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제중원>" /> 1회 KBS2 월-화 밤 9시 55분
잘 나가는 로펌을 뛰쳐나와 삼류라 불리는 병문 고등학교의 청산 업무를 맡게 된 변호사 강석호(김수로)는 학창 시절에 대한 어두운 기억과, 병문고를 인수하려는 왕봉 건설과의 악연으로 병문고 입시 특별반을 만든다. 명문 천하대에 학생 5명을 합격시킬 것을 호언장담하는 강석호, 물론 십대와 누나 팬들을 집중 공략해야 할 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학생들의 면면과 매력이다. 그러나 1회는 백현(유승호), 찬두(이현우), 풀잎(고아성) 등 주된 캐릭터들의 사연과 매력을 속도감 있게 보여주는 대신 강석호와 재단에 얽힌 이야기를 질질 끌며 산만한 전개를 보였다. 박진감 없는 오토바이 체이스, 전형적인 학교 풍경 묘사, 각 인물들의 심리와 동기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상황들은 캐릭터가 스토리를 풀어가는 대신 스토리를 위해 캐릭터가 움직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 작품이 일본 드라마 를 리메이크해 만들었다 해도 입시와 교육제도 등 현실과 밀접한 주제를 다룰 때 선행되어야 하는 근본적인 고민이 드러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엄한 아버지,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어머니 등 진부한, 그러나 다양한 갈등과 문제를 지니고 있는 학생들을 상대로 “속지 않고 패배하지 않으려면 공부뿐이다!”라고 목청껏 외치는 강석호의 음성은 공허하고 삼십대도 잘 쓰지 않는 ‘꼰대’라는 말로 한껏 반항적인 척 하는 백현의 캐릭터는 어설프다. 그래서 한 때 시리즈로 청소년 드라마의 명가였던 KBS는 , 에 이어 에서도 학교라는 공간과 십대라는 대상을 지극히 단선적으로 묘사하며 아쉬움을 자아낸다. 그럼에도 유승호와 이현우 때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시청자들을 잡고 싶다면 지금 필요한 건 뭐? 투샷이다.
글 최지은 vs <제중원>" /> 1회 SBS 월-화 밤 10시
백정 소근개(박용우)가 소를 잡는 손은 빠르고 정확하다. 그리고 그는 몇 년 뒤 빠르고 정확한 손으로 사람을 살리는 양의 황정이 될 것이다. 은 그렇게 백정이 의원이 될 이야기에 대한 전조를 매끈하게 깔아놓으며 시작한다. 소 한 마리를 잡을 때도 정성을 다하는 소근개의 마음은 의원이 되어 더욱 빛날 것이고, 소를 잡고 집안일을 하며 익힌 칼 솜씨와 바느질은 그의 의학적 재능을 보여준다. 형판대감의 아들이자 성균관 유생 백도양(연정훈)의 두뇌와 품성도 자신의 처벌을 두고 스승과 거래를 하는 장면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앞으로 부딪힐 두 사람의 운명은 의학으로 신분을 뛰어넘으려는 소근개와 의학 때문에 신분을 포기할 백도양의 대비로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의 첫 회가 가진 힘은 캐릭터와 갈등 구도를 압축적으로 끌고 간 대본이 아닌 연출에서 나온다. 백도양의 명령에 따라 악행을 저지르는 정포교(원기준)의 캐릭터나 소근개가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밀도살에 뛰어드는 전개 등 은 전형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에서 돈이 없어 가족을 치료하지 못하는 설정은 가진 것 없고 무지한 백정의 신세와 합쳐져 뻔하지만 울컥하게 되는 에너지를 갖고, 밀도살을 들키자 투박한 백정의 말투로 군관에게 읍소하는 박용우의 연기는 첫 회의 하이라이트다. SBS 에서 만인에게 평등하지 못했던 법에 대한 분노를 보여준 홍창욱 감독은 에서 그 소재를 의학으로 바꿔 다시 사람의 마음을 격하게 만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를 도살하고, 머리를 꿰매고, 목이 잘린 시체를 그대로 보여주는 영상은 의 이야기를 현실로 느끼게 하는 독한 박력이 있다. 대중에게 먹힐 전형적인 요소를 솜씨 좋은 작가와 연출가가 흔적 없이 봉합하는 느낌. 1회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 은 월화 드라마의 경쟁에서 쉽게 밀리지 않을 듯 하다. 그래도 좀 덜 뻔하고, 밀도살이 왜 큰 죄인지 설명해주는 꼼꼼함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글 강명석
