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종영 위기를 모면 한 미드 시리즈 <미디엄> (Medium)이 호러 영화계의 거장 조지 로메로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기리는 할로윈 특집 에피소드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시즌 6부터 NBC에서 CBS로 자리를 옮겨 9월 25일부터 매주 금요일 북미에서 방영될 <미디엄>은 할로윈 에피소드 외에도, 지난 시즌 주인공 알리슨(패트리샤 아퀘트)이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후 혼수상태에 빠진 채 끝났던 결말을 중심으로 이번 시즌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리즈 크리에이터인 글렌 고든 카슨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알리슨이 다시 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미디엄> 특유의 재치와 반전을 넣어 보여준다고 한다. 또 현재 미국 내 개봉 중인 인기 독립 영화 <500일의 여름>의 마크 웹 감독 등 다양한 초대 감독들이 에피소드의 연출을 맡는다.

이번 오마주 에피소드에서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의 일부 장면이나 대사를 극중에 사용하는 정도가 아니라, 주인공 알리슨을 실제 영화 장면에 삽입 시킬 예정이라 시리즈의 기존 팬은 물론 호러팬들의 관심도 모으고 있다. 게다가 이 에피소드는 패트리샤 아퀘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녀의 영화 데뷔작이 1987년작 <나이트메어 3: 꿈의 전사>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대표적인 호러 시리즈 중 하나인 이 영화에서는 현재 CBS의 에 출연 중인 연기파 배우 로렌스 피쉬번도 찾아볼 수 있다. 할로윈 특집 에피소드는 할로윈 전날인 10월 30일에 방영될 예정이다.

“일부러 결코 자르기 힘든 떡밥을 결말로 했다”

본래 <미디엄>은 CBS 소유 프로덕션 회사에서 제작한 시리즈로, 지금까지 NBC에서 8백만명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탄탄하게 자리를 지켜왔다. 시즌 6 역시 5월에 이미 NBC가 시리즈 구매를 결정했었으나, 에피소드 횟수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갑작스럽게 종영 결정이 내려졌다. 아퀘트는 “이미 비공식적으로 시리즈가 구매됐기 때문에, 막 주택을 새로 구입하려던 참이었다”며, “갑자기 종영 소식을 접해 ‘이제 실직자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지만 다행히 NBC의 결정이 내려진 후 24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CBS에서 총 22편 에피소드 제작에 동의하며 구매 의사를 밝혔다. 시즌 5에서 시청률이 하락해 NBC에서 종영을 시킬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는 카슨은 “그래서 시즌 마지막 에피소드를 결코 자르기 힘든 떡밥으로 썼다”며 “CBS에 다시 둥지를 틀게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또 카슨은 “CBS에서 <미디엄> 방영 전에 보여주고 있는 홍보 물량은 NBC에서 지난 5 시즌 동안 할애해준 양보다 더 많을 것 같다”며 CBS와의 계약을 만족스러워 했다.

CBS는 지난 7월 21일부터 <미디엄>의 시즌 5 에피소드를 첫 회부터 재방영하고 있으며, 가을 시즌부터 첫 방송하는 새 시리즈들과 함께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방영 시간 배치 역시 성격이 비슷한 <고스트 위스퍼러>와 꾸준히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장수 수사물 <넘버스> 사이에 배치하는 등 크게 배려하고 있다.

글. 뉴욕=양지현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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