 슈퍼루키’ 코너에 기타를 들고 나와 소녀시대의 ‘지(Gee)’를 색다른 느낌으로 불렀을 때일 거예요. 그날 개그맨 장도연 씨에게 밀리는 바람에 1등을 하진 못했지만, 그리고 ‘슈퍼루키’ 코너 외엔 거의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지도 못했지만 저처럼 아이유 양이 머리에 각인된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을 겁니다. 노래 실력도 뛰어났지만 내내 방글방글 거리는 기분 좋은 미소가 잊히지 않던 걸요. 그리고 한 달여 뒤, 다시 출연해 그때는 빅뱅의 ‘거짓말’을 또 어쿠스틱 버전으로 재해석해 화제를 불러왔었죠. 지난 번 ‘아주 특별한 수업’ 편, 아이유 양의 강의를 듣고 보니 그 당시가 바로 정규 1집 < Growing Up >을 발표하고 활동 중일 때였던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앨범이 잘 되어서 주목받는 시기도 아니었던 건데, 게다가 대단한 선배들이 진을 치고 있는, 신인으로서는 심장이 오그라들만한 무대였을 텐데 어떻게 그처럼 차분하고 당당할 수 있었을까요.
그뿐만이 아니죠. 기 세기로 따지면 ‘영웅호걸’이나 의 몇 수는 위일 MBC 에 나와서도 대선배님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았습니다. 그 즈음 ‘꿀벅지’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대세였던 애프터스쿨의 유이 양도 출연한 날이어서 사실 처음엔 걱정이 좀 됐었거든요. 유이 양 때문에 관심 밖이 되면 어쩌나 해서요. 그러나 보란 듯 김현식 씨의 불후의 명곡 ‘내 사랑 내 곁에’를 비롯해 선배들이 좋아할만한 곡들을 탁월한 감성으로 불러 박수를 받았지 뭐에요. 곡 마무리에 살짝 윙크를 하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방년 17세의 소녀가 참 당차기도 하지요.
아이유 양의 미래는 더욱 더 탄탄할 거예요 저의 그 나이 적을 돌아보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저는 어른들에게 뻣뻣하다는 소릴 듣는 아이였는데, 그게 실제 성격이 보들보들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붙임성이 없어서, 어른들과 잘 지내는 방법을 몰라서였거든요. 그런데 아이유 양은 에서도 그렇고 ‘영웅호걸’에서 노사연 씨를 대하는 걸 보면 어른들을 잘 모실 줄도 압니다. 그렇다고 어른들과 관계가 매끄러운 아이들의 대다수가 그렇듯이 또래들과의 사이가 껄끄러운 것도 아니죠. ‘영웅호걸’에서 보면 티아라의 지연 양과 단짝 친구로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으니까요. 그런가하면 아이돌 남자 연예인과는 어떤 간격을 유지해야 하는지, 어떤 느낌으로 대해야 구설수에 오르지 않는지, 그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더군요. ‘영웅호걸’에서 빅뱅의 태양과 나름 스킨십이 오갔지만 팬들의 테러는커녕 오히려 태양을 향한 오매불망 팬심이 귀엽다는 소릴 들었거든요.
MBC ‘연말특집 뒤끝공제’ 특집 패널로 참여해 남긴 의견도 참 적절했습니다. 의 위기, 부진설에 대한 소견을 묻자 진짜 위기인 프로그램이었다면 방송에서 이런 질문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람들이 을 좋아하는 이유를 스스로들 알고 계실 테니 앞으로도 계속 당당해 주십사 하는 부탁을 하여 멤버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죠. 물론 전해들은 바 대본이 아니라 아이유 양 자신의 생각이었더군요. 또 하나, 제작 발표회에 가셨던 분께 들은 얘기가 하나 있는데요. 한류스타 배용준 씨며 여러 아이돌들로 인해 과열 현상을 보인 무대였음에도 티 나게 너무 나서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입지를 지키는 모습이 지혜로워 보였다며 감탄하더군요. 그렇다면 밟을 곳과 멈출 곳의 경계를 이미 알고 있다는 얘기가 되네요. 아직 십대인 아이유 양이 이미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을 간파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아이유 양에게 혹여 따라올 수도 있는 질시어린 시선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아주 특별한 수업’ 때 스스로 얘기했듯 자신의 실패를 또 다른 도약의 기반으로 여기는 근성이 존재하는 한 아이유 양의 미래는 더욱 더 탄탄하리라 믿습니다. 아이유 양이 어떤 인물로 성장할지, 기대가 됩니다! 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
방년 17세의 소녀가 참 당차기도 하지요 제가 아이유 양을 처음 봤을 때가 아마 재작년 봄 KBS ‘서바이벌 슈퍼루키’ 코너에 기타를 들고 나와 소녀시대의 ‘지(Gee)’를 색다른 느낌으로 불렀을 때일 거예요. 그날 개그맨 장도연 씨에게 밀리는 바람에 1등을 하진 못했지만, 그리고 ‘슈퍼루키’ 코너 외엔 거의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지도 못했지만 저처럼 아이유 양이 머리에 각인된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을 겁니다. 노래 실력도 뛰어났지만 내내 방글방글 거리는 기분 좋은 미소가 잊히지 않던 걸요. 그리고 한 달여 뒤, 다시 출연해 그때는 빅뱅의 ‘거짓말’을 또 어쿠스틱 버전으로 재해석해 화제를 불러왔었죠. 지난 번 ‘아주 특별한 수업’ 편, 아이유 양의 강의를 듣고 보니 그 당시가 바로 정규 1집 < Growing Up >을 발표하고 활동 중일 때였던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앨범이 잘 되어서 주목받는 시기도 아니었던 건데, 게다가 대단한 선배들이 진을 치고 있는, 신인으로서는 심장이 오그라들만한 무대였을 텐데 어떻게 그처럼 차분하고 당당할 수 있었을까요.