잘 나가는 로펌을 뛰쳐나와 삼류라 불리는 병문 고등학교의 청산 업무를 맡게 된 변호사 강석호(김수로)는 학창 시절에 대한 어두운 기억과, 병문고를 인수하려는 왕봉 건설과의 악연으로 병문고 입시 특별반을 만든다. 명문 천하대에 학생 5명을 합격시킬 것을 호언장담하는 강석호, 물론 십대와 누나 팬들을 집중 공략해야 할 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학생들의 면면과 매력이다. 그러나 1회는 백현(유승호), 찬두(이현우), 풀잎(고아성) 등 주된 캐릭터들의 사연과 매력을 속도감 있게 보여주는 대신 강석호와 재단에 얽힌 이야기를 질질 끌며 산만한 전개를 보였다. 박진감 없는 오토바이 체이스, 전형적인 학교 풍경 묘사, 각 인물들의 심리와 동기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상황들은 캐릭터가 스토리를 풀어가는 대신 스토리를 위해 캐릭터가 움직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 작품이 일본 드라마 를 리메이크해 만들었다 해도 입시와 교육제도 등 현실과 밀접한 주제를 다룰 때 선행되어야 하는 근본적인 고민이 드러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엄한 아버지,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어머니 등 진부한, 그러나 다양한 갈등과 문제를 지니고 있는 학생들을 상대로 “속지 않고 패배하지 않으려면 공부뿐이다!”라고 목청껏 외치는 강석호의 음성은 공허하고 삼십대도 잘 쓰지 않는 ‘꼰대’라는 말로 한껏 반항적인 척 하는 백현의 캐릭터는 어설프다. 그래서 한 때 시리즈로 청소년 드라마의 명가였던 KBS는 , 에 이어 에서도 학교라는 공간과 십대라는 대상을 지극히 단선적으로 묘사하며 아쉬움을 자아낸다. 그럼에도 유승호와 이현우 때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시청자들을 잡고 싶다면 지금 필요한 건 뭐? 투샷이다.
글 최지은 vs <제중원>" /> 1회 SBS 월-화 밤 10시
백정 소근개(박용우)가 소를 잡는 손은 빠르고 정확하다. 그리고 그는 몇 년 뒤 빠르고 정확한 손으로 사람을 살리는 양의 황정이 될 것이다. 은 그렇게 백정이 의원이 될 이야기에 대한 전조를 매끈하게 깔아놓으며 시작한다. 소 한 마리를 잡을 때도 정성을 다하는 소근개의 마음은 의원이 되어 더욱 빛날 것이고, 소를 잡고 집안일을 하며 익힌 칼 솜씨와 바느질은 그의 의학적 재능을 보여준다. 형판대감의 아들이자 성균관 유생 백도양(연정훈)의 두뇌와 품성도 자신의 처벌을 두고 스승과 거래를 하는 장면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앞으로 부딪힐 두 사람의 운명은 의학으로 신분을 뛰어넘으려는 소근개와 의학 때문에 신분을 포기할 백도양의 대비로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의 첫 회가 가진 힘은 캐릭터와 갈등 구도를 압축적으로 끌고 간 대본이 아닌 연출에서 나온다. 백도양의 명령에 따라 악행을 저지르는 정포교(원기준)의 캐릭터나 소근개가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밀도살에 뛰어드는 전개 등 은 전형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에서 돈이 없어 가족을 치료하지 못하는 설정은 가진 것 없고 무지한 백정의 신세와 합쳐져 뻔하지만 울컥하게 되는 에너지를 갖고, 밀도살을 들키자 투박한 백정의 말투로 군관에게 읍소하는 박용우의 연기는 첫 회의 하이라이트다. SBS 에서 만인에게 평등하지 못했던 법에 대한 분노를 보여준 홍창욱 감독은 에서 그 소재를 의학으로 바꿔 다시 사람의 마음을 격하게 만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를 도살하고, 머리를 꿰매고, 목이 잘린 시체를 그대로 보여주는 영상은 의 이야기를 현실로 느끼게 하는 독한 박력이 있다. 대중에게 먹힐 전형적인 요소를 솜씨 좋은 작가와 연출가가 흔적 없이 봉합하는 느낌. 1회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 은 월화 드라마의 경쟁에서 쉽게 밀리지 않을 듯 하다. 그래도 좀 덜 뻔하고, 밀도살이 왜 큰 죄인지 설명해주는 꼼꼼함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글 강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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