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 한가인, 오연수, 김재욱, 정소민. 현재 방영 중이거나 올해 방영 예정인 작품을 모두 통틀어서도 배우들의 미모만큼은 절대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듯한 드라마 의 주연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5월 말 방영을 목표로 현재 SBS와 편성 확정을 논의 중인 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해신 그룹의 장녀 홍태라(오연수), 후계자 홍태성(김재욱), 막내딸 홍모네(정소민) 삼남매와 그들을 이용해 신분 상승을 꿈꾸는 심건욱(김남길), 문재인(한가인)의 애증 어린 멜로드라마다. 지난 3월 25일 제주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을 만났다.“옷을 입어도 섹시한 느낌을 감독님도 원하시는 것 같다” 각자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들려 준다면.
김남길 :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을 때 이 끝난 지 얼마 안 됐고 시청자들도 그렇겠지만 나 역시 나에게서 비담이라는 역할을 다 비워내기 전에 새 캐릭터를 담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이형민 감독님과 상의해서 내린 결론은, 내가 어떤 부분을 연기해도 비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많은 변신보다는 더 깊은 연기를 고민해보자는 거였다. 그래서 의 심건욱을 통해 아픔이나 슬픔 등 모든 면에서 지금까지 내가 표현했던 인물보다 좀 더 깊이 있는 인물을 그리려고 노력 중이다.
한가인 : 오랜만에 작품을 하는 거라 걱정도 많고 고민도 많았지만 감독님을 만나 뵙고 나니 촬영하는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현장이 될 것 같아 욕심이 났다. 배우들과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좋은 작품 안에서 재인이의 모습으로 공감 가는 캐릭터, 밉지 않은 캐릭터로서 잘 녹아들어서 해가 되지 않게, 를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만드는 데 한몫을 하고 싶다.
오연수 : 여배우라면 나이가 들어도 멜로를 하고 싶어 하는 거고 내가 멜로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나이에서 할 수 있는 멜로인 것 같아서 선택했다. 주위에서는 에 이어 또 연하남과 드라마를 하고, 특히 김남길 씨와 연기하는 것에 대해 복 받은 사람이라고 불리고 있다. (웃음) 내 또래 주부들이 대리만족과 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재욱 : 감독님과 배우들이 정말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면서 숨김없이 자기 생각을 말하고 부딪혀 가는 과정이 매일매일 행복하다. 그동안 다른 감독님들은 전작에서의 내 이미지를 극대화하려고 하시는 경우가 많으셨는데 이형민 감독님은 전혀 다른 부분에서 내 매력을 봐 주셔서 감사하고,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감정을 내면으로 삼키는 캐릭터가 많았다면 태성이는 직설적이고 감정 표현이 두드러지는 성격이라 그런 것들을 잘 표현하고 싶다.
정소민 : 모네라는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많이 발견했다. 첫 작품이니까 너무 잘 하려고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조금씩 내 안에 있는 모네가 마음껏 나와서 놀 수 있게 해주고 싶다.
김남길 씨는 외에도 개봉을 앞둔 영화 를 비롯해 멜로 장르의 작품에 많이 참여하는 편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김남길 : 사실 멜로는 표현하기 굉장히 어려운 장르인데 그동안 내가 경험했던 연애나 사랑에 대한 가치관을 보여주기도 했고, 작품으로 인해 조금 바뀐 것도 있다. 멜로에 대한 시나리오가 들어온다기보다는 멜로성이 짙은 부분을 내가 찾아다닌 것 같기도 하고, 도 이요원 씨와 멜로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그 전에는 처럼 남자 배우랑 같이 한 것도 많아서 일할 때만이라도 여자배우랑 좀 하고 싶다고…(웃음) 그리고 멜로라는 한 장르 안에서도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에서의 오연수 선배님과의 격정 멜로는, 사실 영화에서도 베드신이나 벗는 역할을 너무 많이 해서 조심하려고 하는데. (웃음) 드라마니까 드라마 수위에 맞춰서, 옷을 입어도, 다 벗지 않아도 섹시한 느낌을 감독님도 원하시는 것 같다.
이요원 씨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한가인, 오연수 씨 등 결혼한 여배우들과 파트너가 되었는데 혹시 기혼 파트너라서 좋은 점도 있나.
김남길 : 이요원 씨 같은 경우는 남편이 배우가 아니셔서 내가 눈에 띄거나 신경 쓰게 되는 부분이 덜했는데 오연수 선배님과 한가인 씨 경우는 바깥 분들도 연기자시니까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등을 물어본다. 그리고 결혼 안 하신 분들과 기혼과의 멜로 연기에서 차이는, 아무래도 여배우들도 마음을 편하게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점인 것 같다. 서로 친하게 지낼 수 있고 스캔들에 대한 부담도 덜하니까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수 있고, 어떻게 보면 결혼하신 분들은 인생 선배이시기 때문에 더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다. 앞으로도 결혼하신 분들과 더 많은 멜로를 하고 싶다. (웃음)
극 중에서 심건욱이라는 캐릭터는 패러글라이딩과 스킨 스쿠버 등 각종 스포츠에 능숙하다고 되어 있는데 평소에도 그런 것들을 즐기는 편인가.