그뿐만이 아니죠. 기 세기로 따지면 ‘영웅호걸’이나 의 몇 수는 위일 MBC 에 나와서도 대선배님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았습니다. 그 즈음 ‘꿀벅지’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대세였던 애프터스쿨의 유이 양도 출연한 날이어서 사실 처음엔 걱정이 좀 됐었거든요. 유이 양 때문에 관심 밖이 되면 어쩌나 해서요. 그러나 보란 듯 김현식 씨의 불후의 명곡 ‘내 사랑 내 곁에’를 비롯해 선배들이 좋아할만한 곡들을 탁월한 감성으로 불러 박수를 받았지 뭐에요. 곡 마무리에 살짝 윙크를 하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방년 17세의 소녀가 참 당차기도 하지요.
아이유 양의 미래는 더욱 더 탄탄할 거예요 저의 그 나이 적을 돌아보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저는 어른들에게 뻣뻣하다는 소릴 듣는 아이였는데, 그게 실제 성격이 보들보들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붙임성이 없어서, 어른들과 잘 지내는 방법을 몰라서였거든요. 그런데 아이유 양은 에서도 그렇고 ‘영웅호걸’에서 노사연 씨를 대하는 걸 보면 어른들을 잘 모실 줄도 압니다. 그렇다고 어른들과 관계가 매끄러운 아이들의 대다수가 그렇듯이 또래들과의 사이가 껄끄러운 것도 아니죠. ‘영웅호걸’에서 보면 티아라의 지연 양과 단짝 친구로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으니까요. 그런가하면 아이돌 남자 연예인과는 어떤 간격을 유지해야 하는지, 어떤 느낌으로 대해야 구설수에 오르지 않는지, 그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더군요. ‘영웅호걸’에서 빅뱅의 태양과 나름 스킨십이 오갔지만 팬들의 테러는커녕 오히려 태양을 향한 오매불망 팬심이 귀엽다는 소릴 들었거든요.
MBC ‘연말특집 뒤끝공제’ 특집 패널로 참여해 남긴 의견도 참 적절했습니다. 의 위기, 부진설에 대한 소견을 묻자 진짜 위기인 프로그램이었다면 방송에서 이런 질문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람들이 을 좋아하는 이유를 스스로들 알고 계실 테니 앞으로도 계속 당당해 주십사 하는 부탁을 하여 멤버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죠. 물론 전해들은 바 대본이 아니라 아이유 양 자신의 생각이었더군요. 또 하나, 제작 발표회에 가셨던 분께 들은 얘기가 하나 있는데요. 한류스타 배용준 씨며 여러 아이돌들로 인해 과열 현상을 보인 무대였음에도 티 나게 너무 나서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입지를 지키는 모습이 지혜로워 보였다며 감탄하더군요. 그렇다면 밟을 곳과 멈출 곳의 경계를 이미 알고 있다는 얘기가 되네요. 아직 십대인 아이유 양이 이미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을 간파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아이유 양에게 혹여 따라올 수도 있는 질시어린 시선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아주 특별한 수업’ 때 스스로 얘기했듯 자신의 실패를 또 다른 도약의 기반으로 여기는 근성이 존재하는 한 아이유 양의 미래는 더욱 더 탄탄하리라 믿습니다. 아이유 양이 어떤 인물로 성장할지, 기대가 됩니다! 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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