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은 누구나 자신만이 가진 고유한 카리스마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어딜 가나 시선을 모은다. 그것은 화려한 외모에 기인할 수도 있고, 갈고 닦은 연기력의 덕을 보기도 한다. 그러나 배우라는 직업군을 넘어서 대체될 수 없는 아우라로 스타라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는 사람들도 있다. 날 때부터 빛나고 있었을 것 같은 사람들. 한, 미, 일 각국을 대표하는 조쉬 하트넷, 기무라 타쿠야, 이병헌이 9일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에서 첫 공식 일정을 가졌다. 압사 사고 직전까지 갈 정도로 어마어마한 취재진과 팬들이 몰린 기자회견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엄청나게 뜨거운 온도를 기록했다. 외국에서 놀러온 동생들을 대하듯 세심하게 기무라 타쿠야와 조쉬 하트넷을 챙기는 큰 형 이병헌과 무대 정리를 위해 직접 테이블을 나르는 기무라 타쿠야, 그리고 시종일관 웃으며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조쉬 하트넷까지. 다음은 그들이 스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엿볼 수 있었던 재치 있는 답변들이다.

한국은 첫 방문인 걸로 알고 있는데 PIFF에 온 소감이 어떤가?
조쉬 하트넷: 우선 이렇게 초대해준 영화제 측에 감사하다. 이번이 14회째인 걸로 알고 있는데 참석하게 되어 기쁘다. 부산은 처음인데 특별히 이병헌이 불러줘서 오게 됐다. 그래서 이병헌에게도 감사의 말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환대해줘서 감사하다. 내년에 더 많은 배우들이 함께 하길 바란다.

각국을 대표하는 세 배우의 첫 만남은 어땠는가?
조쉬 하트넷: 기무라 타쿠야 같은 경우는 필리핀에서 처음으로 봤는데, 그 때 그는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촬영 때문에 14시간 내내 진흙탕에서 뒹군 상태여서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 좀 이상한 사람이 아닌가 오해하기도 했다. (웃음) 그런데 그가 보여준 배우로서의 전문성에 매우 놀랐다. 이병헌과의 첫 만남도 현장에서였다. 그는 매니저와 함께 촬영 세트장에 왔는데 한밤중에 운동복을 입고, 운동화를 신은 데다 근육이 엄청나게 발달한 모습에 ‘운동을 하고 오는 거야, 아니면 하러 가는 거야?’ 생각하기도 했다. 또 그런 모습에 조금 위압감을 느끼기도 했다. (웃음)

한국에는 아름다운 여배우가 많은데, 혹시 함께 연기하고 싶은 여배우가 있는가?
조쉬 하트넷: 사실 많은 한국 영화를 알지는 못하는데, 몇 년 전에 <친절한 금자씨>를 봤다. 영화도 굉장히 인상 깊었고, 거기서 주연을 맡은 이영애 씨의 연기도 훌륭했다. 그 분과 일해보고 싶다.

특별히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있나?
조쉬 하트넷: 어젯밤에 이병헌이 회를 먹자며 횟집에 데려갔다. 이병헌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계속 쌈을 더 좋아하는 걸로 얘기하던데 예의상 그런 거다. 이병헌의 젓가락이 비싼 회에만 가는 거 같아서 난 일부러 다른 걸 먹었다. (웃음) 사실 뉴욕에 살기 때문에 한국 음식을 평소에도 많이 먹는다. 한국식 바베큐 숯불구이도 자주 먹고.

혹시 어제 횟집에서 <올드보이>에 나오는 산낙지도 먹었나?
조쉬 하트넷: 어제는 못 먹었는데 지금 무대 뒤에 준비되어 있는 것 같다. 기자회견이 끝난 다음에 먹어 보겠다. (웃음)

글. 부산=이지혜 (seven@10asia.co.kr)
사진. 부산=채기원 (t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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