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우리 집이 달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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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가 당신 집에서 살고 있었다. 케이티(케이티 패더스톤)는 8살 때부터 자신의 주위를 맴돌던 이상한 존재를 느껴왔다. 그런데 이 알 수 없는 존재의 접근이 유난히 잦아지자 케이티와 남자친구 미카(미카 슬롯)는 침실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야밤의 ‘과학적으로 알 수 없는 현상(Paranormal Activity)’을 담기로 결정한다. 처음엔 침실 문이 저절로 열렸다 닫힌다. 다음날엔 수상한 발자국이 침실 바닥에 찍히고, 나중엔 알 수 없는 존재가 이불 속으로 기어든다. 처음엔 장난처럼 촬영을 시작한 미카와 케이티는 공포와 불안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결국 촬영 마지막 밤에 끔찍한 현상이 절정으로 치솟는다. 는 제작비 1만5천 달러의 7140배가 넘는 수익을 올리며 작년 북미에서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오컬트 호러영화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저예산 영화의 재편집과 배급을 총지휘했다.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우리 집이 달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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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포는 극장을 나선 뒤 시작된다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우리 집이 달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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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 로 대표되는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장르의 직계후손이다. 파운드 푸티지 장르는 실재 기록이 담긴 테이프를 누군가가 발견해 다시 보여주는 척 하는 일종의 페이크 다큐를 의미한다. 물론 2010년의 관객은 바보가 아니다. 이미 파운드 푸티지 장르에 익숙한 우리는 가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장르영화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파운드 푸티지 장르는 어차피 속는 셈 치고 보는 것 아니겠는가. CG 유령과 노골적인 난도질보다 유튜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가짜 심령 동영상들이 더 무섭다는 걸 한번 떠올려보시길. 는 유튜브 시대의 젊은 관객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이벤트 영화다. 처럼 공들여 만들어진 영화가 아닌 만큼 공포의 완성도가 질적으로 좀 떨어지는 편이긴 하다.

극장판 클라이막스와 (어둠의 경로에 떠돌아다니는) 오리지널 클라이막스가 다르다는 것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새로 만들어 넣은 극장판 클라이막스는 보다 관습적인 호러영화에 가깝고, 오리지널의 클라이막스는 뒤끝이 찜찜한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본질에 더 가깝다. 개인적으로 고백하자면, 이 영화를 본 날 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냉장고 소음과 비닐이 외풍에 흔들리는 소리마저 신경을 벅벅 긁어댔기 때문이다. 심령현상에 유난히 약한 관객이라면 당분간 전기세 좀 나올게다.

글. 김도훈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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