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의 스케치북>, 크리스마스의 기적
, 크리스마스의 기적" /> 금 KBS2 밤 12시 15분
이적은 토토로에게 ‘다행이다’을 불러주었고, 정엽은 마술쇼를, 장기하는 토크쇼를 진행했다. 대천사 가브리엘 정재형은 날개를 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포스트모던 쇼를 펼쳐보였고, 루돌프 분장을 하고 산타 유희열 옆에서 진행을 돕던 루시드 폴의 무대는 시낭송과 스위스 개그를 한 데 모은 것이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를 볼 것”이라는 오프닝의 선언은,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하지 못한 것을 보는’ 대반전 쇼로 되돌아왔다. (이하 ) 크리스마스 특집 ‘솔로갱생 프로젝트-왜 이 지경까지 되었을까?’ 대반전 쇼는 그간 이 “라이브계의 버라이어티”이면서 “정통 음악 토크쇼”로서 그려온 그림의 완결판인 동시에, 음악 프로그램이 뮤지션들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보여줄 수 있는 쇼의 모범적인 교본이었다. 캐럴 일색의 크리스마스 스타일 무대에서 벗어나 각 뮤지션들에게 자신만의 쇼를 보여줄 무대와 시간을 허락하면서도, 유희열은 무대 사이사이 시청자들의 사연을 읽어주며 “안 생겨요”류의 코믹한 진행으로 ‘솔로들을 위한 쇼’라는 주제를 상기시켰다. 특히 가족도 친구도 없이 홀로 녹화장을 찾은 ‘본질적 솔로’들에게 음료를 건네며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BGM으로 깔아주는 센스와, 각 무대의 콘셉트를 진지한 단어로 우습게 설명해주는 기묘한 자막, 진지하게 무대를 꾸미고 즐기는 뮤지션들의 쇼는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었다. 응원단과 함께 한 루시드 폴의 ‘사람들은 즐겁다’ 무대와, 어쩐지 감동적이기까지 했던 엔딩곡 ‘손에 손잡고’는 이 방영되는 한 길이길이 회자 될 것이다. 이번 크리스마스 특집은 유희열이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변태들”과 함께한 의 아날로그 취향이 TV로 옮겨와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을 보여준다. 그 결과 은 우리들의 취향의 쇼로 거듭났고, 솔로들은 덕분에 이브에서 크리스마스로 넘어가는 추운 밤을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의 미덕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글. 윤이나(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