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들려온 슬픈 소식에 방송 삼사는 예능 프로그램과 가요 프로그램을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 와중 <엠카운트다운>은 여느 때보다 풍성했다. 조금 쉽지 않은 노래와 멋진 근육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월드스타’ 비가 메인 무대도 아닌 중간에 나올 정도였다. 어제의 메인이벤트는 여제의 귀환이었다. 이효리의 컴백을 환영하는 길거리 시민 인터뷰, 길학미의 락 버전 ‘10 Minutes’, 시크릿의 ‘톡톡톡’, 유키스의 ‘유고걸’ 등 스페셜 무대를 마련해 분위기를 띄웠다. 이효리 본인도 3곡을 부르는 동안 콘셉트가 확연히 다른 의상, 헤어스타일, 메이크업을 연출해 강렬한 비주얼을 선사했다. 허나 중량감이 떨어지는 후배들의 스페셜 무대만큼 아쉬움도 남았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뮤직비디오와 음원에서 듣던 것과 간극이 느껴졌다. 어쨌든 이효리 음악의 기본은 메인스트림 힙합이다. ‘I`m Back’에서 ‘내 이름은 이효리, 거꾸로 해도 이효리’ 이런 장난을 칠 정도로 나름 여유를 부렸지만, 랩 자체가 간결하다보니 얇은 목소리가 도드라져 어색했다. 지난주 복귀한 비가 퍼포먼스로 무대를 압도했다면, 이효리의 댄스는 백댄서 사이에서 꼭짓점이 되지 못하고 다소 급급하다는 인상이 강했다. 그녀는 미시 엘리엇이라기보다 비욘세에 가까운데, 너무 선구자적인 블링블링 패션 또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