김남길 : 건욱이의 직업이 스턴트맨인데 실제로 그 일을 하시는 분들 중에는 사극이든 현대극이든 다 소화하시고 스킨스쿠버든 패러글라이딩이든 다양한 자격증을 가지고 계신 경우가 많아서 그 점을 표현하는 데 소홀함이나 부족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처음에 대본 받았을 때는 에서 비담이 처음 등장하는 21회 대본을 받은 것 이상으로 놀라고 ‘이걸 어떻게 표현하나’ 걱정했지만 실제로도 워낙 운동을 좋아하니까 짧은 시간이어도 직접 습득해서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다.
“해외 로케이션, 힘들지만 단합에 좋은 기회” 한가인 씨는 공백이 길었는데 다시 연기 활동을 재개하게 된 소감이 어떤지, 그리고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
한가인 : 본의 아니게 3년 정도 쉬었는데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른 것 같다. 연기하지 않을 때는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 그 동안 시간이 지나는 걸 모를 만큼 바쁘게 살았다. 는 너무 오랜만에 하고 싶은 작품이었고 캐릭터여서 욕심이 났다. 집에서는 물론 좋아하시고 응원해 주시고 힘들지 않게 촬영할 수 있도록 배려 많이 해 주신다.
오연수 씨는 에 이어 를 통해 20년 연기 생활 중 가장 파격적으로 섹슈얼한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 기사가 났는데.
오연수 : 나도 그 대문짝만한 기사를 보고 얼마나 화들짝 놀랐는지 모른다. 물론 멜로가 있긴 하지만 TV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영화처럼…그런 건 없겠죠, 감독님? (웃음) 대본도 아직 거기까지 나오진 않았고 초반에는 태라가 건욱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꺼려하는 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굉장히 강한 성격에 정략결혼을 해서 한 번도 사랑을 해본 적 없는 태라가 한 남자로 인해 무너지는, 가슴 떨리는 사랑이 표현될 것 같다. 그것 때문에 다른 걸 준비하는 건 없고, 하고는 또 다르게 아름다운 사랑 얘기가 나올 것 같다.
김남길, 한가인, 김재욱 씨는 2월 중순부터 일본에서 촬영을 시작했는데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립된 공간에서 촬영하고 함께 지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다.
김남길 : 지방이나 해외 로케이션이 힘든 면은 있지만 단합이나 서로 많은 얘기를 하며 터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일본 갔을 때도 나는 말이 안 통하는데 김재욱 씨는 일본에서 자라기도 했고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니까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웃음) 가인 씨나 나는 간단한 일본어 외엔 의사소통이 안 되니까 음식점에 가도 메뉴판을 못 읽고 주방장 데려와 사진 보여주면서 이거 달라고 해야 했는데 재욱 씨랑 가면 굉장히 간단하고 편했다.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받으면서 많이 친해졌는데 작품 안에서 배우들이 사이가 좋고 의사소통이 원활하면 집중도도 높아지고 시청자들도 그런 부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굳이 작품 때문이 아니더라도, 작품을 통해 모르는 사람을 만나 새 인연을 맺고 인간 대 인간으로 알아가는 것도 굉장히 좋은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촬영 끝나면 말이 안 통해서 밖에 나갈 수가 없으니까 방에 모여 오늘 한 연기, 내일 할 연기에 대해 얘기도 하고 모니터도 해 주고 감독님 욕도 하고 그러면서 그런 점이 공통분모일 때 얘기할 게 많다는 걸 알았다. 감독님 죄송합니다. (웃음)
한가인 : 첫 촬영부터 티격태격하며 재밌게 다투는 신을 찍어서 첫날부터 편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한국에선 촬영 끝나면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서 는 20일 가까이 한 호텔 옆방에서 생활하면서 옆집 친구처럼 편해질 수 있었다. 나이도 한 살씩 차이로 비슷한 또래고 김남길 씨는 나와 혈액형이 같아서 그런 얘기 하면서 비슷한 점이 많다는 걸 알게 됐고, 재욱 씨는 고맙게도 우리 메뉴 담당으로 식당가면 국물 더 달라던가 하는 부분까지 챙겨줬다. 너무 재미있고 분위기가 좋아서 드라마 끝날 때까지 숙소 생활하면 참 좋겠다는 얘기도 했다. (웃음)
김재욱 : 형과 누나가 잘 챙겨주셨다. 남길이 형과 바로 옆방이었는데 워낙 팬들이 많으시니까 방에 가면 모든 종류의 과자와 가공 식품이 가득 있어서 수입 상가에 온 것 같았다. 달라고 안 했는데 매일매일 먹을 것 챙겨 주시고, 정말 좋은 형이구나 잘 따라야겠다고 생각해서 처음부터 잘 모셨다. (웃음) 가인 누나도 CF에서 여신 같은 이미지였던 분이 옆에서 장난도 치고 연기도 한 호흡으로 맞춰 주시면서 많이 챙겨주셨다. 막내라고 예쁨 많이 받은 것 같다.
사진제공. 굿스토리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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