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그 부분만 쏙 빼내서 버려버리고 싶다’고 느끼는 처절한 사랑의 순간 하나쯤을 가지고 있다. 그런 당신 앞에 “아픈 사랑을 지워드리겠습니다”라고 말을 건네는 이가 있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손에 박힌 가시 같은 추억을 간직할 수도, 지워버리고 새롭게 일어설 수도 있다. 10월 14일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프레스콜을 가진 뮤지컬 <두드림러브>는 그 아픈 사랑에서부터 시작되는 작품이다.
‘Lost in Memories’라는 영화관 앞, 명훈은 수희에게 “이런 날에도 늦냐”며 타박한다. 그들은 8년간 끈질긴 연애와 결혼을 거쳐, 이제는 이혼절차를 밟으려 만난 커플이다. 이혼도장을 찍는 순간까지도 티격거리는 커플 앞에 나타난 영화관 주인은 “아픈 기억을 지워주는” 스페셜 티켓을 건네고, 명훈과 수희는 티켓을 들고 과거 풋풋했던 시절로 여행을 떠난다. 2008년 연말 첫 선을 보인 뮤지컬 <두드림러브>는 올해 ‘풍성함’이라는 부분에 포인트를 두고 많은 부분 수정을 더했다. 카페였던 공간은 사랑의 기억을 상영해주는 영화관으로 변경해 명훈-수희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액자식 구성을 선택했다. 또한, 이번 공연에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싱글즈> 등에 참여한 장소영 음악감독이 합세해 뮤지컬 넘버와 드라마의 결합을 좀 더 탄탄하게 만들었다. 특히 많은 넘버들에서 대중가요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는데, 이는 “은은하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이 많은 만큼 음악적으로도 관객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함”이라고. 이별의 슬픔을 간직한 이들의 옛사랑 여행이 관객들 마음 어디까지 울림을 남길 수 있을까. 뮤지컬 <두드림러브>는 12월 31일까지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계속된다.
매번 대학로 창작뮤지컬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장르의 획일화라는 점이다. 최근에는 군대를 다룬 <스페셜레터>, 외로운 소시민의 이야기를 그린 <빨래> 등이 호평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갇혀 있다. <두드림러브>도 그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런 로맨틱 코미디일수록 가장 중요한 지점은 바로 공감대이다. 무대 위 인물들의 이야기가 곧 내 이야기로 치환되는 순간, 장르의 획일화는 눈에서 멀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잊고 싶은 아픈 사랑을 지워준다는 소재는 일단 눈길을 사로잡지만 그와 함께 ‘추억을 되새겨보니 이만한 사람도 없다’라는 식의 해피엔딩 역시 예상되는 부분이다. <두드림러브>와 비슷한 일본드라마 <프로포즈 대작전>에서도 놓쳐버린 사랑을 되찾기 위해 과거로 돌아갔다. 하지만 과거에서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고, 결국 엔딩을 바꾼 건 현재의 용기였다. <두드림러브> 역시 가장 중요한건 소심하기만 했던 명훈이 어렵게 꺼내는 용기와 사소하게 보이는 디테일일 것이다. 과연 <두드림러브>는 장르의 한계를 넘어 관객들의 마음에 잊을 수 없는 엔딩컷을 남길 수 있을까.
사진제공_(주)스컹크웍스
글. 장경진 (three@10asia.co.kr)
‘Lost in Memories’라는 영화관 앞, 명훈은 수희에게 “이런 날에도 늦냐”며 타박한다. 그들은 8년간 끈질긴 연애와 결혼을 거쳐, 이제는 이혼절차를 밟으려 만난 커플이다. 이혼도장을 찍는 순간까지도 티격거리는 커플 앞에 나타난 영화관 주인은 “아픈 기억을 지워주는” 스페셜 티켓을 건네고, 명훈과 수희는 티켓을 들고 과거 풋풋했던 시절로 여행을 떠난다. 2008년 연말 첫 선을 보인 뮤지컬 <두드림러브>는 올해 ‘풍성함’이라는 부분에 포인트를 두고 많은 부분 수정을 더했다. 카페였던 공간은 사랑의 기억을 상영해주는 영화관으로 변경해 명훈-수희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액자식 구성을 선택했다. 또한, 이번 공연에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싱글즈> 등에 참여한 장소영 음악감독이 합세해 뮤지컬 넘버와 드라마의 결합을 좀 더 탄탄하게 만들었다. 특히 많은 넘버들에서 대중가요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는데, 이는 “은은하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이 많은 만큼 음악적으로도 관객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함”이라고. 이별의 슬픔을 간직한 이들의 옛사랑 여행이 관객들 마음 어디까지 울림을 남길 수 있을까. 뮤지컬 <두드림러브>는 12월 31일까지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계속된다.
