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vs <춤 봤다>
vs <춤 봤다>" /> 13회 MBC 월-화 밤 9시 55분
유경(공효진)과 현욱(이선균)의 감정이 점점 무르익어가도 월드의 중심은 여전히 주방 안에 있다. 어제 유경은 드디어 세영(이하늬)과 현욱이 과거 연인 관계였음을 알게 됐다. 하지만 드라마는 쉽사리 그녀의 우울 속으로 침잠하지 않는다. 심지어 현욱조차 유경의 슬픔의 이유를 정확히 모르고 지나간다. 대신 묘한 배신감과 열등감과 서운함이 어우러진 유경의 복잡한 감정은 세영과 함께 봉골레 파스타를 경쟁하듯이 요리하는 동안 또는 세영이 공들여 개발한 육수를 맛보며 감탄하는 동안 평상시와 다르지 않은 주방의 일상 안에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흔한 사각관계 중심의 멜로드라마였다면 주인공들의 관계에 가장 극적인 전환점이 될 과거의 사건이 알려지는 순간에서조차 는 그렇게 눅눅해지거나 심각해지지 않는다. 이것은 많은 부분, 돌려 말하지 않고 직설 화법을 구사하는 남녀 주인공 캐릭터의 힘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과거의 연인 때문에 주눅 든 유경에게 ‘질투가 주눅보다 훨씬 낫다’며 기운을 되살려주는 현욱이나 일과 사랑이라는 두 마리 토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토끼가 사랑도 하는 것”이라는 유경은 근래 보기 드문 솔직담백한 캐릭터들이다. 이러한 매력이 있기에 셰프 유경이 파스타 보조 현욱을 닦달하는 마지막 상상신 하나가 자극적인 키스신 보다 훨씬 사랑스러울 수 있는 것이다.
글 김선영
<파스타> vs <춤 봤다>
vs <춤 봤다>" /> MBC 일 밤 11시/ 월 낮 2시
언젠가부터 명절 연휴에 스타들이 총출동해 ‘댄스 배틀’을 벌이는 모습을 보는 것은 특선 영화 프로그램이나 잉꼬 부부 특집을 시청하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 되었다. 짧았던 연휴 탓인지 기존 예능들에 ‘특집’이라는 말만 붙인 주말 버라이어티들 속에서 얼마 안 되는 일회성 특집 프로그램이었던 (이하, )에서는 스타들이 신봉선의 ‘춤신’팀과 김신영의 ‘춤왕’팀으로 나뉘어 춤 대결을 펼쳤다. 개그맨들이나 예능인들을 앞세운 코믹 버전의 패러디 댄스와 아이돌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댄스를 조합한 구성은 언제나 보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 이러한 고정된 형식을 완성도 있게 만드는 것은 본 무대 바깥의 소소한 코너들이나 능숙한 진행이다. 하지만 는 본 무대와 특별히 차별화 될 것도 없는 프리스타일 댄스나 긴장감 없는 윷 뒤집기 같은 코너들로 “이미 지쳐있다”는 신동의 말마따나 괜히 출연자들의 기운만 뺐다. 이에 더해 분위기와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하고 막무가내로 마이크를 들이밀고 보는 황정음의 진행은 ‘그래도 귀엽다’는 자막과 고군분투하는 오상진만으로 무마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개그맨이 춤을 추면 아이돌 그룹보다 나은 실력을 보여주어도 개그로 포장되는 것을 뻔히 지켜보는 것은 해당 개그맨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온 가족이 모여 아무 생각 없이 웃으며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는 눈가의 그림까지 햄버거로 맞출 줄 아는 ‘공복 브레이커’의 김신영 만큼의 창의성도 보여주지 못했다. 권투를 하든, 씨름을 하든, 퀴즈를 풀든, 춤을 추든, 명절 특집 프로그램에 조금 더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길 기대하는 것이 정말 무리한 일일까?
글 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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