“영화가 끝나면 추억은 사라져” 명훈관전 포인트
김승대-박일곤
수희를 사랑하지만 첫 키스마저 용기내지 못해, 수희로부터 키스를 받는 소심남 명훈은 꿈만 가진 삼류 뮤지션이다. 게이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현재를 연명해나가는 명훈은 8년간 순정을 다 바쳤던 수희와의 사랑을 어느새 잊고 싶은 상처쯤으로 치부해버렸다. 하지만 이혼을 앞두고 사랑했던 추억을 지우고 싶어 하는 수희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고 다른 의견을 피력한다. 명훈 역에는 뮤지컬 <햄릿-월드버전>, <로미오 앤 줄리엣>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 김승대와 박일곤이 캐스팅되었다. 10월 20일부터 공연을 시작하는 김승대는 “기본적으로 그동안 해왔던 역과 명훈은 많이 다르고, ‘이혼’이라는 부분은 내가 경험해본 적이 없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도 좋은 사람은 처음이었어” 수희
김소향-지니
수희는 굉장히 씩씩하고 명훈을 힘으로 제압하는 터프한 커리어우먼이다. 하지만 고아로 자라 외로움이 많고, 그 외로움을 덮기 위해 더욱 쿨하고 씩씩하게 대처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해주는 남자”였던 명훈과 8년간의 사랑을 해왔지만, 이제는 지쳐버렸다. 수희 역에는 뮤지컬배우 김소향과 지니가 함께 한다. 특히 <드림걸즈>,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등에 출연했던 김소향은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같은 역을 맡아 공연 중이다. “기본적으로 씩씩하고 쿨한 부분이 나와 많이 비슷하다. 그래서 수희가 명훈이한테 애교를 부리는 장면은 굉장히 손발이 오그라들었지만 이젠 그 부분이 가장 애착이 많이 간다. 수희라는 옷을 입고 지니가 할 수 없었던 것을 해볼 수 있어 배우라는 직업이 좋은 것 같다.”(지니)
“이따위 쓰레기 같은 추억도 모아야 하냐”
멀티맨, 김기수-박경호
‘Lost in Memories’ 영화관의 주인, 명훈과 수희가 첫 키스를 하는 성당의 주임신부, 명훈이 아르바이트하는 게이바의 마담 등 멀티맨은 다양한 장면에 등장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특히 “주인공의 추억을 빼앗아 연명하는” 기억의 콜렉터 영화관 주인은 천사복장을 하고 있지만, 악마 같은 본성을 숨기지 않는 인물이다. 그동안 진지한 작품에 주로 출연했던 박경호와 개그맨 김기수가 더블 캐스팅되었다. “멀티맨이라고 했을 때 재미만을 담당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작품에서는 명훈과 수희 사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게이바 마담으로 등장하기도 하는데, 안무 선생님이 다리가 예쁘다며 다리가 강조되는 안무로 짜주셨다. (웃음)” (김기수)
매번 대학로 창작뮤지컬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장르의 획일화라는 점이다. 최근에는 군대를 다룬 <스페셜레터>, 외로운 소시민의 이야기를 그린 <빨래> 등이 호평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갇혀 있다. <두드림러브>도 그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런 로맨틱 코미디일수록 가장 중요한 지점은 바로 공감대이다. 무대 위 인물들의 이야기가 곧 내 이야기로 치환되는 순간, 장르의 획일화는 눈에서 멀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잊고 싶은 아픈 사랑을 지워준다는 소재는 일단 눈길을 사로잡지만 그와 함께 ‘추억을 되새겨보니 이만한 사람도 없다’라는 식의 해피엔딩 역시 예상되는 부분이다. <두드림러브>와 비슷한 일본드라마 <프로포즈 대작전>에서도 놓쳐버린 사랑을 되찾기 위해 과거로 돌아갔다. 하지만 과거에서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고, 결국 엔딩을 바꾼 건 현재의 용기였다. <두드림러브> 역시 가장 중요한건 소심하기만 했던 명훈이 어렵게 꺼내는 용기와 사소하게 보이는 디테일일 것이다. 과연 <두드림러브>는 장르의 한계를 넘어 관객들의 마음에 잊을 수 없는 엔딩컷을 남길 수 있을까.
사진제공_(주)스컹크웍스
글.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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